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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 2008. 6. 14.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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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경기 흐름이 단조로움 그 자체다, 앞 경기가 너무도 흥미진진했던 터라 맥이 빠지는 것도 사실이고 말루다가 공을 놓친 바람에 코너킥 성공으로 쿠잇이 한 골을 전반 10분쯤에 넣었다. 네덜란드는 선취골을 넣고 난 후 아주 여유롭게 경기 운영을 잘하는데 프랑스는 움직임이 불안해서 마음 편히 볼 수가 없다. 나스리는 계속 몸만 풀고 있고.. 언제쯤 들어오시려는지. 루마니아전은 첫 경기니 그랬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아직 프랑스다운 저력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고 리베리 혼자서 심한 견제를 받아가며 애쓰는데 왜 이리 공격 연결이 안 될꼬? 앙리가 선발 첫 출전을 했음에도 공 한 번 제대로 못 잡고 있어서 쩔쩔매고 있으니 보는 내가 다 애가 타서 죽을 거 같다. 이런 아니잖아. 지단의 공백이 아쉽다는 말 따위 하고 싶지 않다고. 끝날 무렵 앙리가 첫 슈팅을 시도했는데, 덜 감겼다. 아직 몸이 제대로 덜 풀린 게야. 이탈리아를 무참하게 녹다운했던 네덜란드를 볼 때는 '너네 우승해라' 이 말이 저절로 나오던데 역시 내가 마음 깊이 좋아하는 팀은 '프랑스'인지라 전반 내내 노심초사, 전전긍긍 장난 아니다.. 초조함이 극에 달했다. 나, 프랑스가 네덜란드전에서 패하는 상상은 하고 싶지도 않고 그런 상황이 오면 나야말로 공황상태에 빠질 듯 싶은데... 답답하네..

후반 시작 전에 '지단 스페셜'이 나와서 보는데.. 인정하기 싫지만, 프랑스에 있어 지단의 공백이 절절히 느껴질 수밖에 없는 건 부인할 순 없으니 지단의 모습을 보는데 눈물이 찔끔찔끔 나오면서 목이 메는 건 왜 이런 거니. 미치겠구나..

후반
앙리가 격렬하게 항의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핸들링을 느린 화면으로 보여줄 때 다시 한 번 보니 '핸들링'이 분명하고 이건 페널티킥 감인데(확실하다!) 언뜻 봤을 때는 핸들링 반칙을 발견하기가 어려운 게 없지 않아서 좀 아쉽다는 거.. 오랜만의 찬스였는데, 이렇게라도 한 골 따라잡을 수밖에 없다 보니.. 솔직히 프랑스 팬인 나도 다시보기를 해서 봐도 순식간이라 팔에 맞았는지 캐치하기는 어렵더라. 아깝다...  앙리..... 완전 대 충격인데... 오프사이드인 줄 알고 주저해서 100% 들어갈 수밖에 없는 슛을 놓친 거냐.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느냐고, 믿기지가 않는다. 말이 안 되잖아.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앙리인데.. 앙리든 누구든 당연히 넣었어야 할 슛이 들어가지 않아서 지금 충격을 심하게 받아서 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충격의 여파가 가시질 않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하지? 경기가 너무 안 풀린다... 리베리가 아무리 잘 주면 무엇하랴. 딴 선수들이 받쳐 주질 않으니.. 반페르시가 넣은 추가 골로 나, 완전히 얼어붙었다, 온몸이 경직되어.........  2:0의 스코어라니.... 이럴수록 아까 앙리가 놓친 골이 너무도 뼈 아프잖아. 완전 심각해졌다... 샤놀의 패스로 앙리의 발에 스쳐 겨우 한 골 따라갔는데...... 환호성을 지르면서 흥분할 찰나에 교체해서 들어간 로벤이 바로 한 골을 또 넣어서 찬물을 끼얹어 버린다. 망연자실...앙리가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프랑스 침몰.... 3:1... 로벤 골은 진짜 멋졌으나 골이 들어간 순간 또 얼었다... 아, 어떡하나...... 마켈렐레까지 문전에서 미끄러졌다....... 진짜 여러모로 운이 안 따라준다....... 앙리가 살아야 프랑스가 살아날 듯싶다... 16강에서 보여주는 플레이는 프랑스의 모습이 아니다.... 절대! 울고 싶다....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는데... 거기에다 환상의 슈나이더 슛까지 4:1............ 결국 울었다............... 네덜란드를 칭찬하기 앞서서 완전히 무너져버린 프랑스에 너무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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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전에서 프랑스가 아무리 이긴다 해도, 네덜란드가 8강 진출을 확정한 시점에서 서브 선수들을 루마니아전에 내 보낼 테고 경기는 정말 쉬엄쉬엄 할 텐데.. 네덜란드가 루마니아를 이겨 줄까? 루마니아가 제발 졌으면 좋겠다. 나는 8강에서도 프랑스를 보고 싶다. 부상에서 회복이 덜 된 앙리지만, 8강 이후부터는 펄펄 나는 모습도 보고 싶고, 리베리 혼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아닌, 예전의 아트 사커의 모습을 지켜보고 싶단 말이다. 도미니크 감독이 왜 이리 야속하게만 느껴지는 걸까. 세대교체의 타이밍이 아쉽다.. 프랑스가 8강 진출이 좌절됨은 세대교체 실패로 말미암은 프랑스의 침몰이다... 최선의 시나리오대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프랑스가 이탈리아전에서 2:0 정도로 이겨주고 네덜란드가 루마니아를 가볍게 이겨준다면 1승 1무 1패의 전적으로 C조 2위로 8강 진출하면 정말 좋겠다..................

프랑스 없는 유로2008 8강은 떠올리고 싶지도 않다... 이 허망함은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앙리의 저 참담한 모습이 자꾸 가시질 않는다... 미치겠네........

한숨 푹 자고 일어났더니 이제 마음의 평정을 되찾았고 이리 된 거 동시에 열리는 18일 마지막 경기에 나는 프랑스빠니까 프랑스 VS 이탈리아전을 보며 열렬히 프랑스를 응원하고 그들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자.. 이렇게 굳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네덜란드가 만약 승부차기를 통해 프랑스에 뼈아픈 패배를 안겨줬다면, 제가 또 스포츠에 한 해서는 좀 뒤끝이 강하게 있어서 '反네덜란드'가 됐을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니라 그야말로 Perfect 하게 멋진 슛으로 승리를 했으니 그 점 하나는 높이 삽니다. 잘했으니까. 그러니 운이 좋았다는 둥 오심 투성이라는 둥 이런 말은 듣기 좀 거북합니다. 네덜란드가 아주 잘하기도 했고, 축구가 분위기를 타는 스포츠이기도 하지만, 우리 프랑스가 감히 오심 때문에 지다니요, 그게 될 말입니까. 좀 더 지켜보고 싶습니다. 지켜봐야 하고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합시다 파이팅.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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