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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2007. 9. 5.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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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ther Vandross - Dance with my father



공원.

아버지와 딸 사이에 존재하는 어색한 공기, 뭐라 말로 설명하기 힘든 그 관계에 애정을 다시금 자연스레 쏟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너무도 공감할 수 없었다. 갑작스러워서 당황스럽고 기분까지 착잡해지더라.
부녀간의 화해하는 과정이란 게 아무리 생각해도 한 사람의 감정인데 그렇게 급변할 수는 없다.
극적인 계기가 있다 할지언정. 여성감독 특유의 섬세한 감정 처리를 기대했지만 많은 것을 바란 모양이다.
계속 아버지와 대치해오던 딸이 MRI 검사 결과 노인들에게 나타나는 우울증으로 병세가 깊어져서 아버지가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리게 되자 딸은 아버지가 자신에게 정성을 쏟은 것처럼 똑같이 그에게 대하면서
아버지에게 한발짝 다가선다고 할까. 영화가 끝나고 몇몇 여자분들은 눈물을 보이시더라.
난 갑갑하기만 하던 걸. 너무 급하지 않았나, 너무 좋게 마무리 지으려고 애쓴 게 아닐까, 마음을 여는 과정을
서서히 보여줄 수는 없었을까. 굳이 '병'이 들고 힘이 없어지자 아버지에게 각별해진다는 건 어쩐지 좀....
아무래도 감독은 포스터에만 신경을 쓴 모양이다. 포스터에서만 따스한 기운이 넘칠 뿐이다.

공교롭게 작년 중국영화제에서 봤던 작품은 그산그사람그개 인데 이건 아버지와 아들의 화해의 과정이다.
이 과정속에서 나는 정말로 공감이 되어 눈물을 흘렸었다고. 그들 부자간이 진정으로 부러웠고.
많이 기대했던 작품이었는데 공감의 핀트를 벗어나 아쉽고 또 아쉽다.
'병'으로 감정을 풀어내는 스토리에 반감이 생겨(대부분 병과 관련되면 나는 갑자기 영화와 단절되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같이 본 친구에게 너는 아들의 입장이니 이 영화에 아버지와 딸의 화해과정이 어땠느냐 물어보니
자신역시 결말의 처리가 아쉬웠다고 하더라.
너무 아쉬워하니까 내게 '남인사십'과 '여인사십'을 추천해줬다.
여성감독 영화라 이거 보면 아쉬움이 좀 달래질거라며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감독 영화니까 꼭 보라더라.
난 그래서 올해 최고의 영화 '카모메 식당'을 꼭 보라고 했다. 이따 파일 보내주기로 했는데..

혹시 아버지와 딸의 화해과정 혹은 마음을 점진적으로 열게되는 좀 제가 공감할 수 있는 영화 추천해주실 분.
대부분의 아버지와 딸 사이가 쑥쑥하고 어색하다지만, 특히 전 그게 좀 심해요.
아버지와 벽을 쌓고 산다고 맞겠죠. 어렸을 적부터 쭈욱. 영화 보면서 내가 그렇기에 공감하며 마음을 한번
열어볼까 하는데 참 영화들이 내 마음과 같지 않더라고요.
갑작스러운 심경의 변화는 정말이지 공감이 안돼요. 세상에 그럴 수는 없다고요.
어디 응어리진 마음이 한번에 사르르 녹아내린답니까? 천천히.. 서서히... 변화하는 것인데..


+
영화 대신 추천곡을 하나 받았습니다. 영화가 이런 분위기였다면 참 좋았을 텐데.
이 음악은 제가 이상적으로 바라는 분위기인듯 하군요. 선율이 좋습니다. 고마워요 스치듯낯설게 아.저.씨.
그런데 왜 이 노래를 듣는데 마음 한 구석이 울컥 하는 걸까요..
영화와는 코드가 엇나갔는데 음악과는 딱 맞아 떨어지네요. 휴..........
왠지 모르게 또 마음이 쿵.. 내려 앉아버려요.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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