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 다음에 신나고 즐거운 포스팅을 할 수도 있지만, 아직 왁자지껄 하려는 마음의 준비가 안 된듯 하여 지난 여행 사진을 보다가 베트남의 호치민에 있는 차이나 타운안에 모 절에 들른 기억 하나를 풀어놓으려고 한다. 묵혀놓을 줄로만 알았던 사진이었는데, 적절한 시기가 되니 저 사진을 보는 순간, 그 당시에는 별 의미없이 찍어두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에 와서야 다시 찬찬히 보니 괜스레 마음이 더 숙연해진다. 피어오르는 저 연기처럼 아무런 미련없이 자유로이 훨훨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사찰에서 연등을 다는 것처럼 중국인들은 꼬깔콘 모양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형상의 등을 다나 보다. 중국에 있는 절을 가보질 않아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베트남을 상징하는 삿갓 모양과 유사하니 베트남 속의 중국 문화가 융화되었다고도 볼 수 있겠고,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 이 때가 시기적으로 새해 초였으니, 이런 저런 소원 성취를 바라는 글귀들이 더 많을 수도 있었겠다. 사실 저때 저 꼬깔콘 등을 볼 때에도 같은 불교 문화권이라 응당 연꽃을 상징하는 문양의 등일 줄 알았는데, 예상밖이라 신기해하긴 했었다. 사찰을 들르면, 나도 내 소원 하나쯤은 꼭 한글로 적어두고 와야지 하는데, 그 당시에는 그걸 새카맣게 까먹어 버리니 원. 그리고 중국 사람들은 대단하다. 그들 특유의 상인 기질은 타고났기에 전 세계에 어디든지 그들의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으니, 어찌 위대해보이지 않을 수 있을까.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보니 (요 프로그램, 김c 아저씨가 해설한다! 꺄오~ 완전 신난다는) 아르메니아 편이 나왔는데, 그 사람들 역시도 상인 기질을 타고난 민족성이라 하니, 제2의 중국이구나 싶더라. 그렇다 하더라도 코카서스 3국 중의 하나인 '아르메니아'는 중국과는 다르게 언제나 '호감'이다. 중국 땅은 두 번 밟아 봤으니, 굳이 더 안 가도 되고말고. 한 번은 실크로드 여정, 마지막은 친구 방문차 들른 거였으니 그걸로 됐다. 전세계에 차이나 타운이 없는 곳이 없잖아. 누가 내게 세계 지도를 펼쳐두고서 딱 한 군데만 가기 싫은 곳 고르라 하면 선택에 있어 망설일 필요가 없다. 바로 '중국'이니까 쿨럭. 나, 중국 너무 싫어한다. 그것도 대놓고. 이해 요망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