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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2008. 7. 16.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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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닛 테러,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님 사랑해요♡ (타란티노 감독님보다 더!)

사실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좀비'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 그야말로 'B급 무비'에 중점을 두었던 지라 이 영화가 무지막지한 좀비들의 최고봉을 보여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 리뷰를 설렁봤다기 보다는 B급 이라는 말에 꽂혀 '데스 프루프'를 떠올리면서 좀비라는 존재는 잊었다. 그랬으니 마지막 날, 하루에 3편만 교차로 돌리는 영화 시간에 맞춰 사람은 정말... 열 명 남짓 되지 않은 극장에서 다들 띄엄띄엄 앉아 보는데... 정말 무서워서 죽는 줄 알았다. 내가 앞에서 네 번째, 정중앙에서 봤으니 앞 뒤로 사람은 없고.... 진짜 좀비들이 갑자기 들이대고 머리통이 날라가고 피는 흠뻑, 흥건해가지고선... 사람들의 오장육부를 뜯어내는 장면을 보고 있자니 정말 피비린내가 절로 나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허나 대견한 것은 병원에 실려온(좀비들이 뇌만 뜯어먹은) 환자의 그 적나라한 모습을 두 눈 똑바로 뜨고 보았다는 것! 이것 하나만으로 나는 성장했다. 강심장을 가졌다. 쏘우나 한니발에서는 차마 못 보았던 장면을.... 쏘우, 그 장면은 물론 기억하지.... 전기톱 같은 것으로 뇌를 도려내는 그 소리는.. 하지만, 차마 볼 수는 없었는데 오늘 하드 코어의 끝을 보여주는 플래닛 테러에서는 정말 끔찍하고 역겨워서 도저히 못 볼 장면도 굳건하게 보았다. 잘 보이고 싶은 남자와 안 봐 얼마나 다행이란 말인가. 나도 모르게 성장해버린 내가 너무 대견해서 이뻐 죽겠더라. 더욱 장하게 생각되는 건.... 여기에서 등장하는 좀비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정말..... 웩웩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속이 심하게 뒤틀리고 올릴 것 같은데도... 나는 이 영화가 끝나자마자, KFC로 달려가 좀비의 피부를 그대로 빼어박은 치킨의 쭈글쭈글한 그 맛이 왜그리 생각이 났겠니. (굳이 추측한다면 사람들의 오장육부를 열심히 뜯어먹었던 좀비들에 대한 나의 소심한 복수?) 그래서 바로 햄버거를 사서 집에와서 먹었는데.. 결국 몇 입 못 베고서 소화불량에 걸렸다. 세 입 베어물 때까지만 해도 우걱우걱 씹으며 맛있게 먹었는데, 갑자기 치킨의 두둘두둘한 표면을 보니 좀비의 녹아내릴 듯한 얼굴이 떠올랐고 바로 버렸다. 아악! 아무래도 당분간은 음식을 좀처럼 섭취는 못할 듯.... 플래닛 테러, 다이어트에 아주 좋은 영화네요.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다리에 힘이 풀려 버렸다. 계산을 하는 데도 손에 힘이 풀려 금방이라도 주저 앉고 싶은 심정이었달까. 모처럼 '하드 코어 좀비 액션 코미디 B급 영화'를 보고 이렇게 힘들어할 줄이야. 물론, 말은 이리해도 나는 이 영화가 진짜 좋았다. 99%이상의 장면을 거뜬히 소화한 만큼 아주 제대로 멋져주셨다는. 데스 프루프가 강한 쾌감을 주었다면 플래닛 테러는 So cool, 골저스 뭐 이런 말로도 표현이 안 된다. 끔찍해서 못 본다면 좋은 영화 하나 놓쳐버린 거랄까. 끔찍한 영화를 못 보는 내가 이 좀비 영화를 완벽하게 받아들인 것 역시 로드리게즈 감독님의 힘! 처음에는 징그럽기짝이 없는 좀비의 모습도 자꾸보니 귀엽게까지 느껴지니 어쩌면 좋단 말인가. 막판에는 정말.. 좀비들을 향해 총으로 들입다 싸대니 피가 펑펑 터지는데 오히려 즐기고 있더라. 로스트에 나온 이슬람 군인 아저씨의 머리통이 없어지는 모습은 새삼 놀랍지도 않을 경지에 올랐으니 '내 안의 또다른 나'를 발견한 모처럼 뜻깊었던 시간... 아 감독님 감사합니다. 찬양합니다. 나의 이 열화와 같은 반응은 정말, 타란티노 감독님을 넘어서버렸고 그야말로 경배합니다! 나, 누가 보면 잔악무도한 영화 무지 잘 보는 사람인 줄 알겠다. 천만의 말씀 노노. 이 정도의 작품을 소화했다면 웬만한 하드 코어물은 봐도 되겠죠? 나, 왜이리 기쁜 거니. 이건 영화 감상문이 아니라 나, 좀비 영화 쫌 사랑해요, 거의 이런 분위기! 이 영화가 너무너무 좋았던 걸 어찌하겠냐고. 이 벅찬 심정을 남기지 않으면 좀처럼 흥분이 가라앉을 것 같지 않아서. 추천 완전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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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란티노 감독님도 그렇고 로드리게즈 감독님도, 정말 여전사들이 너무도 도발적이면서 섹시하단 말이지.... 체리 달링, 데스 프루프에서 그녀라, 내 기억에서는 살짝 스쳐 지나간 듯한데 이 영화에서 정말 저 '총알다리'로 마구 총을 쏴주실 때 거의 넋이 반쯤 나갔다니까. 저 기발한 생각은 정말 어디에서 나온 건지. 나도 정신을 빼놓고 봤는데 남자분들은 오죽 했을까. 언니 최고! 최고 간지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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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티셔츠 팔고 있던데, 나도 한 번 사볼까? 기념으로! 으흐흐흐~



+ 가짜 예고에 나왔던, 알고보니 진짜 예고인... 감독님의 다음작품인 '마셰티' 진짜 진짜 보고싶다. 개봉하면(개봉할까? 하겠지?) 제일 먼저 보리라!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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