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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2006. 7. 31. 06:00



친절한 우디알렌씨.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늘어놓는다.
그는 정말이지 수다쟁이다. 어찌그리 막힘없이 줄줄 해박한 지식들이 나오는 것인지.
녹록치않은 언변의 원천은 과연 어디란 말인가. 그가 너무도 좋아진다.
수다스럽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삶의 철학들이 내재되어 있었던 제리와 도벨의 대화 속에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보고 또 보고 내내 곱씹었고 지금도 한번 더 보고 싶은 심정이다.
우디알렌표 영화는 대중성과는 다소 인연이 없지만 이거였구나 하는 느낌을 받으면
서서히 빠져들게 되더라. 일상속에서 그의 수다는 어찌 견뎌내야할지 막막하지만 영화속에선
제 3자의 입장에서 관찰하며 보고 들으니 마냥 행복했었다.

주인공 제리는 혼자 지내기를 두려워하고 사람과의 관계를 잘 끊지 못하는 상대에 대한 지나친 배려로
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살지못하는 인물이다. 도벨의 도움으로 그의 삶에 좀같은 존재들을 정리할 수
있었고 캘리포니아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함과 동시에 새로운 인물로 태어났다 해도 맞겠다.
다들 각자의 삶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이타적일 수도 있고 이기적일 수도 있다.
이기적이라 해도 그를 욕할 수 없다. 그게 그 사람 나름의 방식이니까.
나는 남들때문에 손해를 본다고? 나는 너무 착해서 불이익을 당하는 것 같다고?
그래. 그게 바로 인생이라고. 인생 뭐 별거 있냐고.  아프지 않고 싶다면 아프지 않으면 되잖아.
우리가 살면서 가장 신경써야할 부분은 바로 내 자신이라고. 자신에게만 집중하자구.

이런 명확한 삶의 지침을 꼬집어서 각인시켜주는데 어찌 그를 좋아하지 않을 수가 있냐고. 최고.
우리에게 거침없이 모두 보여주고 있는것 같지만 핵심을 가려내고 받아들이는 건 오직 자신의 몫인걸.


+
01. Cole Porter_The Very Thought of You
02. Billie Holiday_Autumn in New York

영화속에서 내내 콜포터와 빌리할리데이가 등장해서 OST와는 다소 상관없지만 생각나서.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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