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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2008. 10. 12. 01:23

비몽 , 김기덕 감독님





이 영화 리뷰를 쓸 것이냐 말 것이냐, 고민을 했는데 '오다리기 조' 때문이라도 흔적을 남겨야 한다는 일념하에 쓰는 거다. 자기색이 뚜렷한 감독이 그래도 이번 영화는 '그나마' 자신의 작품 세계관과 이나영과 오다기리 조라는 이 두 배우의 조합으로 절묘하게 잘 맞아떨어졌다 할 수 있는데.. 그래도 내게는 어렵다. '승화'라는 개념이 김기덕과 마주하면 이 의미를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파헤쳐야 한다. 나도 좀.. 물 흐르듯 감독의 작품을 이해하고 싶은데 그게 쉽지가 않다. 김기덕의 영화를 이해하려면 감성만으로 받아들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적절한 '이성'도 따라줘야 하는데 난 그게 되질 않으니.. 적어도 내 생각엔 오직 이성만으로 작품을 분석해야 하는 그 과정이 꽤나 피곤하게 느껴져서 참.. 영화에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니까, 친절하지 않은 감독이니까.. 그래도 그나마 좋았다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과 '숨'을 보지 못 했고 '시간'은 뜨악 스러웠고 또 불편한 감정만 줄곧 가지게 한 '해안선, 나쁜 남자, 사마리아,' 이 영화에서 보면 섹스, 피 그리고 종국에는 죽음이 등장해서 이 작품을 도대체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는 거냐 하고 손 놓고 있었던 게 대부분이다. 싫지는 않지만, 대놓고 불편하게 만드는데도 자꾸 보게 되는 감독이 내게는 '김기덕'이고 싫고 정말이지 불편해서 죽을 거 같은 감독은 '홍상수', 특히,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에서 그 '반감'은 최고조였지만, 그래도 난 홍상수표 영화를 본다. 아무튼 이렇게 불편하게 만드는 감독들도 쉬이 찾기 힘들기에 불편하면 불편한대로 감정 과잉반응을 보이는.. 영화 속에서 미묘하게 전해지는 싫은 느낌도 있지만, 객관적으로 놓고 보면 작품들에 자기 색채가 분명하니 안 볼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보고 판단하는 건, 관객 각자의 몫이니..


영화를 접하기 전에는 김기덕의 작품답지않은 캐스팅이라 생각했었는데 영화를 가만히 지켜보니 감독이 이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이 두 배우였기에 앞서 말한 '승화'라는 감정으로 이끌어내는데 더 설득력이 있었던 듯싶다.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배우라서 그런 게 아니라 확실히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내내 흘러가는 몽환적 분위기에 이나영, 오다기리 조만한 배우가 어딨으랴. 최적의 캐스팅이었던 게지. 두 배우가 아닌 다른 배우였다면 하는 건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오다기리 조 무대 인사








오다기리 조, 이 영화에서 유독 예뻤다. 물론, 잠에 들지 않기 위한 사투를 벌일 때 공포물 저리 가라 할 정도의 끔찍한 장면이 많이 나오기는 하나 비몽의 '진' 역할에서 보여지는 모습만 놓고 봤을 때 정말 맘에 들었달까. 이 남자가 소화 못 하는 옷이 세상에 어딨겠냐만은 저렇게 턱수염, 콧수염 모두 기른 채 머리를 모두 넘겨버리고 하나로 질끈 묶은, 영화 내내 검은색 코트를 입은 그는 정말이지... 예뻐서 한시라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영화 속의 '몽환적' 분위기와도 그는 너무도 잘 어울렸고. 텐텐에서의 그 어리바리한 모습을 본 게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영화 속 여배우보다 외모적으로 더 돋보인다는 거, 이게 가능한 일이냐고. 자주 이러한 모습으로 나와줬으면 좋겠구나. 이 남자, 솔직히 이야기해서 '이마 까서(?) 묶은 얼굴' 너무도 매력적이다. 정말 반해버리겠고나. 이 스틸컷에서 보이는 저 슬픔 가득한 눈망울도 어쩜.... 워낙에 개성이 강한 배우다 보니 이런 저런 영화에서 자신을 보여주는데.. 이번 영화에서의 저 '절제된 눈빛'만큼은 이 처자, 애간장을 녹였다. 그것도 말이지.. 아주 사르르르르...... 그러니 영화에 대해 딱히 왈가왈부할 게 없음에도 오다기리 조가 주연한 작품이니, 게다가 한국 영화에 기꺼이 출연한 거라 이렇게 입에 거품을 물 수밖에 없고나. 너무 예쁘다........ 우리 오다기리 조......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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