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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 2008. 6. 25.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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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식 커피는 에스프레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진하다 못 해 지독하게 쓰답니다. 근데 먹다보면 적응되어서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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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커피점을 열심히 봐주시던 할머니... 흔들린 사진인데도 그냥 마냥 좋기만 하다!


더이상 연락할 수 없는 메일 주소가 되어버려, 기억력 하나는 참 못났다 싶을 정도로 나쁘건만, 터키에 관해서는 사진만 보고서도 그때의 기억, 느낌이 또렷하다 못해 마치 며칠 전에 겪은 일인것처럼 생생하기만 하다. 소중한 터키 인연 중의 하나였던 Amasya에서 우연히 수공예품 파는 가게에 들른 것 뿐인데 그 분 여동생이 영어를 잘한다며 내게 통화연결을 권했다. 나는 생존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강조하고 싶어요, 깊은 감정 대화가 안 된다는 사실도 알아주시길. 발랄한 목소리에 유쾌한 그녀는 지금 바로 이곳에 오겠다고 했고 자기 집으로 초대했으며 또, 내게 윗 집에 있는 가족들에게 놀러가자며 이끌어 흔쾌이 가게 됐다.

여기에서 말로만 듣던 커피점을 보게 됐는데, 터키에서만 볼 수 있는 문화라고 할까. 커피로 어떻게 점을 보는 것인지 간략하게 설명 하자면 커피를 다 마시고 나서 찻잔을 컵 위에 올려두고 재빨리 뒤집으면 된다. 그렇게 한참을 놔둔 뒤에 '커피의 남은 찌꺼기 모양'으로 점을 봐주시는 거다. 여행 하기 전까지는 길거리에서도 볼 수 있는 건줄 알고 언젠가 기회되면 꼭 봐야지 했는데 그런 곳을 난 발견 못 했고 이렇게 가정집에서 연륜이 그윽한 할머니에게 손수 점을 봐서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내 손을 잡아주시던 그 따스했던 기운도 잊을 수가 없고... 돌아가면서 점을 봐주고 나서 마지막에 드디어 내 차례가 됐다. 다른 사람들 것은 모두 'so so'한 정도였는데 내 커피잔을 보시더니 오~를 연발하시면서 '촉 귀젤(우리말로 아주 좋다, 최고 이런 뜻)' 말하시는 거다. 나를 초대했던 언니가 할머니에게 설명을 간략하게 들은 뒤 내게 설명 해주는데 점괘가 아주 좋다며 'always happiness' 라고 해주셨다, 가는 곳마다 행운이 함께 따른다고. 커피맛은 정말 써요. 아주 써요. 이렇게 쓰디쓴 커피도 참 드물듯. 그런데 사람의 적응력 하나는 끝내주기에 첫맛은 듣던 대로 무지 썼는데, 자꾸 마시니 맛있어서 '또 줘요'  이랬었다. 오래 전이라도 기억은 한결같은데, 커피맛은 조금씩 지워지고 있어 강렬했던 향의 느낌조차도 점점 아련하기만 하다..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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