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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 2009. 11. 13. 23:58


팔미라의 선 호텔에서 제공하는 석식입니다요. 어찌나 맛있는지, 늘 배고파를 외쳐대는 건장한 성인 남녀였음에도 불구하고 딱 몇 숟갈만 들고 바로 놔 버린 잊지 못 할 음식. 나, 식성 끝내주게 좋은데도 저 음식은 사람이 먹을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숟가락이 들어있는 국의 주재료는 양고기, 양고기 좋아합니다, 사랑하지요, 그러나 대체 뭘로 간을 맞췄는지 사진에서 느껴지는 그대로 완전 니글니글 거립니다. 거기다 따뜻하기는 커녕 식어빠졌으니 그걸 어찌 먹겠나이까. 단적으로 예를 들자면, 삼겹살 구을 때 나오는 기름들을 모아서 거기 양고기를 풀어 매콤한 양념을 한 맛? 우웩. 풀떼기 옆에 있는 튀김으로 추정되는 음식은 한 입 베어 먹은 순간 비릿한 냄새가 코 끝을 자극하는데.. 여행 다니면서 이렇게 최악의 음식은 여기가 단연 선두다. 워스트 중의 최고. 따라올 식당이 없도다. ezina님. 바로 이 음식입니다. 안 먹기 잘 하셨죠? 주인이 그새 바뀌었나 봅니다. 여기 선 호텔, 싸가지가 바가지였거든요.




팔미라에 저녁 늦게 도착하지만 않았어도 최악의 음식을 맛보진 않았을 텐데.. 그래도 다행히 주변 레스토랑들은 양호했다. 하지만, 꽤나 짜게 나오더라. 구박쟁이 오빠와 주문을 하긴 했는데, 음식 나온 모양새가 살짝 우리를 당황하게 만든다. 아니 이보세요, 스파게티에 아무런 소스없이 그냥 삶은 채로 그대로 나오는 건 대체..... 면과 토마토 드레싱을 따로 먹으려니 참 거시기. 이 메뉴 이름이 뭐였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데 설마 토마토 스파게티+ 튀김 감자는 아니겠지? 저게 어떻게 스파게티야........ 면도 식어빠져가지고선.....





내가 시리아에서 가장 사랑하는 동네, '우리 집= Hama' 라고 곧잘 부르던 이 곳 리아드 호텔의 유명인사 '압둘라' 아저씨에게 저녁 초대를 받았다. 중간에 아주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닭요리는 압둘라 어머니께서 손수 해가지고 오신 음식. 맛이 끝내줘요. 아저씨가 정이 많아서 파티 하는 걸 좋아해요.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연말되면 숙소에 있는 여행객들과 광란의 파티를 하신다고 하더라고요. 워낙에 유쾌하신 분이니. 저는 연말에 다른 곳에 있어서 현장 분위기를 직접 못 느낀 게 두고 두고 아쉽다는. 숙소에 있던 모든 사람들과 다같이 음식을 먹었고 저는 말이죠, 너무 많이 먹어서 음식을 다 먹고 화장실로 뛰어갔대요, 풉. 초대가 예정되어 있던 날, 초대씩이나 해주셨는데, 빈손으로 갈 수가 있나요. 그래서 일행이었던 언니들과 수제 쿠키점에 가서 예쁘게 담아 감사한 마음을 표시했지요. 중동에는 초대 받았을 때, 이렇게 초콜릿이나 쿠키로 답례를 하는 게 일반적인 문화라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집들이 가면 자그마한 걸 사들고 가듯. 메인 요리 뒤, 왼쪽에 보이는 건 일명 '훈제 닭 볶음 덮밥'인데 짭조름하니 꼬들꼬들한 밥의 맛이 일품. 시리아에 가면 '펠라페' 라는 걸 꼭 먹으셔야 하는데, 터키 케밥과 맛이 비슷한데, 이집트보다도 길거리에서 파는 시리아표 펠라페는 궁극의 맛이라는.... 리아드 호텔 근처에 햄버거 가게가 있는데 그때 가격으로 35리라였는데 우리 돈으로 1달러도 안 한다는 거죠. 와퍼 보다도 양이 더 많아요. 먹고 나면 두 끼를 한 번에 먹은 느낌? 매일 매일 먹어도 질리지도 않고. 이 가게 발견했다고 좋아해서 방명록에 그때 열심히 지도 그려놓고 꼭 가세요 적어놓은 것도 있는데... 시리아에 가면 살이 포동포동 찔 수밖에 없어요. 후식으로 망고주스는 필수고요. 양도 많으면서 25리라면, 그때 당시 환율로 5백원도 안 한다는 소리. 워낙에 인심이 후해서 더 달라면 더 주거든요. 매일 드나들어 눈도장 찍으면 아저씨들이 월매나 좋아해주신다고요. 아, 시리아............ 이렇게 적고 나니 시리아가 그리워지잖아 어휴......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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