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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2006. 7. 11. 21:01


예멘의 나즈미에 EIDF 2006
감독 : 카디자 알 살라미 Khadija Al-Salami

이슬람 지역을 여행했을 때 이방인이었던 내 눈에 비친 검은 차도르로 온 몸을 가리고 다니던
그녀들의 모습이 처음엔 숨막혔고 답답했고 왜 이슬람에서는 여성들의 자유를 이토록 억압하는지..
왜 여성들은 정해놓은 규칙에 복종하고 따라야만 하는지 여성들이 이 땅에 태어난 이유는
오로지 생산적 활동때문에 존재하는 것만 같아서 여성인권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느끼곤 했었다.
그러나 나 역시 그들이 만들어놓은 말도 안되는 문화에 익숙해져 차도르라는 문화 또한
그들 나름의 생활방식이라고 규정하고 인정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인도에는 여전히 불평등한 카스트제도가 존재하는 것처럼 이슬람에서는 여성의 차도르 문화가..
내가 만난 이슬람 여성들 역시 불평 불만은 이야기 하지만 그 누구도 '변화'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여자아이들은 다섯 살만 되면 차도르를 써야한다고 강요받지만 나즈미에는 거부한다.
그녀는 차도르를 쓰지 않고 남자 아이들과 놀며 자전거를 타고 마음대로 돌아다닌다는 이유만으로
손가락질을 당하고 비난을 받지만 그녀는 사람들이 욕하면 할수록 그들을 더 조롱하고
어리석은 그들을 향하여 거침없는 말들을 쏟아낸다.
이제 겨우 열 세살된 어린 소녀지만  세상을 직시하는 눈만큼은 누구보다 뛰어난 혁명가적인 면모였다.

코란에서는 여성을 차별하지 않는다. 종교에한해서는 남녀가 평등하다.
그러나 현실속에서 남성은 여성을 하등한 존재로 치부해버리고 규율에 따르지 않으면
때려야 한다는 말도 서슴없이 하고 있었다.
남자가 잘못하면 개인 탓이지만 여자가 잘못하면 집안 망신이라고 웃으며 말을 한다.
여자가 감히 어떻게 집 밖을 돌아다니고 영화를 보며 자전거를 타며.. 남성보다 못한 여성이 할 일은
오직 집에서 가만히 있는 것이고 외출하려면 남성이 동행할 시에만 가능하다는 그들의 말에
어떻게 저토록 어리석고 바보군상같은 종자들이 있을 수 있는지 온몸에 치가 떨린다.
과연 무엇이 이 종자들을 우월감에 사로잡히게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나즈미에는 자유를 꿈꾸고 있었고 그녀의 소신그대로 끝까지 잘해주길 바랬다.
그런데, 영화 촬영 후 7개월 뒤 결국 아버지의 강요에 못이겨 그녀도 역시 차도르를 쓰고 말았다.
감독님이 어떤 계기로 예멘의 수도 시나의 구시가지에서 그녀를 촬영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그 후의 스토리를 기대하고 싶다.
형식적인 차도르를 쓰긴 했지만 그녀의 혁명가적 본성은 변치 않을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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