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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2009. 11. 30. 14:40



한국의 재난 영화 '해운대'도 안 본 내가 무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2012'를 본 건, 친구의 강력 추천 아래 '예고편'을 봤기 때문이다. 실로 대단한 영화라고 생각은 했지만, 3분 여의 예고를 본 순간,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지는.. 예고를 보면서도 보고나서도 외마디의 감탄사 외에는 어떤 말로도 표현이 안 되었던 그 영화. 3D에서 봤었다면, 아마 나는 지독한 두통에 시달렸을 것이다. 일반 상영관에서 보는 데도 재난의 폭격 현장은 그곳에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느낌 때문에 현기증마저 일었으니까. 유치한 스토리 전개며 뻔한 결말은 재난 영화의 필수 조건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돈 주고 봐야 하는 이유는 인류의 대재앙의 실체를 미리 체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향후 몇 십 년간은 재난 영화에 한 해서는 이 영화를 뛰어넘을 작품을 만나기는 힘들 테니까. 그래도 마지막 마무리는 좋았다. 왜? '희망봉'이 인류가 찾은 대안이니까. 굳이 덧붙일 말도 없고 이 리뷰아닌 리뷰는 '나, 재난 영화 봤다' 인증샷. 이 영화의 작품성에 대해 왈가왈부할 것도 없고 어차피 '재난 퍼포먼스' 에만 초점을 맞추고 감상했기에 그 장면들 만큼은 죽여주게 잘 봤다, 이 말이 하고 싶었더랬다. 2012년 12월 21일. 왠지 기억해두고 싶네.

+ 예고편 초반에 왠지 인디펜던스 데이 느낌이 물씬 하더니만, 역시 그 감독님이었다. 고질라, 투모로우, 아.. 취향이 아닌 영화라고 다 무시해버리진 않기에 얼떨결에 다 봤던 작품들인데 그닥 인상깊지도 않았고 기억하고 싶은 감독님 이름도 아니었던.. 영화가 말해주듯 가진 자가 생존하고 영화 역시 돈을 쳐들인 만큼 스케일에서도 지금까지의 재난 영화는 다 잊어라 이런 모토니.. 감독님 필모그래피에 2012를 통해 큰 획을 그었다면 그었겠다. 하지만, 나는 감독님 이름을 기억하지 않을 거라는 거. 누군가 부추기지 않는다면 그의 새로운 작품을 다시 볼 일 없는? 예고로만 넘겨버리기에는 감질나서 이 영화의 결말이 궁금했더랬다. 비록 뻔했지만.... 뻔한 스토리 라인을 끌고 가려면 감동이라도 있던지 이건 뭐. 감동도 없지, 재난 장면 하나 빼놓고는 참혹하게 무너져버린 영화 아닌가.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가 중요한데, 어쨌든 내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이 감독님의 지휘 아래 탄생하는 작품들은 죄다 유치할 수밖에 없다는 거다. 전작들이 그러했듯이.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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