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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 2007. 3. 26.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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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배가 고픈 건 아닌데 여행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다가 오징어순대(줄여 오순대)에 삘이 꽂혀버렸다.
집에서도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요리라고는 하나 초보에게는 쉽지 않은 법. 그냥 나는 속초 대포항에서 오순대를 즐겨 먹을래.
내 입도 작은 입은 아닌데. 다이제스트로 입 크기 비교하곤 하잖아 고것도 쏙 들어간단 말이야. 그랬더랬지 정확한가?
암튼, 보기와 다르게 저녀석의 크기는 굉장히 컸다. 오징어 왕순대라고 해야 더 맞을지도 모르지. 작은 입이 아닌 내 입에도 몇 번을 오물오물 쩝쩝하며 오징어 특성상 여러번 씹어줬어야 했으니.
허나 주의할 점 하나! 나처럼 우와 맛있겠다 하며 오순대에 달려들었다간 큰 낭패를 볼 것이다.
어떻게 하다보니 제일 끝에 있는 걸 먹게됐는데 맛있겠다 하고 덥썩 입에 넣어서 열심히 씹는데 아무리 해도 뭔가가 자꾸 걸린다. 뭐지뭐지 하며 오징어에 무슨 이런 딱딱한 부위가 있어 하면서 계속 씹는데 어랏 이상하다.
헉 알고보니 내 입속에서 나온것은 바로 '이쑤시개' 였다. 세상에 그것까지 다 씹어잡수실뻔 했다. 감자떡씨에게 그때도 뭐라 했지만 이쑤시개 있음 있다고 해줘야지. 이쑤시개 나온 충격의 여파로 오순대를 맛있게 먹을 수가 없었더라는.
이젠 충격따위 잊은지 오래고 이 녀석이 갑자기 먹고싶다. 언제 먹을 수 있을려나? 다음번에 가면 이쑤시개 있나 없나 확인 꼼꼼히 하면서 열심히 맛있게 먹어줄테다. 오늘따라 오순대가 너무 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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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에서 함께 일주일 정도 동행했었던 나를 마구 구박했던 오래비가 찍어주었던 사진.
오른쪽 귀퉁이에 있는 것이 나.  앞에 펼쳐진 풍경은 시리아의 팔미라란 곳이다. 이런 풍경사진 정말이지 너무 좋아하는데.
자연속에 나란 존재가 조그맣게 나오는 멋진 사진. 멋진 일몰을 보려면 아랍성에 올라가야 한다해서 부랴부랴 올라가던 길에 한눈에 보이는 팔미라 유적의 전경을 바라보며 쉬고 있었다. 그 오래비 말처럼 빨간 옷을 입어서 더 마음에 드는지도. 사진을 보고있으면 그 때의 기억들이 선해서 그 시절이 그립지만 내겐 또 다시 좋은 추억을 만들 시간이 언제든 많으니까 실현 시킬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야지.
03년에는 터키 국경에서 시리아 비자 발급받기 정말 까다로웠는데. 금요일은 무슬림들의 휴일인데 그걸 간과하고 목요일 늦은 오후에 국경사무소에 도착하면 정말 난감한 상황이 연출된다. 비자 바로 나올리 만무하지. 내일은 그들의 휴일인데.
그래서 소문에 의하면 목금토 이렇게 국경사무소에서 먹고자고 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여행 당시는 그 사람 안됐다 했지만 생각해보면 흔치않은 경험 아니겠는가? 두고두고 회자될 수 있는. 지금 생각하니 참 재밌었겠다 싶다.
두 번 좌절된 여행을 영원토록 하지 못하게 될지, 평생 여행하는 기분(예를 들자면 몇 년씩 한 나라에서 살 수 있는 것)으로 살 수 있을지 아직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지만 후자를 원한다면 무조건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친구가 이야기해준 것 처럼 에티오피아로 가고싶다가 아닌 에티오피아로 '가야한다'는 숙명적인 삶을 살아보고 싶다.
적어도 내겐 그것만치 행복한 삶은 없을 듯 싶다. 나를 너무도 뜨겁게 만들어주는 사진을 보니 오늘 일찍 잠들기는 틀렸구나.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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