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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2009. 10. 16. 23:43




공기 인형 BY 고레에다 하로카즈 감독님

아무도 모른다, 영화를 좋아한 사람들이라면 일단 고레에다 하로카즈 감독 영화는 장르 불문하고 무조건적으로 보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서 나는 아직 '걸어도 걸어도'를 못 봤다. 반성합니다. 아무튼, 기대치가 커서인지 별다른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좋았다, 별로다를 떠나서 영화 속 대사의 한 구절만 떠오를 뿐이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삶, 결여, 채우다' 이 단어들의 조합이다. 삶이라는 것은 인간 자체가 결여된 존재로서 세상에 태어난 것이기에 다른 사람과 함께 해야만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줄 수 있다' 라는 말. 이 구절이 계속 머릿 속을 맴돌았다. 그 문장 하나는 뇌리에 깊이 박혔으니 그걸로 됐다. 메시지 하나만큼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게 해줬으니까. 그런 면에서 보면 임팩트가 강한 영화임에는 틀림없는 듯 싶다. 'LIFE' 이 단어에 대해 저마다 가지고 있는 정의가 있을 것이다. 나역시 그랬고 이 영화의 그 구절을 떠올리면서 일정 정도 미세하게나마 '가치관의 변화'가 생겼다고 할 수 있으니까. 사람이란 것이 '결여'된 존재라는 자체에서 마음이 좀 뒤흔들어지긴 했다. 그건 아마도 내가 미처 생각지 못 한 부분이라서 그렇다. 사랑하는 사람이든 아니든 누군가와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건 알았지만 그 시작점이 '결여'였기 때문에 그랬을 줄이야. 그래서 감독의 그 논리에 아주 제대로 수긍하는 중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나니 사람이란 존재가 태초부터 그러하다면 과연 혼자서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자신이 없어졌다는 것도 인정한다. 사람의 눈이 아닌 속은 텅빈, 오직 공기를 주입해야만 삶이란 것을 영위할 수 있는 인형의 시각에서 그려내었기 때문에 꽤 지독하게 외롭고도 공허한 영화이기도 했다. 그래서 선뜻 보라고 추천은 감히 하질 못하겠더라. 분명 개봉은 할 테지만. 난 이런 줄도 모르고 구체관절 인형의 이야기인 줄 알고서 오싹한 호러물이면 어쩌나 하고 보기 전부터 긴장했다는 말이지. 아, 영화가 끝날 무렵 '엽기 코드'도 적당히 가미되어 있다. 일제히 영화관에 있는 사람들이 '허어어어억~' 하는 소리가 난리도 아니었다. 웃으면서 말하지만, 다 보고 나오면 쓸쓸한 기분에서 헤어나오기가 참으로 힘들다아, 그리고 요건 몰랐던 사실.... 특별출연으로 우리 '오다기리 조'가 나온다 꺄악. 머리를 올빽으로 질끈묶고 나오시는데 멋져요. 그가 나오는 순간, 또 극장 안이 술렁거렸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사전 정보 없이 쨘 하고 등장을 해주셨으니.



출처 : http://creamy.tistory.com/873

개봉 전, 와세다 대학에서 토크 이벤트를 했다고 하네요. 저 모습 그대로 우리에게 나타나십니다. 눈에서 하트가 뿅뿅 나올 지경. 너무 잠깐 나와서 그게 아쉽다면 엄청 아쉽죠. 아마 피프 기간에 공기 인형 GV에 오다기리가 방한 한다 했으면, 저는 쌈사페 포기했을 지도 캬캬캬캬캬. 물론, 그것도 예매 이벤트에 성공을 했을 경우에 한해서지만. 잠깐 뵈었지만, 좋았습니다 으흐흐흐흐.........





+ 덧붙인다. 이 영화에 '배두나'의 출연 자체가 어느 정도는 논란이 되고 있더라. 그 무슨 어이없는? 감독님의 명성을 안다면 어찌 그런 말을 입에 담을 수 있을까... 그 말을 듣는 순간 나야말로 '불쾌'하기 짝이 없다. 그 논란의 단어들을 열거하면 이렇다. 위안부 문제, 왜 '일본 영화'의 섹스 인형 역에 '배두나'는 무슨 생각으로 그 역할을 맡았나, 영화를 본 사람으로서 그저 헛웃음만 나올 뿐. 자, 생각해봐라. 물론 섹스 인형 역을 맡아야 하는 여배우이기에, 노출신은 어쩔 수 없다. 단지 그게 일본 성 문화의 중심에 있는 성적 노리개 역할 (아, 이것도 굳이 갖다붙이면 그렇다는 거다, 억지로 말 만들기도 어렵네) 을 한국 배우가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눈에 가시같은 거라,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되는 건가. 고레에다 하로카즈 감독님의 러브콜을 받고 싶어도 못 받는 배우는 부지기수다. 그러니 영화 배우의 입장에서 그게 어떤 영화이든, 감독님의 영화에 출연을 하고 싶은 건 당연지사. 노출신이 대부분인들 그게 문제일까. 욕하는 인간들의 문제는 바로 '일본 성적 노리개' 역할이란 자체에 대해 반감을 안고 있는 듯. 말로 떠들지 말고 영화부터 한 번 보시고, 감독님의 필모그래피도 훑어본 다음에 왈가왈부하는 게 순서 아니냐.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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