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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ove 2008. 6. 6.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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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5월 27일이 그대의 1주기라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어요. 우연히 groove 폴더를 보다가 당신을 추모하며 올렸던 음악을 보는데, 너무 미안해서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더군요. 당신의 일 년 전 그날을 기억하고 많은 이들이 추모 공연에 모였네요. 내년은 저도 함께할까 해요. 5월 27일.. 절대 잊지 않을게요. 제가 꼭 갈게요. 살아생전 당신의 음악을 들으러 갔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죄스럽고 안타깝고.. 당신의 곱고 아름다웠던 모습만을 떠올리며 당신을 웃으며 보냈는데, 당신의 기일은 당신을 사랑했던 팬으로서 기억하고 있어야 맞는 거잖아요. 일 년에 단 하루인 그 날은.. 당신을 떠나 보내드렸지만, 당신의 음악은 제 곁을 맴돈답니다, 영원히요.

그녀의 기일을 기억 못 했다는 충격이 생각보다 컸다. 그래서 매년 5월 27일을 어떤 방법으로 그녀를 추모하면 좋을까 생각해봤는데, 처음에는 15주년 베스트 앨범 한 곡 한 곡을 일 년마다 올리는 건 어떨까 싶었다. 하지만, 두 장의 시디 안에 수록된 곡은 겨우 '26곡'이라는 거. 26년밖에 기억하지 못한다는 건 어쩐지 너무 슬픈 일이다. 내가 살아온 날보다 더 못 미치게 그녀를 기억한다는 것이..

불현듯 한 가지 생각이 떠오르더라. 지금까지 그녀의 싱글앨범은 42장에 other side에 포함된 싱글곡까지 포함하면 5장이 추가된다. 총 '47장의 앨범'인 게다. 그러면 나는 최소한 47년 동안 그녀를 내 방식대로 추모할 수 있다. 그리고 1주기에는 Disc 1에 있는 것만 올릴 예정이기에 1년이 더 유예되고. 48년간 매년 5월 27일에 그녀의 싱글을 발매일과는 별도로 내가 구할 수 있는 것을 올리며 그녀를 떠올려 보고자 한다. 너무 미안한 마음에 이렇게라도 해야할 것 같았다. 당연히 이렇게 해야 맞는 거잖아. 사랑하는 이를 떠나 보내는데 매년 그 기일만큼은 그 사람 생각을 하며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려야 하는 거니까. 그날만큼은 덜 외롭게 해주고 싶다. 일 년에 하루 그날은 지금은 없는 사람이 아닌 '세상 누구보다 가까이 나와 함께 있는 사람'으로 기억해줘야지. 싱글 앨범은 거의 갖고 있는게 없어서 구하기가 생각처럼 쉽지는 않지만, 해보는 데까지는 해봐야지. 그 날을 위해서. 5월 27일은 함께 하는 날이니 그 어떤 날보다도 행복한 날로 이젠 기억되겠구나.


저는 슬퍼하고자 이 글을 올린 것이 아닙니다. 다만, 기일을 잊고 있었다는 마음이 죄스러워 미안했을 뿐이고요. 이런 말하면 곡해하실 수도 있겠지만, 글에도 썼듯이 이제 일 년중 가장 특별한 날이 그녀의 기일이 될 듯 해요. 잊고 지내다가도 기일은 웃으면서 노래를 들으며 추억할 수 있으니까요. 제가 앞으로 남은 날을 어떻게 그녀를 추모하고 싶은지 잘 읽으셨다면 더이상 슬퍼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추모를 원하는 사람이 5월 27일은 분명 행복하고도 행복한 날인데 그런 날에 울상을 지으면 제 마음까지 불편합니다. 앞으로 48년 이상을 저는 웃으면서 그녀를 기억하고 싶습니다. 이미 누구보다 충분히 아파하고 슬퍼했습니다.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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