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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2007. 8. 30. 23:07

살기위하여 - 새만금에서 [별음자리표]





새만금 사업이 시작되기 전, 세계 5대 개펄로 부르던 새만금 갯벌의 모습이다. 사진으로 이렇게 보게 되는구나.
아래 사진은 새만금을 다녀간 외국 작가가 사진이다.  마음이 여러 갈래로 교차한다..





안타까운 마음에 얼마나 펑펑 울었는지 모르겠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이거 하나다.
새만금을 둘러싼 다른 목적의 이해관계자들은 알바 없고 어민들의 바람은 '해수 유통' 하나 뿐이라는 거다.
이미 방조제를 건설했고 정부관계자들은 이게 끝이라고 생각하는 지 모르겠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세계 5대 개펄로 손꼽히도록 아름다웠던 자연의 보고를 짓밟은 것도 모자라, 한평생 바다와 개펄만 바라보고
살았기에 오로지 바다밖에 모르는 그들을 벼랑끝으로 밀어버렸다. 그들이 원한 건 보상이 아니란 말이다.
이해관계자 속에서 어민들은 놀아났다, 대책 위원회라고 구성되어있는 작자들도 결국 어민들의 바람은
아랑곳않고 보상에만 혈안이 됐으며 환경론자들 또한 자신들의 잇속에만 급급했다.
말도 안되는 궤변들을 주절거리면서.. 참 비겁하더라...
대법원 역시 정부의 편을 들어주었으니 더이상 무슨 말을 하랴.
1년 여가 지난 지금 망할 정부란 작자들이 새만금에 대해 또 빌어먹을 '새만금 특별법'을 제정하고 나섰다.
순진한 사람들에게 '친환경 담수호' 란 소리로 현혹하고 사탕발림 소리를 해대더니, 지금은 기가 막히더라.
새만금에 '도시단지, 산업단지'를 세우는 '경제자유구역'으로 제정하겠단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란 말인지..
또, 생존권을 빼앗겨버린 어민들은 아직도 해수 유통의 꿈을 버리지 않고 오늘도 열심히 조사하고 싸우고 있는데
새만금에서 얼마전 부안 락페스티벌이 열렸다. 그런데 취지가 정말이지 통탄할 노릇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세계 최장 방조제 새만금! 한반도 지도를 바꾼 기적의 창조!
그 생명의 땅 새만금에서 RaFFis 2007을 통한 공존의 첫장을 펼칩니다' 어쩜 사람들이 이렇게 이기적일 수가
있을까.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닌가. 최소한의 예의란 것도 없다. 세상이 너무도 비정하다..

난 부안 계화도 아주머니들의 절규와 울부짖음이 아직도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데, 생생한데..
방조제 끝물막이 공사를 막아볼 거라고 공사현장에서 드러눕고 경찰들은 에워싸고,
쫒겨나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데... 절박한 그들을 보고 있으려니 쉴새없이 눈물이 흘렀다.
계화도 주민들이 정부에 뭘 바란 게 아니라고. 도와달라고 한 적 없다고.
단지 그들은 생합 잡으면서 늘 함께했던 갯벌에서 삶을 보내고 싶었을 뿐이란 말이다.
계화도에서 태어나지만 않았어도 내가 이렇게 마음이 아프지는 않을 건데... 되뇌는 목소리가 울린다..
그 말이 지금도 너무 마음이 아프다.. 바닷 길이 막혀 죽음의 땅이 되어버린 새만금은 어민들 뿐만 아니라
새만금에 서식하고 있던 바닷생물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새만금은 점점 썩어들어가고 생합을 포함한 생명체들도 얼마나 살고 싶겠는가.. 비가 내리니까 걔네들도
살아 볼 거라고 빗물인지 짠물인지 분간도 못하고 위로 다 튀어나왔단다. 결국... 끝까지 살아보려고 발악하다
자신의 몸안에 있던 수분까지 빨아들이면서 결국 말라 죽어 버린다.... 위의 사진처럼... 그것들이 무슨 죄라고..



이건 아니란 말이지. 정말 아니란 말이다.......
새만금에서 저 영상을 보면서 다양한 생명체와 어우러지던 새만금 예전의 시절이 그리워진다... 한없이.....
마음이 너무 아파서, 보기로 했던 다른 작품들을 감히 볼 수가 없었다...
저들이 저리도 아파하면서 가슴이 찢겨져 나갈 때 난 정말 몰랐다...
우리에겐 단순한 생존권이겠지만 저들에겐 절박했으니까.....
그리고 7년동안 새만금 다큐에 사활을 걸다시피한 이강길 감독님 정말 고맙습니다...
노랫말처럼 '더불어 살기위하여, 살기 위하여...' 휴....

한가지 이야기를 빠뜨렸다. 같은 민족이지만 한 장면에서 이질감과 괴리감이 느껴진 순간이 있었는데..
방조제 건설 기념식이란 걸 자기네들끼리 정했나 보다. 한쪽 편에서는 한숨과 눈물로 얼룩져 있는데
저쪽 방조제에서는 수많은 인파들이 "태극기"를 마치 우리가 해방을 맞이한 기쁨을 온 몸으로 표현하듯
대한민국 만세라도 외칠 기세로  흔들어대더라. 그네들말처럼 어디 태극기란 것이 함부로 흔들라고 있는 거란
말인가. 광신도들처럼 보이는 태극기 인파가 나는 피비린내보다 더 역겨웠다..


참회의 말로 엎드립니다!  - 시인 박남준


절망의 말로 고합니다
참회의 말로 고합니다
33킬로미터 4월 21일
결국 여기까지 오고야 말았습니다
어찌 눈을 뜨고 있었다 말할 수 있습니까
어찌 고개를 들어 이 하늘과 바다와 땅의 생명들을 바라볼 수 있겠습니까
차라리 말문을 닫고 곡을 하며 억장이 무너져야겠습니다.
두 손을 모아 고개 숙입니다. 오체투지로 엎드립니다.
이 낯 뜨거운 부끄러움으로 참회를 한들 이제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어떤 변명과 반성이 이 죽음의 방파제에 가 닿을 수 있겠습니까
돌이킬 수 있겠습니까
백합들이 갯지렁이들이 농게들이 짱뚱이들이
살아온 땅을 빼앗기고 죽어나갈 것입니다.
도요새들이 물떼새들이 날아오르며 종종거리던
모든 눈부신 것들의 뻘밭은
우리 곁에 다시는 흔적 없을 것입니다
누구의 탓이겠습니까
어느 누구의 탓을 하겠습니까
진리와 평화와 상생으로 함께 가야할 생명의 세상은
암흑의 나락에 떨어져 보이지 않고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파괴와 정치가들의 선심공약과 개발독재의 횡포와
인간중심의 이기심과 지역민들의 헛된 욕망의 망상만이 판을 치는 오늘
우리의 무지몽매가 이 죽음을 일으켰습니다
우리들의 나태와 설마와 외면과 나 하나 쯤이이야와 어리석음이
이 살겁의 만행을 부추긴 것입니다
33킬로미터 4월21일은 세상의 모든 생명들 앞에 우리 모두는 죄인입니다
피눈물을 흘려야 합니다
씻을 수 없는 씻겨지지 않는 죄인인 것입니다 죄악의 방조자입니다 공범입니다
거듭 참회하고 참회합니다
기억 하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뼈마디 마디 생피를 흘리며 오늘의 참회를 새겨야 할 것입니다
절망의 말로 무릎 꿇습니다
참회의 말로 엎드립니다

+
TV에서 놓친 분들이 유일하게 보실 수 있는 기회가 있어요. 전국 상영을 했으면 좋겠는데..
31일 오후 2시에 EBS SPACE에서 열리는 데 평일이라 많은 분들이 못 보실 거 같아 그게 안타깝네요.
독립영화 블로그에서 콜린님이 이 영화는 반드시 보고싶다는 그 말 아니었으면 저 역시 못 볼뻔 했으니...
후세 사람들은 과연 새만금사업, 이 더럽혀진 역사를 뭐라 평할지...

시청자상을 움켜쥐셨다. 감독님과 스태프진 여러분들 모두 축하합니다.
진심을 담은 다큐로 빨리 감독님을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요. 그럼 기다리겠습니다 ^_^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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