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클릭) RSS구독하기

inside 2006. 9. 22. 04:42

연애따로, 결혼따로 사고방식에 흥분하는 것이 아니다. 연애의 최종 목적지가 결혼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는 것에 상당한 반감을 갖고 있는 사람중의 하나이고 결코 무겁지 않은 가벼운 연애를 꿈꾸고 있지만
결국, '참' 연애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영화를 보고 있자니 있지도 않은, 하늘이 두쪽 나도
있지않을 유토피아를 희망하고 있었다. 몰랐던 사실도 아니었지만 새삼스레 더 씁쓸한 기분이다.

장진영의 포스가 물씬 느껴지는 영화다. 내 마음에 드는 스틸컷은 담배를 물고있는 그녀의 모습인데
아무리 찾아도 없다. 현실에서도 이런 캐릭터가 있다면 마구 사랑해줄텐데. 이 영화 감상 후,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욕과 담배 생각에 이쁘게 단장된 던힐, F1이 그려진 마일드세븐 아른아른 거려 혼났다.
술, 담배는 정말 건전한 정신으로 하고싶은데 왜 자꾸 기분 씁쓸하고 추잡스러울때만 생각이 나는건지.

연애의 종지부를 찍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노력 정도는 해야하고 상대와 내가 함께해온 시간만큼
상대에게 나를 정리할 수 있는 시간정도는 줘야 한다. 이별이란 것이 한쪽에서 헤어져 한다고 간단명료하게
마무리되는 거라면 이 세상 이별 참 쉬워서 좋겠다 안그래? 사랑했던만큼 배려도 해줘야 하는 법.
쿨한 연애를 원했으면 마무리도 쿨했어야지. '결혼'이라는 목적이 없는 연애였으니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었잖아. 한쪽은 쿨한 마인드를 갖고 있었지만 다른 한쪽은 너무도 무책임했다. 자신의 감정에만
너무 충실한 이기적인 인간이다보니, 쿨한 그녀도 별 수 없이 집착이라는 감정을 드러낼 수 밖에 없고
관객에게 연애에 대한 오만가지 떠오르는 화두에 대해 저마다 생각을 해보게 만든다.
쿨한 연애? 가능하다. X와Y가 둘다 무책임, 비겁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쿨한 우성 종자일때.
그러나, 문제는 그런 종자는 매우 희귀하다는데에 있다.
다시 말해, 연애라는 그 까짓거 가볍게는 언제든 시작할 수 있지만 그 끝은 결코 가볍지 않음이다.

PS.
연애는 언제봐도 흥미진진한데 결혼으로 돌변해버리면 안락함을 가져다주는 대신 기타등등의 재미는
반감되어버리는 느낌은 어쩔 수 없다. 평생의 반려자, 동반자 단어의 어감은 좋다. 그러나 결혼하지
않고 그런 상대를 만들면 안될까? 굳이 결혼해야 해?
웃긴건, 저 영화보고 가벼운 연애란 결코 존재하지 않음을 알면서도 결혼빼고 연애만 더 하고싶어졌다.
발칙한 연애의 매력은 결혼과 결코 연장선상에 있지 않으니까.

posted by 딸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