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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2007. 8. 18. 03:18

박사가 사랑한 수식, 코이즈미 타카시 감독님


주옥같은 대사들이 계속 이어진다.
박사님이 들려준 이야기들을 지금 이후부터 살아가면서 꼭 새겨두는 걸 잊지 말자고.



일본어의 세로쓰기(물론 우리말의 세로쓰기도)는 참 운치있다.
우리의 언어가 아니라 저 편지 속의 글의 느낌이 더 멋들어져 보이는 거겠지만 다시금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내 직감은 세로쓰기라고 소리친다. 앞으로 누군가에게 편지 쓸 일이 있다면 세로쓰기로 내 마음 담아서.
어쩐지 그 마음이 더 진실되게 상대에게 전달될 것 같은데, 그건 나만의 느낌인가?
결국 서로 모순되는 것들이 하나의 사람이 더해지면서 0이 된다. 더해지지 않았을 때엔 -1이 되는데 말이다.
딱딱하기만한 수식의 원리를 저리도 아름답게 풀어서 들려주니 어찌 가슴으로 느끼지 않겠는가 말이다.
직감을 길러라. 많이 느끼고 상상하라.
누군가가 물었을 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 보다 내 직감을 믿고 아무 말이라도 느끼는 대로 하라.



박사님, 목소리도 참 좋으시더라.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유우지 꼬맹이 한번 더 보고싶어 이 영화를 봤지만
꼬맹이는 조연이라 어디에서 나왔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대신 보는 내내 흐뭇하게 해주었던 배우를 발견했는데 바로 Akira Terao 아저씨.
미소도 목소리도 들려주었던 이야기도, 세 박자가 딱딱 맞아떨어져 정말 행복하더라. 고맙습니다.
우연찮게 이 영화 감독님과 박사님이 함께한 영화가 있었다. 바로 99년도에 만들어진 '비 그치다' 우와.
Akira아저씨가 마음에 들어 비 그치다 너무 보고싶었는데 찾아볼 수 있는데까지 뒤져봤는데 어디에도 없다.
'다마모에'로 만족해야 하는 것인가.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서도 무한한 감동을 주는 글귀로 영화는 끝난다.
한알의 모래에서 하나의 세계를 보고 한송이 들꽃에서 하나의 천국을 보고 손바닥에 무한을 실어
한순간 속에서 영원을 느낀다.

우애수. 사랑과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신이 맺어준 바로 그 수.
참 신기하더라. 어떻게보면 아무 것도 아닌 수 있겠지만 극중에서 나왔던 220과 284.
284의 약수 합이 220이었고, 220의 약수 합이 284였다. 그런 절묘한 결합은 정말이지 몇 안될텐데.
몇 번째 생일이냐고 물었을 때 11번째라고 하니, 11이란 숫자는 가장 아름다운 수라고..
그럼 난 99를 좋아하는데 이 숫자는 뭐라 말씀해주실지 사뭇 궁금하네.
숫자 하나하나에 숨은 그 아름다움을 박사님만의 화법으로 들려줬던 이 영화의 감동.. 좋다라는 말만 나와.
박사님의 대사가 자꾸만 맴돈다.

그리고 후카츠 에리씨는 목소리며 얼굴이며 왜이렇게 매력적이시냐. 나이는 잊으셨어 아무렴.
'보고난 후 상쾌한 기분이 드는 작품을 만들 것'이라던  '비 그치다' 보고싶어요. 아흑.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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