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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 2008. 6. 17. 19:20
첫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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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이라 몇 주간 여행객 한 번 못 만나고 현지인과 그때그때 익힌 터키어를 손짓 발짓해가며 이야기하다 보니 한국말로 수다 떨고 싶어 '그리운 고국' 이렇게 부르짖을 즈음 우연히 밤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맞은편에서 아시아의 피가 흐르는 여행객이 걸어온다. 둘 다 눈이 마주친 순간, '아~ 한국인이에요?' 하고 외치며 얼싸 안고 난리가 났다. 얼마나 반가웠다고. 특히, 나는 한국말을 못 해 입에 거미줄을 친 상태기 때문에 그 아이에게 너무도 감사했다는. 그래서 새벽까지 이야기하고 또 하고, 완전히 신이 나셨다. 역시 빠질 수 없는 19금 이야기도 더불어! 아무튼 오늘 밤이면 야간버스를 타고 서로 각자의 여행길에 오르기 때문에 론리에서 소개한 이름난 레스토랑에서 마지막 만찬 겸 배불리 먹어 주기로 했다. 정말 맛있었고 흡족했었다... 여기까지는... 어마마마한 사태가 벌어질 것을 몰랐으니까.

이 친구와 이집트에서  재회할 것을 약속했고 카이로에서 상봉을 했는데 여행 이야기를 하다가 서로 '물갈이'를 했던 사연 중.. 이 아이도 여기 음식을 먹고 난 뒤부터였고 나 역시 시리아 넘어가기 직전이었는데 진짜 죽다가 살아났었다. 서로 원인을 분석해보니 그 시점이 바로 '울파의 그 음식점'이라는 거... '너도 그랬어? 나도 그랬어!' 이런 대화를 이어갔으니 저 음식점을 그냥 확! 나의 물갈이는 시리아 여행 중에도 여전히 멈추지 않았고 동행했던 오라버니가 배탈에 그만인 '정로환'을 건네줬음에도 소용이 없었다.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배에서 부글부글... 결국 열흘 만에 배탈이 뚝 그쳤긴 하는데 정말 아홉째 날 저녁은 어떤 생각마저 들었느냐 하면 팔미라에 온 그날 저녁 고통스럽게 하루를 보냈고 화장실 변기에서 배를 부여잡고 눈물까지 흘렸던 거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 정말 이대로 한국 돌아가야 하는 거 아닐까 하고 심각하게 고민했으니까. 원래 나는 여행지에서 물갈이를 잘 하지 않는데 이렇게 심하디 심하게 한 게 처음이라서, 무려 열흘 정도였잖아, 이렇게 해서 쪽 빠진 살이 이집트에서 술 먹다가 마구 살이 찌셨다네. 아무튼, 심한 물갈이 때는 어떤 약도 안 듣더라는 거... 저렇게 맛있는 음식점에서 둘 다 저걸 먹고 물갈이를 했으면 문제 있는 거 아냐? 그 순간을 생각하면 어우.......


두번째 이야기



아무튼 기름진 음식은  정말 조심하세요. 두 번째 이야기는 저와 같은 경험 한 번쯤 없는 분이 어디 있을라고! 그렇게 믿고 싶어요, 쿨럭. 참! 물갈이에는 정작 소용없는 몸에 해로운 약보다도 '미숫가루'를 뜨거운 물에 살살 녹여서 마시는 게 훨씬 속이 진정되고 잘 듣는데요. 이런 변(?)을 겪은 이후부터는 친구에게서 미숫가루 이야기를 듣고 미숫가루를 꼭 챙겨갑니다. 여행 떠나시는 분들! 지사제보다 '미숫가루' 하나하나 포장해서 나온 거 많으니까 꼭 챙겨가세요, 아니 챙겨가시면 저와 같은 일 생기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합니까 후후. 몸에 좋고 맛도 좋은 미숫가루는 필수품!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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