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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2009. 10. 28. 01:12



말을 덧붙일 필요도 없다. 그저 '당장' 가서 봐라, 이 말 외에는. 나는 SF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이다. 우주선과 외계인, 우주공간 이 조합들만으로도 '절대 안 봐' 하는 쪽? 참고로 '배틀스타 갤럭티카' 드라마, SF 장르에 흥미가 있는지 없는지 알아보려면 얘를 일단 보고 이야기하자길래, 그래? 이번 기회에 편견을 깨봐 하면서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약 5초였나 바로 창을 닫았다. 우주전쟁 일촉즉발 상황에서 우주선 하나가 덩그라니 보이길래 대사가 나오기도 전에 -_- 이 정도로 SF 장르에는 쥐약이다. 엄밀히 말하면, 우주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에 대한 상상력의 부재다. 내게는 넘사벽인 셈. 디스트릭트 9의 장르는 분명 'SF'다. 허나, 지금껏 그려진 SF와는 차원이 다른, 기존의 발상을 뛰어넘은 수작 중의 수작. 그러니 굳이 SF에 흥미없는 사람도 이 영화만은 좋아할 것이다라는 테두리 안에 이 영화를 가둘 필요도 없어 보인다. SF를 싫어하는 데다 그쪽으로는 일자무식인 내 눈에 분명 우주선과 외계인은 등장하지만, 우주라는 공간이 아닌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에서 일어나는 인종차별 상황, 극악한 거리치안 문제,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범죄율, 이러한 불안요소들을 떠올려봤을 때, 머나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거다. 이 영화는 우주의 또다른 행성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상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니까. 바로 우리와 호흡하며 살고 있는 지구 반대편의 참상을 빗대어 사실적으로 적나라하게 말해주고 있는 영리한 정치물이잖아. 그리고 B급 무비 장르에 열광하는 나로서는 '좀비'의 잔악무도한 짓거리를 좀 좋아한다. 이 영화를 B급이라 부를 순 없지만, 일단 저예산에, 관련 글을 읽어보니 피터 잭슨이 6분 단편을 보고서 이 대작을 만들었다지? 페이크다큐로 영화가 시작되니 B급으로 굳이 꼽으라면 꼽을 수도 있겠다. 솔직히 속은 살짝 거북했다. 외계인 전용 무기로 쏴 제낄 때 피철갑이 되는 건 좀비 영화에서도 흔하디 흔하게 봐왔으니 고건 괜찮은데, 역시나 갈기갈기 찢고 뜯어먹는 씬은... 그리고 우리 크리스토퍼 아들래미 너무 똑똑하지 않던가요? 외계어로 솰랴솰랴 하는 그 말도 자꾸 들으니 정겹고 처음에는 징글맞았는데 자꾸 보다보니 애들이 귀엽더라는. 디스트릭트 10은 안 나오겠죠? -_- 안 나올거면 10구역으로 옮겼다는 말을 말던가 끄응......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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