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der
2008. 5. 29.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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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터키의 국기가 새겨져 있어 어머나 하면서 감탄 했다는.. 이쁘다!
터키 최대의 호수라는 Van lake로 가려면 돌무쉬(미니 봉고)를 타고 게바스까지 가서 그곳에서 악다마르까지 가면 여름철일때는 보트를 타고 악다마르를 돌아볼 수 있는데, 내가 반을 여행한 시기는 바로 12월 중순.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한겨울이었다. 그래서 혼자 10인의 몫을 다 내고 보트를 탈 수는 없는 노릇이라 결국 악다마르 보트 선착장 앞까지만 가서 돌아올 때에는 '첫사랑을 향한 감정 정리'가 여행의 목적 중의 하나였던 터라 게바스에서 악다마르까지 차를 타고 왔을 때에는 그리 먼 거리로 느껴지지 않아서 7km 정도 되기는 한데 조금 빨리 걸으면 1시간 반이면 되겠다 싶어서 천천히 걸었다. 혼자 걷는 여행객을 지나가는 차들이 가만둘 리 없어 태워주겠다 해도 다 뿌리치고 마다했건만.. 7km의 기준은 정확하지 않았다. 3시간이 걸려버렸다! 그래서 반호수로 가려고 간식 사느라 시장에 들렀을 때 내게 말을 걸어온 청년이 나중에 반 대학에 '반 고양이' 보러 같이 가자며 3시까지 만나자고 했건만 예상보다 1시간 30분이 지체된 터라 그 우직한 청년과의 만남도 없던 일이 되고 말았으니.. 휴대폰 번호를 받아놨어야 했다, 생각이 짧았던 내 탓이다! 혼자 자아도취에 빠져 분위기를 잡느라고 애틋한 로맨스를 Van에서 성사시키지 못했지만, 반 호수의 정경은 정말로 예뻤다. 잊지 못할 순간이기도 했고. 3시간을 걸어야 하는 고생은 했지만(사실 많이 걸은 것은 아니나 약속도 목전에 둔 상태인데다 7km라고 굳건히 믿었으니 상대적으로 더 힘들었음) 덕분에 반 호수를 보고 보며 감탄했던 그때의 마음이 사진에 고스란히 담긴 것 같아 기분 최고다! 로모란 녀석이 이렇게까지 담아줄 줄은 몰랐는데 뒤에 보이는 눈 쌓인 산이며 구름, 호수, 누가 뭐라 하든 내가 원하는 느낌이라 사진을 보는데 마음이 평온해진다. 여행 다닐 때는 겨울철이라 옷이 두꺼우니 배낭에 옷 무게만 한짐이라며 투덜댔으나 겨울의 낭만은 경험해봐야 '아... 좋구나!' 하고 느낄 수 있나 보다.
하지만, 그때 3시까지 돌아갔어야 했다! ㅠ_ㅠ 자연이 아름다운 건 아름다운 거지만, 여행 중의 로맨스 또한 소중하니까.
posted by 딸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