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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 2011/11/05 03:12


인도 여행 전에 종종 '여자 여행객은 숙박불가'로 거절한다는 소리를 듣긴 했다. 성수기인데 설마 그러겠어 하는 마음으로 별 일 아니겠지 하고 생각했지. 바라나시에서 서쪽의 관문인 '암나바드'로 가기 위해서는 다이렉트 이동은 불가. 바라나시에서 보빨로 밤기차 이동 후 1박. 여기 간 이유는 차차 설명하겠지만, 인도에서 유일무이한 생맥주를 맛볼 수 있어서 ? 그리하야 인도의 서쪽의 대도시 '암나바드'에 있는 hotel cadillac에 당도했단 말입니다. 보빨에서 워낙에 '세상에 이런 숙소가' 싶을 정도로 개거지같은 곳에 머물렀기 때문에 이번에는 돈을 조금 더 주고서라도 깨끗한 곳에 머무르고 싶었다. 정말 여행자들이 많이 가는 지역이 아니면 여자 여행객을 받질 않더만. 보빨은 인기있는 여행지가 아니다 보니 론리에 소개된 게스트하우스를 3곳이나 들렀는데 죄다 No. 이것들이 죽을라고. 나랑 같이 들어간 현지인들에게는 내가 보는 앞에서 어이없게 방을 내주고 있는 꼬락서니랄까. 그래서 정말 그곳 공기를 들이마시면 전염병에 걸릴 것만 같은 숙소에 묵을 수밖에 없었던 거다. 노숙할 수는 없잖아. 비싼 돈을 줘봤자, 내 나름의 마지노선은 250루피를 넘어서는 안된다였으니까. 6불 정도 되겠습니다. 이 정도 가격의 숙소에 머무를 때 내 마음은 '그래, 이번 한 번만 두 눈 질끈 감고 5성급 호텔에 왔다고 생각하자' 였으니까 말 다했지.




건물 외관 완전 깔끔하고 이쁘죠? 암나바드도 교통지옥으로 악명높은 대도시라 이곳을 산책한답시고 조금만 걸어다니면 콜록콜록 거리기 일쑤인데, 이렇게 깔끔한 곳이? 하면서 두눈 휘둥그레지고. 1934년에 지어진 거 치고는 나쁘지는 않았지. 방이 코딱지만해서 그렇지. 300루피 부르는 걸 나 돈 없다고 10여분 간 실랑이 하고. 결국 여기 쓰라며 250루피에 합의봤다. 여기는 도미토리가 있긴 하지만, only 남자만 사용할 수 있다나뭐라나. 왜 남자만이냐고! 나도 착한 가격에 묵고 싶다고. 이럴 때는 바라나시의 80루피(2천원) 옥상 도미토리가 그리울 뿐. 침대를 혼자 여러 개 사용하면 좋은 건, 어지를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난다는 거. 침대가 3개나 있어서 마음껏 편하게 써제꼈다 쿄쿄.






방 문 앞에 이렇게 테라스 개념의 공간이 있으니 짜이 마시며 담배 피우는 여유로움이 좋았더랬지. 여기 도착하자마자 얘네가 짜이를 대접해준다. 어머나? 이렇게 감사할 수가. 론리에는 이 숙소가 '친절한 서비스'라 덧붙여놓지 않았던데, 알고 보니 이런 곳이었어? 나, 정말 숙소 잘 골라 잡았네. 역시 나쁜 경험 후에는 좋은 일들만 와구와구 생기는구나 했지. 이제 여기에서부터 내 운이 쫙쫙 풀리는구나 하고. 더워서 숙소에 퍼질러 있으면 시시때때로 짜이 마실거냐며 묻길래 2박 3일 내내 짜이를 마시고 또 마시고. 정말 원없이 마셨지. 아침부터 새벽까지 시간에 상관없이. 나중에 한국 돌아가면, 여기 정말 좋다고 사방팔방에 떠들고 다녀야지 했는데.............

이것들이 체크아웃할 때 갑자기 짜이값을 계산한다. 내가 지금까지 먹은 짜이수를 다 적어놨다. 치밀한 것들. 한 잔당 10루피래. 이것들아 길거리에도 5루피 받거든. 아니, 짜이로 장사를 하겠다면 정정당당하게 처음부터 여기는 짜이가 10루피다. 그러니 생각 하고 주문해라 하고 미리 알려주던지. 짜이 인심하면 인도 아냐. 그래서 응당 주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던 내가 순진한 것? 아무 말 없이 무료 서비스인양 하고 주다가 계산할 때 되니까 뒤통수 치니까 기분이.. 그래놓고는 어리바리한 할아버지 매니저 아저씨 자기보고 팁 달래. 대놓고 요구해. 아저씨 뭘 이쁘다고 내가 팁을 줘?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는 거였어. 여기는 비수기에 속해서 나는 또 내가 여자여행객이고 사람이 없으니까, 주는 건가부다 했지. 무한 친절로 받아들인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던 거였어. 어찌되었든 공짜인 줄 알고 열심히 마셨던 짜이, 생각나는 밤입니다. 한국에서도 짜이숍을 만들라. 나 짜이만 퍼마시고 싶다고. 인도 레스토랑 가서 가벼운 거 하나 시켜놓고 짜이만 한 5잔 계속 시켜먹어볼까나? :) 인도는 그립지 않은데, 짜이만 그리워요.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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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지재이 2011/11/09 00:0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짜이는 공짜가 아니였지만 그래도 추억이 되었네요... ㅎㅎ

  2. BlogIcon 오월의미르 2011/11/24 12:1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무료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추억거리가 생겼네요 :)
    정말 세상에 공짜는 없는 것 같아요!

  3. 2011/11/25 22:5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BlogIcon Capella★ 2011/11/27 10:1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앗! 치사하다 ㅠ.ㅠ 여자 여행객이 여행하기는 참 힘드네요~ 근데 오랜만에 언니 여행이야기 보니까 참 좋아요! 가끔 올려주세요! ㅎㅎ 언니! 생일축하드려요~~~~ ^-^ (지난 생일에 저장해놓은 캘린더 메모가 알려줬어요 ㅎㅎ 오랜 블로그 이웃의 좋은 점 이네요 ㅎㅎ) 즐겁고 행복하 생일 보내시길 바래요!

  5. BlogIcon 정도영 2011/12/22 07:1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짜이가 인도음료인가요? 전 한번도 맛을 못봤는데...님의 글 보니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
    그리고 여자만 거절하는 건...ㅎㅎㅎ...생각도 못해봤네요.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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