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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note 2011/08/03 04:26
이제 조금씩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터놓고 말할 수 있다는 건, 조금씩 적응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거겠지? 다들 어릴 적에 자그마한 꿈들이 있었을 거야. 나 또한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은, 혼자 조용히 품고 있던 생각이 있었다. 부모님이 세계지도나 지구본을 사주지도 않았고 여행 프로그램을 본 적도 없는데, 그렇다하여 학교에서 배운 어설픈 세계 지리 영향도 아니었는데, 내게는 말도 안 되는 꿈 하나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나라별로 친구 만들기 프로젝트'다. 꼬맹이였으니 얼마나 생각하는 것도 단순했을까? 세계가 그리 넓은 것도 아니라 생각했을 터. 그런 원대한 꿈을 가진 구체적인 이유는 지금에서야 떠오르지 않지만, 친구들을 하나둘씩 만들면서...... 혹은 어렴풋이 떠올린다면, 허클베리핀의 모험 같은 책, 만화를 보면서 '그래, 나라별로 100명의 친구 만들기' 정도는 가능하겠네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했었던 듯 싶다.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스무살 이후부터 나라별로 내 발도장을 찍기 시작하면서, 정말 조금씩 조금씩 만들어 가는 걸 보면서, 세계는 넓되, 본인이 여행 하고 싶다는 마음만 먹으면 그쯤 아무 문제되지 않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어릴 때부터 용한 생각을 했어 하고 나를 쓰담쓰담해주고 있다. 여행지에서 여행자들을 만나 친해지는 것도 마냥 행복한 일이지만, 현지인 친구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을 공유하는 것 또한 의미있는 일이니까. 여행자 입장이 되어 그 나라를 얼마나 이해할 수 있겠느냐만, 그래도 그들과 '우정'을 나눈 이후에는 그 나라와 조금이라도 친밀해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 특별한 의미 그 이상이니 충분하다고 본다. 

인도를 여행하면 누구나 간다는 아그라의 '타지마할'을 가지 않은 것도 그 이유다. 보는 여행은 다른 이들이 다녀온 사진과 여행기, 여행 프로그램만으로 충분하다. 어디든 사람 냄새나는 곳이 좋다. 구경할 곳 하나 없는 곳일수록 현지 친구들과 더 친밀하게 지낼 수 있으니, 더 좋다. 사람이 남는 여행을 하자는 것이 내 여행의 모토다. 그것만큼 소중한 것이 없더라. 내가 중동을 '더' 좋아하는 것도 본인이 얼마나 마음을 더 여느냐에 따라 여행 내내 사람에 대한 추억이 쌓여서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한 가지 치명적인 후유증이 있다면, 한국에 돌아와서 그들과 함께했던 시간이 생각나서 향수병에 걸려 한동안 고생을 한다는 점 외에는 괜찮다. 그들이 그립다면, 다음에 짧게라도또 보러 가면 되니까. 그렇게 됨으로 해서 이제 다른 여행지는 못 가게 되는 또다른 부작용은 있지만 뭐 어떤가. 

이 글을 쓰면서도 7년 전, 터키의 인연들이 생각 나서 마음이 아린다..... 보고싶다... 터키에 가면 다시 꼭 또 찾아가서 만나야 할 사람이 두 명이 있다. 한 곳에 한 명만 있어도 두고두고 생각나는데, 두 명이나 있으니 내 마음은 .... 인도 여행 다녀온 직후인데도 터키 생각이 간절한 거 보면, 난 눈 감는 날까지 터키 땅을 못 밟아서 아쉬워하고도 남을 사람인듯? 터키의 공기가 그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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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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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8/03 15:3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딸뿡 2011/08/03 16:05  address  modify / delete

      그러게요. 서비스 개발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해요, 티스토리는! 사실 어려운 일도 아닐 거 같은데 히히. 미안한 마음 안 드셔도 돼요. 히히, 이 곳은 제가 제 얘기를 막 털어놓기는 하지만, 사생활 보호도 해가면서 이야기하는 곳이라, 페북은... 제 사진도 맘껏 올리니까, 한결 더 친근한 곳이니 그곳에서 만나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러게요. 다들 여행 하면 마음의 안식처 같은 공간이 생긴다고 하는데, 제게는 터키가 그런 곳이네요. 푸핫, 어머니 말씀에 공감합니다. 저는 일전에 제 유서도 살짝 올린 적이 있는데... 제가 좋아하는 흑해 바다에 뿌려달라고. 부모님이 들으시면 노발대발 하시겠지요? 터키 친구라도 만들어서 이 허전함을 달래야 할까봐요. 이태원 살면서 외국인 친구 만들기가 아니라 터키 친구 만들어야겠어요 히히.... 연속 포스팅은 아마도 여행 다녀온 후라서? 페북에서도 봬요....... ^^ 아, 좋아요!

  2. BlogIcon M'ya 2011/08/04 20:4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터키- 나도 꼭 가보고 싶다:)

  3. BlogIcon 지재이 2011/08/04 21:1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필라델피아 박물관을 록키처럼 뛰어 올라가는 꿈을 꾸곤 했는데...
    언젠가 반드시 하고 말겠습니다 ㅎㅎ

  4. BlogIcon capella 2011/08/05 11:0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동감동감! 진짜 사람이 남는 여행이 좋아요. 솔직히 사실 유명한 곳에 가고 인증샷찍고 그런거 사진으로 보나 다 똑같잖아요. 오히려 가기전에 찾아본다고 사진을 더 많이봐서 감흥도 없고 ㅋㅋ 그것보다 우연히 발견한 예쁜 장소. 가이드북에 안나오는 시골길. 우연히 만난 친절한 사람들. 같은 여행자끼리 하는 이야기들이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ㅎㅎ 계속 터키타령 ㅋㅋ 이쯤에서 터키사진 하나 올려주세요! 파란 하늘이 있는 사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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