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전은 차마 못 보겠다

1. Can't Get You Out Of My Head

Kylie Minogue

전반이 중반쯤 흘러서야 겨우 보게 됐는데, 벌써 한 골을 먹으셨지만, 1:0 이라는 상황이 놀랍진 않았다. 뭐, 생각보다 좀 빨리 내줬네 하는 거였는데. 허걱. 추가골도 금방 터진다............... 불안불안...... 하긴 선제골을 내준 뒤부터 보니... 나는 초반에 대한민국이 얼마나 잘 해준지는 모르겠다만, 그리 썩 잘한 것 같진 않다. 아주 반짝 잘했겠지. 아주 잠깐..... 겨우 한 골 내준 것 뿐인데 저렇게 무너지는 거보면.... 청소년 대표팀도 다 말아드시더니 올림픽 대표팀도 제대로 말아드시고 계신 박성화 감독, 어쩔 것이냐.... 카메룬전에는 말도 안되는 선수 교체로 (카메룬이 몸이 덜 풀려) 다 이겨놓은 경기에 찬물 끼얹더니... 이번에는 말이 쓰리톱에 포백이지 이건 뭐... 근호씨는 늘 누비고 다니지, 영록씨 혼자서 애쓰시지. 주영이는 뭐 존재감 없고...... 그래도 나는 말이지.. 경기 종료 직전에 한 골은 넣을 줄 알았다. 넣어야 했고! 그런데 2:0도 모자라 한 골까지 더 주다니.......... 하긴 경기 자체만 놓고 보면 세 골만 내준 것도 용하긴 하다만.... 어휴.... 모처럼 짜증나는 경기를 봤구나..... 호주와의 평가전, 카메룬 전은 그래도 흥미진진하고 볼거리는 풍성하게 제공하더니 이번 경기는 뭐 말 그대로 '질질질~' 끌려다니고 처참하게 3:0이라니.... 뉴스 기사 제목에 '이탈리아, 한국 이쯤이야' 요따구로 나오기 시작하니 우리 모두 입맞춰 올림픽 대표팀을 신나게 마구 와작와작 씹어야 하지 않을까요 쿨럭. 이럴까봐 포스팅도 안 하려고 했는데 온두라스 전을 안 볼 거니 그 이유에 대해 몇 자 끄적거려야 하지 싶어서.. 지금 속에서는 천불이 나고 있습니다. 마구 마구 끓어 오르고 있어요. 이게 대체 얼마만에 끓어오르는 짜증인지... 어휴...... 날도 더운데 짜증지수가 제대롭니다! 그래도 나는 영록씨 몰래몰래 계속 환호하며 좋아하고 있었단 말이지요 으윽... 이상하게 올림픽 대표팀 경기는 좀처럼 흥이 안 나서 볼까 말까 망설였는데 평가전에서 영록씨를 보고 후끈! 해버린 탓에 지켜본 것이건만.....

▶ 한국 1골차 승리, 카메룬 4골차 이상 패배 ▶ 한국 2골차 승리, 카메룬 3골차 이상 패배
▶ 한국 3골차 승리, 카메룬 2골차 이상 패배 ▶ 한국 4골차 승리, 카메룬 패배

한국의 8강 진출 경우의 수를 운운하는 것도 솔직히 좀 웃기지 않나? 쓰다 보니 성질이 나서 더 울컥하게 되네. 이게 현실적으로 가당키나 한 말? 물건너 갔지요, 갔고 말고요. 이탈리아와 카메룬은 브라질과 8강에서 맞닥뜨리지 않기 위해 기를 쓰고 경기에 임할 텐데, 사실 어느 팀이 이길지 장담은 못 하겠다만 지는 순간, 조 2위는 무조건 브라질과 붙으니 8강은 가나마나한 양상.... 골이 절대 많이 나올 수 없는 팽팽한 경기가 될 텐데. 무승부가 될 수도 있겠죠. 그렇다해도 한국은 가능성이 없지요. 그래서 나는 온두라스 전을 보지 않겠다는 말입니다....

나도 저 머리띠 하고서 마라톤 할까? 쿨럭............ 메시님~ 다음 경기부터 보겠나이다 찡긋.

사진이 떴나 싶어 보는데 앗.... 요즘 정신을 놓고 있었더니... 메시 선수가 출전을 했네요. 아악, 사진 보고선.... 이럴 줄 알았으면 아르헨티나 vs 호주 전 볼 걸...... 다음 경기는 메시 보면서 열렬히 응원해야겠다. 머리 흩날리는 그대 모습 멋지십니다... 직접 봤어야 했는데.... 참담한 얼굴로 경기를 지켜보느니, 또 이렇게 씹는 글밖에 올라오지 않을 텐데 그럴 바에는 메시 보면서 눈과 마음이 즐거운 게 훨씬 나으니까..... 축구 보면서 좀... 신나고 싶다! 누누이 말하지만, 경기에 지는 건 상관없지만, 저렇게 맥없이 경기 내내 참담한 모습을 90분 내내 보는 건 좀 곤혹스럽다. 재밌자고 보는데 다 보고 나면 스트레스가 마구 쌓이니까. 질 땐 지더라도 '그래도 잘했어' 하는 마음이 생겨 다독거려줘야 마땅한데 도저히 그럴 만한 구석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으니........ 속이 답답하니 안 보겠다는 거지. 안 보고 결과만 보는 게 차라리 나으니까..... 아르헨티나 전을 보면 그래도 메시님의 활약상을 보면 답답한 속이 뻥 뚫릴 거 같다 크하하하. 1:0으로 가볍게 호주 물리치셨구나.... :)

골 세레모니가 요렇코롬 사랑스러운 선수는 첨봤어 꺄악! 세상에~~~ Alexandre Pato 브라질 선수 :D

과연 온두라스 전 어찌 될까? 2패한 온두라스가 어찌 해줄지.... 우리가 독을 품고 해도 이길까 말까인데... 대승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지지만 마라 -_- 아니지, 1승은 하고 돌아와야 면목이 좀 서지 않겠니? 겨우 1:0으로 이기더라도! 유종의 미를 거두라 하고 싶지만, 돌아가는 양상을 보아하니 이런 말 하기도 참 민망하고 쑥스럽네. 아무튼 온두라스 전을 못 보는 건 심심한 사과를 전하고 남은 경기 잘 해주길 바라는 바요, 올림픽 대표팀.....

+ 역시 달릴 때는 이렇게 신나는 음악을 들어줘야 한다는 말씀........ 두번째가 되니 저질 체력이 더욱 여실히 드러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