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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2008. 12. 7. 16:57





EBS 세계 테마 기행 하림씨의 '나미비아' 4부작 중 한 편을 오늘에서야 보았다. 1편은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나미비아로 가는 여정과 '나미브 사막'을 볼 수 있었던.. 내 눈에 비친 여행자 하림씨의 모습은 천상 여행쟁이의 기운을 타고 나신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옷차림에서부터 여행을 즐길 준비가 되어 있는 듯했기에. 전체적인 모습에서 '자유로움'이 물씬 느껴지니 말이다. 헌데 의외였던 건, 디카가 아닌 집에서 오래된 '자동 필름 카메라'를 챙겨와서 사진을 찍고 계셨다는 거다. 찍고 확인하고 마음에 안 들면 다시 찍는.. 그러다보면 카메라에 매이게 된다고. 카메라가 있는 듯 없는 듯, 기억으로서 남는 것만으로 된다는 말을 듣고 끄덕끄덕했었다. 역시, 그답게 배낭 뒤에는 조그맣게 생긴'하와이안 기타'도 따로 챙겨오셨고. 보면서 내내 느낀 건, 같이 동행하는 저 여행객들은 무슨 복을 타고 났을까 싶더라. 너무 부러웠다는 소리 외에는 어떤 말도.. 하림씨는 음악하는 모습 외에는 볼 수가 없었는데, 나미비아 편을 보면서 그의 '소년스러움'에 배시시 웃음짓게 되더라. 아일랜드로 2개월간 음악 공부하러 갔다는 사실도, 그리스 여행을 하셨다는 것도 새로이 알았고 또, 자연의 모든 것을 악기의 소재로 생각하는 천상 음악인.. 갈대를 보자마자 소년처럼 폴짝 폴짝 뛰어가더니 구멍을 내어가며 얘네는 아주 튼튼하고 질좋은 갈대라며 즉석에서 '피리'를 만들어 내시더라. 그 소리 또한 일품이었소.









천상 음악쟁이라는 수식어구를 붙여도 아깝지 않을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모든 것에 동화되어 가고 있었고 자신이 흡수한 것들에 그 특유의 감성을 덧붙여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었다. 나미브 사막 근처 '듄45'라는 거대한 모래 언덕에 앉아 사막을 바라보며 즉석에서 '흙 먼지 바람'을 만들어 부르시는데, 그 느낌을 뭐라 설명해야 할까. 그래서 4부작을 쉬이 한 번에 다 볼 수가 없을 듯하다. 매 편마다 음악을 들려준다면 당연히 더욱 감사해하며 받아야 하기에 아껴가며 보아야겠지요. 아티스트라고 모두 이러한 감성을 지닌 건 아닐 터인데, 사람의 마음을 아주 천천히, 조금씩 움직이게 하는 하림씨만의 음악적 감성에 고맙기만 하다. 나미브 사막과 모래바람, 모래언덕에 기타소리와 함께 하림씨의 목소리가 이 공간을 꽉 채워주는구나. 음악을 가만히 귀기울여 듣고 있으니 가슴이 시원하게 트이는 기분이다. 그곳에 가지 않았음에도 마치 같은 공간 속에 존재하는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하림씨의 감성...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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