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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 2008. 9. 3. 18:36

베트남 론리플래닛에는 하노이에 가면 꼭 들러줘야 할 '베트남 커피'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커피 전문점에 요 가게가 소개되어 있다. 베트남 커피 특유의 걸쭉하면서도 진한.. 또 커피를 내리는 방식이 특이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나도 한 번 먹어볼까 싶어 들렀는데.. 론리에서 소개글에 빼놓은 게 있더라. '이 커피 전문점에 가면 아주 웃는 모습이 샤방샤방한 남자 아르바이트 생이 주문을 받으러 올 겁니다. 기분좋은 베트남 커피 서비스를 풀코스로 받을 수 있을 거에요' 뭐 요런 거? 요즘 왜이리 꽃돌이, 안경남... 거기에다 커피총각 어이쿠 딸뿡.. 가게는 건물 전체가 이 커피집이었고 3층까지 있고 2층으로 가니 약간 시끌벅적하기에 한 층 더 올라갔는데 아주 전망이 죽여주더라. 꼭대기 층에는 나밖에 없었던 터라 웃는 모습이 정말로 귀여웠던 저 총각이 오로지 나를 위해 서비스해주는 그 기분도 아주 쏠쏠하였도다. 박하 시골 마을에서 여기가 베트남이군 하고 며칠 심심하게 보내다가 오토바이의 지옥(?)을 내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는 거의 얼이 나간 상태에서 이 커피전문점은 정신을 챙겨주었던 공간... 다음은 혼자 또 뭘 맛있는 걸 먹으러 가지 하고 올곧은 정신상태로 돌아오게 해주었던 곳.



음음- 사진이 흔들린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대충 눈치 채겠죠? 떨렸던 게죠. 제 바로 옆에서 커피를 슥슥샥샥 만들어주시니... 옆에서 자세히 관찰하니 손놀림도 꽤 여성스러운 부드러운 손길이 이어지더라고요. 웃는 모습도 샤방샤방한데 말이죠.


베트남 커피는 이러한 드립세트가 필요하다. 처음 먹어보는 나로서는 저렇게 고운 손길로 한 번 정리를 해준 뒤에 한참이 되어서도 안 오고... 내가 저 뚜껑을 열고 먹어야 하는 건가 어찌해야 하는 건가 혼자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무렵.. 급한 성질을 못 참고 뚜껑을 살짝 열려고 하는 찰나에 샤방샤방 총각이 와서는 손을 내저으며 자신이 해주겠다며 기다리란다. 이런 것이 풀코스가 아니고 뭐겠는가. 아아, 메뉴판을 보면 정신을 못 차린다. 커피 종류가 너-무 많아서... 그래서 메뉴 고를 때 거의 식겁을 했다. 이 총각이 다 좋은데 영어가 안 되서 일반적으로 먹는 메뉴를 추천해달라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도통 알아먹질 못 하니.. 난감한 마음에 허허하고 웃다가 'Best' 하며 엄지를 치켜세우며 메뉴판을 가리켜도 묵묵부답. 그래, 이 청년은 센스까지 살짝쿵 없으셨다. 안타깝기 짝이 없는... 웬만하면 추천도 해줄 법한데 그런 건 애초부터 기대하면 안 되던 것.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그냥 아무거나 일단 찍고 보자... 해서 골랐다. 다음에는 베트남어로 '추천해줘요' 이 말이라도 꼭 알아가야겠다. 느긋한 마음으로 커피 나오는 거 기다리면 됩니다요.



세로 사진을 공개한 건 '떨렸던 마음'을 사진으로 보이기 위함이었고 사진에서 알 수 있듯 저렇게 하나에서 열까지 손수 일일이 그 자리에서 1:1로 커피를 내려준다. 만들어오는 게 아닌 손님을 위한 특별 이벤트라도 하듯 말이다. 그래서 더욱 기억에 남는다는.



쨘. 베트남 커피................. 맛은 음음- 선택은 늘 이 모양이다. 선택해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걸 본 적이 있어야 말이지. 너무 진한 커피를 주문했던 터라 저 커피 다 마시긴 했어도 진해서 완전 혼났다. 뭐, 나갈 때는 잘 먹었다는 소리를 하긴 했지만, 절대 절대 진한 커피는 다음에 안 시킬 테다. 베트남 커피도 은근히 맛있고 좋은데 왜 저렇게 샤방총각이 내려준 커피는 그리도 진했던 걸까? 하긴 사진으로 보니 실제로 마셨던 것보다 더 진해보인다. 베트남 놀러가면 커피 한 번 꼭 저렇게 특별 서비스 받아가며 마셔보셔요. 그 기분 아주 좋아요!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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