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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2008. 9. 22. 05:33

사랑하는 마도리(恋するマドリ),오오쿠 아키코 감독님 첫 작품!


엔딩곡 메모리즈 by Yui Aragaki


일본 영화는 즐겨봐도 이렇다하게 좋아하는 배우는 없다. 이를 테면, 일본 여배우 중 '아오이 유우'가 출연한 영화는 정말 빼놓지 않고 대부분 봤다.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의 출연작 중에서 혹 내가 빼놓은 게 있지 않을까 해서 못 챙겨본 게 있다면 다시금 챙겨본다. 이렇다한들 내가 아오이 유우를 좋아하는 건 아니다. 다만, 그녀의 작품 취향과 내 취향이 일정부분 겹쳐지기에 그녀가 고른 작품 성향을 믿고 주저없이 택하는 것 뿐이다. 엄밀히 말해 배우로서의 그녀가 좋은 느낌보다 출연한 영화들이 내게 와닿는 면이 많았기에.. 사랑하는 마도리에 그 유명한 '마츠다 류헤이'가 나와서 그의 많은 팬들이 본 모양이다. 왜 아직도 개봉을 안 하는지.... 나야 뭐, 사랑하는 언니가 쌍둥이 영화로 추천을 해주었으니 당연히 봐야했고 그닥 오늘 새벽 영화자체가 끌리지 않는 상태에서 하루라도 빨리 어떤 영화인지 궁금한 마음에 보기 시작했는데....... 첫 눈에 바로 들어오더라... '아라가키 유이' 첫 주연작품인데 그녀가 아니면 어느 누가 소화했을까 싶을 정도로 극중 '아오키' 역에 잘 어울렸고 보는 내내 기분좋은, 상쾌, 청량함 자체였다.... 그리고 마지막 엔딩곡..... 예쁜 얼굴만큼이나 목소리도 고왔다. 아오키의 테마곡이 여럿 등장했는데 엔딩곡 최고! 영화가 끝나자마자 엔딩곡을 찾아 헤맸고 처음 보는 신예 여배우 '아라가키 유이'를 찾아 인터넷 항해... 앞으로 더 지켜봐주고 싶을 정도로 앞으로 어떤 배우, 가수로 거듭날지 기대된다, 정말... 영화도 무척이나 좋았던 데다가 주목할 만한 배우도 또 한 명 생겨나 아주 제대로 들떴다... 이전 출연작도 있긴 한데 다 개봉 미정이더라. '와루보로, 우리가 가장 사랑한 순간' 주연급은 아니지만, 그녀의 모습이 보고 싶다면 언제라도 볼 예정....


그리고 '오오쿠 아키코' 감독님........ 감독 필모그래피를 애타게 찾아본 것도 오랜만이구나. 보통은 영화가 웬만큼만 괜찮다 싶으면 지나간 작품이나 진행중인 작품을 체크해두는 정도는 기본적으로 하긴 하는데.... 이번에는 오랜만에 남다른 기분으로 찾았는데 '첫 작품'이다, 세상에....... 그래서 더 영광스럽다고 할까? 꽤 유명감독이었다면 그럼, 그렇지 하는 마음으로 역시- 했을 텐데, 신예감독이라니.... 이 감독 또한 앞으로 주목해야만 하고 반드시 기억해야할 감독 이름이라는 것. 지루하게 본 사람들도 많긴 하지만, 그들은 그들일 뿐.. 잔잔하게 파고들면서 그녀, 그, 소녀의 마음을 세세하게 풀어준 것도 좋았고 늘 그러했듯 한 두마디의 대사에서 여러 생각의 파동을 일게 한다...


요즘 여러모로 마음이 심란해서 생각만 많아져있는데, 이런 나를 생글생글 웃게해준 영화. 일본어로 생글생글(번역이 이러했으니)이 '꼬리? 꾸리?' 맞나요? 일상에 정신적으로 지친 내게 미소를 전해주었는데 더 어떤 말로 이 영화를 칭찬하랴.. 그래도 추천을 하면서 당부한다면, 일본 영화의 '잔잔함'을 좋아하는 분들만 보시라는 거.. 그리고 남자분들은 상큼이 '아라가키 유이'때문이라도 꼭 보라고 하고 싶다. 여자인 나도 사랑스럽던데 남자분들은 오죽할까....











어제였던가. 지나치듯, 흘리듯 내게 달아주신 댓글 중에 아- 하는 새로운 시선으로의 환기를 하게끔 하는 말이 있었다. 종종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한 시각을 두루 가진 사람을 만나곤 하잖아. 무심한 듯 이야기하는 말을 가만히 듣다보면 스스로 아... 하고 깨닫게 되는데.. 나 역시 그런 경험을 자주 하는 편이고 그럴 때마다 내게 그런 생각의 전환을 해주게 하는 이들이 참 고맙다. 왜 정말 그렇게 생각을 못 한 걸까. 그런 발상의 전환이 일면 이전의 내 생각이 얼마나 틀에 박힌, 갇힌 생각인가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사람은 마음에 맞는, 열린 시각을 가진 이들과 두루두루 소통하며 살아야 한다. 일본 영화의 고마운 점도 이런 점에서 한 몫 하기도 하고. 잔잔한 가운데 톡 하고 던져주는 몇 마디는 나로 하여금 여러 생각들을 교차하게끔 해주니까. 어제의 그 말은 다른 이들에게는 별다른 말이 아닐지 모르겠으나 내게는 크게 와닿았고 일정 부분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됐다.


'가사를 보는 건 노래를 오해하지 않기 위해서'


이 말에 아... 그야말로 돌깨는 소리(생각의 전환이 되는 말을 들으면 자주 아- 하는 소리를 낸다) 작렬했다. 여태껏 나는 가사는 안봐요, 음색과 멜로디에 치중하다보니 가사가 들어오지 않아요 하는 구태의연한 말만 했었는데.. 나중에라도 가사를 찾아봐야지 하는 생각조차도 못 했다. 그저 내가 느끼는 대로 받아들이면 되는 거라는 나름의 개똥철학에 박혀서. 하지만, 나 역시도 인정한다. 내가 느낀 그 노래와 노랫말이 때로는 완벽하게 불일치하는, 아니 경악할 만큼 엇나가있는 경우도 발생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기는 게 허다했는데, 생각해보니 그건 음악을 좀 더 아끼는 방식은 아닌 듯하다. 그럴 거면 가사가 왜 있으며 굳이 가사집까지 친절하게 나와 있을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최종적으로 들더라. 새로 듣게 되는 음악들이든 그간 소홀히 한 이전 음악이든 노래에 대한 나만의 감상이 끝나면 최종적으로 뮤지션이 전달하고자 한 가사집을 보면서 그의 생각과 내 생각을 조율하면서 더 아끼고 좋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때마침 이런 생각을 품고 있을 시점에... 엔딩을 장식한 이 노래.... 정말 가사와 영화의 내용이 절묘할 정도로 딱딱 맞아떨어진다. 쌍방 간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진 듯해서 스스로 또 뿌듯해하는 중이다. 노래를 조금 더 알아간다는 거 좋은 느낌이었던 거다.



이건 아라가키 유이의 첫번째 앨범....... :D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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