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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2009. 12. 28. 02:32


수도 더블린에서 차로 3시간 거리에 있는 아일랜드 인들의 음악의 고향인 '골웨이'에서 만날 수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클라다 링' 이다. 결혼 반지로 널리 알려진 이 반지의 존재를 나는 처음 알았고 이 반지는 끼는 법이 따로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없으면 하트가 바깥쪽으로 향하게, 약혼하는 사람이 있다면 하트가 안쪽으로 향하게' 식당이나 바에서 사람들의 손을 보면 애인이 있는 지 없는 지 안단다. 다들 다이아몬드 몇 캐럿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데, 이렇게 영원한 사랑을 담은 의미깊은 반지가 더 특별하지 않나? 아일랜드에 갈 일이 있다면 필히 클라다 링을 사서 손에 내내 끼고 다닐 거다. 혹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프러포즈 하기 위해 이보다 더 뜻깊은 반지가 어디 있을까. 어디 미래의 피앙세를 위해 미리 사둬 볼까요? :p




'모허 절벽'이란 곳인데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저렇게 위험하디 위험한 곳에... 세상에... 안전 장치가 하나도 없다. 스릴 하나만큼은 죽여준다. 매년 사람들의 추락사가 심심찮게 일어나는데도 관광객들은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찾는다 하니. 그만큼 절경 하나는 끝내준다. 함부로 바위에 올라가지 말라고 하지만, 사람들은 정말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법. 마지막 사진에 하림이 아슬아슬한 저 바위의 끝에 걸터앉아 있는 것처럼 나도 저 공간에서 그곳에서 펼쳐진 대서양 그리고 바람을 한 번 제대로 느껴보고 싶어진다. 사진을 찍으려면 저렇게 엎드려서 찍을 수밖에 없는. 왜냐면 바람이 하도 강해서 바람 때문에 떠밀려 추락한 적도 많다고 하니, 아름다운 만큼 위험천만한 곳임은 분명하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감히 갈 엄두조차 못 낼 것 같은... 나야 대환영.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 음악과 문학의 도시. 원스 영화에서 봤던 것처럼 거리에는 '버스커' 들이 곳곳에 있다. 걸어 다니기만 해도 아마추어 뮤지션들의 음악을 언제 어디서든 들을 수 있는. 아일랜드는 펍만 1만 개가 있다고 하니, 아 정말 음악을 사랑하는 도시에 그 음악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 줄 아는 아일랜드의 시민들. 더블린은 도시 여행이 얼마나 즐거울 수 있는 지 보여주는 몇 안 되는 도시 중의 하나 라고 했다. 벤모리스, U2, 크랜베리스, 에냐.시니드 오코너 뿐만 아니라 내가 작년에 급 좋아하기 시작한 '스크립트'도 아일랜드 출신 뮤지션 아니겠는가. 거리 곳곳에는 우리처럼 여러 상점의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불협화음의 노래가 아닌, 거리의 뮤지션들이 저마다의 공간에서 그들의 재주를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사람들은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주고 흥겨워하고. 공연 하나 보려면 공연장을 찾아야 하는 우리네와는 차원이 다른 문화였다. 세계 각지에서 음악을 하려고 다들 아일랜드로 모여들고. 거리에는 아름답고 조화로운 음악들이 넘쳐난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있어 아일랜드는 천국과도 같은 곳. 아일랜드가 이처럼 매력적인 나라였다니. 하긴, 여행 서적의 바이블 격인 론리플래닛에서 세계에서 가장 친절한 나라로 '아일랜드'를 뽑았으니 말 다한 것 아니겠는가. 유머러스한데다 예술을 사랑하는 게다가 이방인에게 친절하기까지한. 기네스 맥주의 본산지이기도 해서 제대로 된 기네스 맥주를 맛볼 수도 있을 뿐더러 그 유명한 '아이리시 커피'에 우리처럼 짝퉁 위스키 액 첨가가 아닌 제대로 된 위스키를 바탕으로 커피를 맛 볼 수 있으니 그것도 참말로 좋다. 술 좋아하는 민족이라는 점도 상당히 맘에 들고. 여름이면 해가 늦게 져서 밤 10시쯤이 되어야 어둑어둑해진다는데.... 아일랜드는 예술과 일상의 경계가 없다 그리고 하림씨가 그랬지, 한 나라를 여행할 때 가이드 북을 보는 것도 좋지만, 그것보다 그 지역 관련된 영화 한 편을 보고 유명한 소설 한 편을 읽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 그 말에 나역시 공감한다.





왼쪽은 전통 농가의 모습이고 오른쪽은 집을 개조해서 만든 일명 'BNB' 라고 하는 Bed and breakfast인 호텔보다는 싸고 유스호스텔 보다는 조금 비싼 숙소다. BNB 내부도 왠지 벽난로가 어울릴 것만 같은 분위기 아닌가. 아일랜드 역시 우리처럼 영국의 지배를 오랫동안 받았음에도 그들과 우리의 차이가 있다면 그들은 '전통'을 사랑하고 보존한다는 점이다. 레코드숍에 가도 아일랜드 전통 음악이 코너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게 아니라 한 벽면을 가득 채울 정도로 그들은 전통의 값어치를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이 지배받기 이전 사용해왔던 '게일어'를 지금도 여전히 사용한다. 나라에서 그들의 언어가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고등학교 졸업을 하려면 게일어 시험에 통과해야하고 취업을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의 게일어는 필수라고 한다. 하림씨가 애런 제도로 가는 길에 도로 표지판에 온통 게일어로 적혀있던 터라 길을 물었는데, 그 유쾌한 아저씨 왈 "We don't speak Queen's English' 맞는 말이지. 우리는 수능에 '국사'를 가차없이 빼버리고 정작 우리말의 올바른 사용법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넘쳐나고 오직 영어지상주의에 물들어 있는데, 참 우리 모습과는 다른 그들의 가치관이 부러운 한편 씁쓸함이 자리하는 건 어쩔 수가 없더라. '케네이사'가 게일어로 안녕하세요 라고 한다. 우리말로 '고마워'가 게일어로는 '좋아'라는 표현이고. 하하. 아일랜드는 정말 최고의 나라다. 보는 내내 감탄할 수밖에 없는 나라..... 하림씨의 감성과 어우러져 아일랜드란 나라의 진가를 제대로 발견한 기분이다.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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