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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 2008. 9. 2. 22:27

고서점으로 가는 길에 '짝퉁 레플리카' 파는 곳(왼쪽 벽 면에 사람들 모여 있는 거 보이죠?)이 있는데 터키 사람들의 축구 사랑은 뭐, 언급을 더 하지 않아도 그야말로 Fire- 갈라타 사라이 아느냐, 아는 선수 있냐. 이을용 선수가 한창 트라브존 축구 팀에 있을 때였으니 더 난리가 났었다. 꼬레아라하면 이을용 이야기하면서 거의 불꽃이 파바박 튄다. 그래서 생각해보면 여자들도 분명 축구를 좋아할 텐데, 여자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더 있었음에도 그녀들에게서는 '축구'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축구가 남성 전유물은 아닌데 말이다. 그래서 나 역시 짝퉁 레플리카를 마련..... 그나저나 얘는 어디 처박혀 있을까? 분명히 나는 샀는데, 절대 버리고 오지 않았다고요. 근데 입으려니 살짝 민망한 게 말야. 예를 들어 뒤에 선수의 이름이 아닌 '빤쭈' 뭐 이런 식으로 좀 웃긴 네이밍이 되어 있어서 그냥 기념삼아 샀다. 입고 다니면 얼마나 민망할까. 사람들이 아마 피식피식 거리고 웃을 거야. 아무래도 여행할 때 레플리카 하나 정도는 필히 챙겨가야 할 듯싶다. 혹시 알아? 축구사랑으로 통한 마음, 더 많은 인연을 만나게 될 지도. 여행 온 처자들이 레플리카에 관심을 지대하게 보이니 아저씨와 총각들의 관심 역시 엄청나시고... 기념 사진도 무쟈게 많이 찍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터키는 정말 한번씩 다 가보는 곳인만큼 이집트에는 덜 할지 모르나 나름 관광대국인에도 국민성이 워낙에 '호기심'으로 가득찬 따뜻한 민족이라 여행객을 절대 '찬 밥' 취급하지 않는다. 정말 우리는 식어빠진 여행객인데도 그들은 갓 나온 따끈따끈한 밥 대우를 해주니(왜 하필 밥으로 비유할까나? 쩝) 늘 고맙다. 사심이 섞여있든 아니든.. 중소 도시로 갈수록 더 훈훈한 마음을 끈끈하게 느낄 수 있으니 이 동네, 사랑할 수밖에 없잖아. 이것봐, 또 예찬이다. 끝도 한도 없다. 아니 터키 자랑은 내 자식새끼처럼 자랑하고 또 자랑하고 싶다. 관광객으로 넘쳐나는 나라에서 환대 받는 기분이 얼마나 고마운데. 그래서 오직 터키만은 가봤음에도 거듭 방문하고 있다고. 가난한 배낭여행자가 한 번 갔던 여행지를 또 가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잖아. 허나 불만이 딱 한 가지가 있다. 제발 유럽인 양 굴지 말아다오. 자네들은 중동국가다. 유럽의 물가는 제발 지양합시다.







사진을 통해서 다시 생각해보는데 분명 국경절이 아닌데......... 거리 곳곳에 터키 국기가 걸려있다. 아, 며칠 뒤면 아타튀르크 기념일이긴 했다만... 우리나라 국경일처럼 미리 걸어두는 건가. 유심히 본 적이 없어 이렇게 억측난무한 생각만 하고 있다.



코란책도 판매하고 있었는데 한 권 정도는 사올 걸 그랬나. 내가 보고 읽을 수는 없어도 저렇게 갖고 있으면 소장하는 것만으로도 왠지 뿌듯한 느낌. 그리고 휴대용으로 간편하게 자그마한 코란이 있으니 여행하다 사람들에게 어떻게 읽어요 무슨 뜻이에요 하고 한 문장씩 알려달라며 슬그머니 손 내미는 것도 꽤 좋은 방법인 듯한데. 물론 아주머니나 인상 좋은 아저씨에 한해서. 젊은이들에게는 굳이 들이밀 필요가 없으니. 그렇게 이방인이 가르쳐주세요 하고 웃으며 묻는다면 선뜻 좋아하며 가르쳐주지 않을가 하는 생각. 이집트에서는 아랍어로 온통 도배된 달력도 팔았었는데 그것도 사가지고 왔어야 했다. 날짜가 지나가는 것과는 별개로 그냥 집에 걸어두고 보는 것만으로 아, 그리운 그곳의 향취를 대신하기에 적절한 소품이 아니겠나 싶고. 기억했다가 다음에 가면 코란책 작은 걸로 사서 들고 다녀야겠다. 이쁨도 더 받고 싶고 나는 다신교라 이슬람에도 꽤 관심이 있다고. 개종까지야 '절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코란 암송도 하고 싶고 하루에 다섯 번씩 울리는 그 기도 시간에 나도 기도 올리고 싶고 이렇더라고. 여행을 다녀 보니.... 그러고 보니 가격도 안 물어봤다. 안 비쌀 거야 암암. 혹시 코란책 나도 한 번 갖고 싶다 하면 이야기하세요. 사드릴게요. 비싸지 않다면, 아마 안 비쌀 거라 생각함. 비싸면 흥정해야죠!


저기 멀리 안경남이 보이는구나. 저쪽 쯤에서 일하고 계셨구만. 나중에 찾아 가기는 쉽겠다!

말이 나와서 말이지만, 안경남 옆의 아해, 정말 느끼함의 절정체 아닙니까. 미안, 얼굴 갖고 뭐라해서.. 염소수염부터 어떻게 좀... -_-


태그에 '안경남' 보이나요? 터키 여행하다 보면 의외로 '안경'쓴 사람이 극히 드물다. 아니 거의 없다. 눈씻고 찾아볼 수 없을 정도. 뭐, 나는 개인적으로 '안경 쓴 남자'라면 한 번 더 눈이 가요. 그러니 터키에서 안경 쓴 남자니 더욱 눈이 갈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또 성격도 서글서글(나쁘게 말해 느끼느끼) 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 주고 받다 사진찍기 놀이도 하고 갖고 있는 폴라로이드로 두 분 사진도 증정하고, 이렇게 남발하고자 들고 간 폴라로이드는 아니건만 뭐 이성에게는 한없이 약한 게 죄라면 죄지요. 터키 사람들 초큼 느끼한 생김새를 지닌 터라 이렇게 '안경'으로 살짝 가려주면 느끼함의 강도가 좀 옅어진다. 이분의 탄탄해마지 않는 근육에도 뭐 눈이 절로 가긴 하네 쿨럭. 폴라로이드로 사진을 건넸지만, 책방 골목에 다시 가면 그때는 잊지 않고 현상해서 두 장 건네줘야겠다. 아르바이트생이라 지금은 일을 하고 있지 않았어도 얼굴 보면 주인장이 알아볼 테니 나중에라도 주지 않을까. 사진 뒤에 안 되는 터키어로 몇 자 끄적끄적인 다음, 당신의 몇 년 전 사진이에요. 안경 쓴 당신 모습 멋졌어요, 요런 입에 발린 멘트 하나 날려주고. 사진도 주고 코란도 살겸 들른 여기를 다시 갈 건데, 이 청년들을 다시 만나면 오우, 정말 반갑겠다. 또 다시 만났으면 좋겠고. 아마 예상하건대, 얘네 나보다 어릴 거야. 얘네는 액면가로 나이를 절대 판별해서는 안되니까. 다시 가면 아그들 이뻐해줄게. 그리고 코란 책도 사주겠어요. 아그들 가게에서. 사진까지 줬으니 싸게 싸게 해줘야 해요. 뭐 공짜로 줘도 굳이 마다하진 않을게요. 찡긋.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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