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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ove 2008. 11. 8. 15:58


남성이 여성에게 불러줘야할 자장가 (여성용)


얼마 전, 짧지만 결코 짧지 않은 문답에서 지금 듣고 있는 노래에서 '너무 축축 늘어져 못 듣겠다'라고 살짝 언급한 니코의 노래인데, 이 노래도 참, 이 계절에 듣기에 참 오묘하다. 묘한 것보다 더 묘한 게 '오묘한' 것 아니겠는가. 니코 앨범 대부분 곡 분위기가 비슷해서, 아니, 다른 곡을 듣고 있음에도 그 곡이 그 곡같은 느낌에, 우울이 음습해오는 그 기분이 참.. 계속 듣고 있노라면 내 기분이 바닥까지 꺼져버릴 거 같아서 선뜻 플레이 버튼이 눌러지지 않고 있었다. 이것 역시 '강변 살자' 이 곡이 내 마음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그랬다. 향뮤직에서만 판매하고 있다는 '자체 제작'한 니코의 1,2집 합본(나름 한정판) 보자마자 몇 곡을 미리 듣기로 들어보니 나즈막히 읊조리는 음색이 좋았고 또 '한정판'에 혹해서 사야겠다고 집어들었다.



여성이 남성에게 불러줘야 할 자장가 (남성용)


'강변 살자' 이 노래, 들으면 들을수록 '자장가'로 하기에 손색이 없을 곡이더라, 내게는.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는 줄 알았는데 '아, 가희야' 내 귀에는 이렇게 들렸건만, 가사집을 보니 '아가야' 였다. 세상에.. 왠지 낯간지러운 듯 하지만, 아련하면서도 free가 유난히 강조되어 들리는 느낌이라, 물론, 이 곡을 만든 니코가 내 곡을 웬 자장가로? 하고 의문을 품을 수도 있겠다만, 그만큼 편안하면서도 좋았다는 이야기니까. 가끔 자장가 느낌의 곡이 그리울 때가 있는데 요즘에는 그러한 분위기가 나는 곡을 마주하기가 예전보다는 많이 어렵더라. 잔잔하다고 해서 다 자장가스러울 수는 없잖아. 예전  the innocence mission의 Bye-lo 노래를 들으면서도 내가 앞으로 누군가에게 자장가를 불러준다면 나는 '무조건 이 곡으로 할 것이오' 하고 생각했었는데.. 안타까운 건, 이 곡이야하고 마음을 먹었음에도 아무도 아무도 아무도 아무도.... 불러 달라는 사람이 없었다. 이 얼마나 슬픈 현실이란 말인가. 내가 노래 연습도 얼마나 혼자서 많이 했었다고 풉- 2년 전, 여름에 이 곡을 알았으니 그때는 불러주고 싶어도 그럴 사람이 없긴 했었다는 그럴 듯한 이유는 있지만 아무튼.. 난 불러주고 싶은 자장가가 있다고요.


아무튼 '섬집 아기'류로 대표되는 자장가들은 너무 흔하기도 하고 더군다나 이 곡은 여성이 부르기에 더없이 좋은 곡이었다면 왠지 니코의 강변 살자 이 곡은 남성이 여성에게 불러준다면 뭐, 더 바랄 게 없는.. 남자들이 불러주기에 좋은 자장가곡. 이 곡을 나만 자장가스럽게 느끼는 건가. 듣고 또 들으면서 내 머릿속에 꽉 찬 생각은 제2의 자장가다, 내가 발견해낸? 이런 느낌이었다고. 너무 감정에 심취한 탓에 노래 제목은 강변 살자인데 '나랑 살자'로 느껴졌고 '아가야 이리 오렴, 눈을 감아 내 품으로' 이 부분에서는 아, 당장에라도 그의 품으로 뛰어들지 않으면 큰일 날 거 같은, 따스한 체온이 느껴지는 그의 품에 안기고 싶은... 이런 느낌으로 이 노래를 몇 날 며칠 들었더랬었다. 원곡의 분위기는 아주 따스한 내음을 주는 곡이건만, 나는 이렇게 혼자서 마구 내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던. 아 정말.. 내 품으로 이 부분에서는 아........... 만 연발하게 만들다니, 뛰어들어가고 싶은데 그럴 곳이 없는 (아, 죄송합니다 니코님) 지금의 내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달까. 허벅지를 찔러야 하는 이 내 심정 참... 쓰고 보니 곡 리뷰가 아니라 '신세 한탄'이 되어버렸다, 이해해주시리라 믿사옵니다, 이웃블로거 분들;;; 요즘 이렇게 지지리 궁상떨며 살고 있다는. 그만큼 나는 이 곡이 너무너무너무 좋습니다.


말은 이렇게 해도 나처럼 니코 앨범을 들었을 때, 초반의 우울함만 잘 버텨낸다면 양질의 곡을 입맛대로 마음껏 흡수할 수 있는 앨범이다. 기타 선율과 보컬 분 목소리가 얼마나 좋다구요. 그래서 내가 듣는 내내 '양기'를 마음껏 들이마셨다는 거 아닙니까 푸핫. 난 음악만으로도, 어떠한 육체적 접촉(?) 없이도 양기 보충이 되는 놀라운(?) 초능력을 지닌 사람이니까. 아아, 요즘 감정 과잉상태라 상태가 조금 므흣한 걸 이해해주시길 간곡히 부탁. 계절이 계절인 만큼! 뭐, 그래서 요즘같은 계절에는 절대절대절대 여성 보컬 목소리를 섭취할 수가 없다는 슬픈 현실이라니...





요며칠 계속 흐린 날씨에 비도 내리면서 바람까지 을씨년스럽게 불어주면서 사람 마음까지 오묘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덕분에 술 마실 일은 더욱 많아지고. 아, 여자 혹은 '감정'을 지닌 사람이라 날씨 변화에 그 날 하루의 감정이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는 상태다. 아침에 비가 오면 차라리 청량하니 좋은데 희뿌연 날씨에 으스름한 저녁 무렵 비가 추적추적 내리면 도통 마음이 안 잡히니 말이다. 오늘도 어제 과음한 탓에, 무려 1차에서만 6시간 30분을 술만 마시는 초유의 사태 발생;;; 이런 적 처음이다. 한 곳에 오래 있어도 세 시간을 못 있건만, 세상에 오후 8시부터 시작해서 새벽 2시 30분에 그날의 술자리가 파하다니. 물론, 어젯밤의 술안주의 대화거리는 정말이지 '최고'였다. 내 어찌 어젯밤 우리가 나눈 그 이야기를 잊을 수 있겠느냔 말이지. 어제 집에오자마자 뻗지 않았더라면 취중 포스팅을 했을 터이고 그러면 아마도 수습못 할 적나라한 포스팅이 올라와 아침에 일어나 얼굴이 발그스레~ 해졌을 지도 모른다. 잘 뻗었다.


늬엇늬엇 일어나 창밖으로 보이는 스산한 분위기의 날씨를 보니 어제 술먹고 뻗길 잘 했구나 싶은 생각이 스멀스멀. 요즘 날씨 도대체 왜 이런다니. 나처럼 광합성 하기 좋아하는 아해는 햇볕을 쬐야 몸과 마음이 유들유들해진단 말이지요. 그래서인지 날씨때문에 마음이 축 늘어진 것처럼 가라앉아 있다. 이건 뭐, 너무 차분하다 못 해 무념무상의 초월을 통달해버린 그저 멍한 상태로 몇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우울한 감정은 아닌데 몸의 에너지가 소진되어 버려 기운이 없다. 오직 '광합성'만이 내게 새로운 에너지 기운을 불어넣어 주는데 말이야.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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