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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2012.03.23 03:19



학창시절 타이타닉을 접하고서 느꼈던 감정의 파장을 잊은 지 오래였다. 3D 재개봉 소식을 들었을 때 조차도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던 건, 희미해진 기억때문만이 아니다. 그시절 블록버스터의 큰 획을 긋고 판도를 바꾸었던 '타이타닉'이지만 재개봉한다한들 그때는 대단했을지언정 지금 영화판의 수준에 견주어 본다면 과연 아무리 명작이라도 그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우려와 초기 블록버스터이다 보니 15년이 흐른 지금 본다면, 재난씬이며 격정적이지만 비극적인 러브 스토리가 유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앞섰다.


하지만 결론은 3D를 무조건 봐라. 엔딩크레딧이 올라올 즈음에는 영화를 보기 전에 가졌던 생각은 정말 기우였다는 걸 확실히 깨닫게 될 테니. 일단은 감사한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윈슬렛, 청춘의 정점에 있었던 두 배우의 풋풋함을 스크린에서 다시 볼 수 있어서. 타이타닉 호의 침몰과 함께 피어난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 후반부에 타이타닉호가 빙하에 부딪치면서 침몰해가는 재난씬이 타이타닉의 명장면으로 손꼽히는데, 3D로 보면 정말 생생함이 지나쳐 아찔하기까지 하다. 3D 변환작업에 200억 이상을 투자한 것이 빛을 발하는 순간인 거다.


타이타닉이 여러 면에서 이토록 비극적인 영화였을 줄이야. 타이타닉 호의 유일한 생존자인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서 잭 도슨이라는 인물은 그제서야 실존한 사람이 되었고 로즈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안타까운 건, 그의 얼굴을 떠올릴 만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오직 그녀의 기억 안에서만 그는 존재한다는 것. 이전에 영화를 봤던 사람들은 알겠지만, 주제곡만 흘러나와도 자동반사적으로 감정 몰입이 될 지경이다. 할머니의 눈빛만 봐도 마음이 아려지니까. 학창시절에는 그들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에 마음이 아파서 울고 또 울었었겠지? 그럼에도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자신은 죽음을 택했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만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는 게 이 영화가 가진 강점이다. 타이타닉이 더 위대하고 명작으로 손꼽힐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배의 침몰하는 순간부터 그려낸 '비정함'에 있다. 침몰하는 장면에서는 아비규환의 처절함이, 타이타닉 호가 바다 밑으로 완전히 가라앉은 후에는, 1,500여 명의 사람이 살갗을 찌르는 듯한 혹한 속에 구명조끼만 입은 채 살아보겠다고 아둥바둥, 칠흑 같이 어둡고 시퍼런 바다 위에는 수천 명의 얼어붙은 시체만이 떠 있을 뿐이다. 스무 척의 배 중에서 바다 위의 그들을 살려보겠다고 되돌아 온 배는 한 대 뿐...


15년 후에 다시 본 영화 타이타닉 3D, 신은 타이타닉호를 지켜주진 못했지만, 우리에게 명작 타이타닉을 3D로 볼 수 있는 영광을 선사해줬다. 시간이 지나서 보니 영화가 지닌 가치는 더욱 빛난다. Unbelievable! 제임스 카메룬 감독, 정말 이 시대가 낳은 천재 아닌가. 아무리 명작이라지만, 3D로 재탄생한 타이타닉은 봤던 영화를 또 봤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감탄할 수 있다는 것이 실로 놀라울 뿐이다. 전세계적으로 벌여들인 수입만 해도 손가락 안에 꼽히는 이 어마마마한 영화, 90년도 후반 그시절에는 작품성만 놓고 보면 홀대 받은 축에 더 가깝다. 작품상 빼면 시각과 음향상의 기술상을 받았으니까. 이 정도급의 영화라면 감독상 아니면 배우들이 상을 최소 하나 정도는 탔어야 맞는 거지. 타이타닉과 같이 재난블록버스터에 사랑을 다룬 영화는 요즘 넘쳐나지만, 이렇게까지 잘 만든, 3시간 30분의 지옥같은 러닝타임에도 지루할 틈 없이 몰입하게 만들고 아름다운 주제곡으로 마음을 울리며, 엔딩크레딧이 올라오는 순간까지도 영화가 보여준 모든 '비극적인 상황'에 하염없이 울음을 터뜨리게 되는 영화가 어디 흔하단 말인가. 잘 만든 영화가 보여주는 진정한 감동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새삼 오랜만에 느껴본다. 그래서 가슴이 아직도 뜨겁디 뜨겁다..........


+ 타이타닉은 '위대한' 영화였다. 재관람을 하지 않았더라면, 나조차도 어렴풋한 기억 너머에 자리잡은 '블록버스터'라는 이유로 평가절하할 뻔 했으니까. 명작은 명작 그자체만으로 값어치를 하는 건 자명한 사실이지만, 타이타닉은 그저 닥치고 3D로 재개봉해줘 마냥 고맙고 눈물나고 감사한 마음만 자꾸 든다. 지금 영화관에서 3D로 재관람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 생각될 정도로. 영화의 진정한 가치를 다시금 느끼려면 진짜 3D로 보셔야 한다니까요. 지금 본다면 (재관람일 경우) 분명히 그시절보다 지금이 더 놀랍고 감동받을 겁니다. 끝까지 처절한 비극을 부르짖은 타이타닉 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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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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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Capella★ 2012.03.23 11:0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언니가 이렇게 말씀하시니 보고싶어요. 특히 IMAX로. 그 간절한 주제곡이 떠올라서 왠지 마음이 짠 해지네요 주제곡만 들어도 감정 몰입. 그 당시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진짜 좋아했는데~ 타이타닉도 진짜 좋아해서 2~3번 봤던 기억이 나요. 저도 아이맥스로 봐야겠어요 ....

    • BlogIcon 딸뿡 2012.03.28 17:1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개봉일이 머지 않았다는. 일주일 여 남았나. 4월 5일 드디어 개봉한다. 주제곡만 들어도 진짜 가슴이 짠하다니까. 할머니 눈망울만 봐도 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맺히는 지 알 거임. 풋풋한 레오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야. 어우 두사람 둘다 풋풋 그자체. 아이맥스로 보면 진짜 재난씬은 저릿저릿할듯. 후덜덜.

  2. BlogIcon 지재이 2012.03.24 01:0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래서 감독이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I'm king of the world 라고 외칠수 있었겠죠 ㅎㅎ

    • BlogIcon 딸뿡 2012.03.28 17:1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인정. 끄덕끄덕. 다른 사람이 그러면 재수없다 하겠지만, 제임스 카메룬 감독이면 두말않고 받들다마다요.
      아이맥스로 다시 보고싶어 개봉일까지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능.

  3. BlogIcon liontamer 2012.03.26 14:3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 이 영화 보고 오셨군요. 저는 타이타닉을 보지 않은 극소수 중 하나예요. 그 당시 러시아에 있었는데 돌아오니 영화가 끝나버렸더라구요. 90년대 중후반에 케이트 윈슬렛 좋아했었는데.. 리뷰 보니 보고 싶은 맘이 들어요.

    • BlogIcon 딸뿡 2012.03.28 17:1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아아 안보셨구나. 그러면 진짜 오래 전 작품이라지만, 요즘 작품들 못지 않게 정말 잘 만들었구나 하실거여요.
      안 보셨으면 더더욱 보셔야하고 말고요 ost의 감동을 다시금 느껴보셔야 한다니까요.
      정말 타이타닉 주인공들은 제가 둘 다 좋아하는 배우들인데, 레볼루셔너리 로드 이후에 다시 보게 되서 완전 반갑!
      더군다나 풋풋하기까지 하니까.

    • BlogIcon liontamer 2012.04.03 11:2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그렇지 않아도 주말에 케이블에서 센스 앤 센서빌러티 보여주길래 다시 보면서 역시 케이트 윈슬렛은 예뻤다며 추억을 되새겼었어요^^

  4. BlogIcon SEESO 2012.03.26 15:5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 - 궁금해져요! 개봉하면 꼭 봐야겠어요 :)
    이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정말 최고였는데 ㅎㅎ

    • BlogIcon 딸뿡 2012.03.28 17:1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미르 너도 역시 타이타닉 세대군. 학창시절에 진짜 한번쯤 다봤잖아 그치. 그때의 감동이 뭉글뭉글....
      꽃돌이 레오만한 배우도 없었지 암.... 다시 봐도 여전히 좋드라 캬캬캬.

  5. BlogIcon Elevation 2012.04.11 02:0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트랙백 남기고 갑니다!

  6. BlogIcon bluewindy 2012.04.23 13:5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전 중학교땐가 고등학교땐가 친구들 7명이서 우르르 몰려가서 이 영화를 봤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도 정말 재밌게 봤었는데... 내용은 슬펐지만 ㅠ.ㅠ 저 시절의 레오는 정말 그냥 한떨기 꽃이네요. 어쩜 이름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인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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