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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2013.03.13 01:45

 

 

 

사내연애의 지독한 폐해를 이만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가 어디 있을까. 3년째 연애 중인 그들은 비밀스러운 사내연애를 하고 있다. 영화의 시작은 연애의 환상을 브리핑해준다. 가장 행복했을 때, 둘이 죽고 못 사는 연애 시절의 달달함의 그 정체에 대하여. 이때까지만 해도 여느 로맨스 영화와 비슷한 수순을 밟는구나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점점 연애는 현실이라는 걸 천천히 느리게 보여주면서 관객들의 감정 이입을 하게 만든다. 연애, 별거 없다. 특별하지도 않다. 그저 지루하고 똑같은 하루하루를 단지 편한 사람과 견디는 것일 뿐.

 

 

남자는 그동안 참았던 모든 것을 터트린다. 둘은 헤어진 상태다. 하지만, 감정의 끝이라는 게 어디 헤어져한다고 해서 쉬이 정리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평소에 감정 표출을 웬만해서는 하지 않는 남자 사람들이 자신 안에 있는 감정을 모두 끄집어내 눈물과 함께 절규한다. 그 장면에서 마음이 동해 울음을 터뜨리게 되는 건 상대에게 이제야 인간다운진심이 느껴짐은 물론 뒤늦게 모든 감정을 표출해냈기에 도리어 상대에게 그런 마음이 들게 한 미안함이라는 감정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남자들의 절규는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리게 한다. 지금까지 억눌렀던 감정의 폭발을 지켜본다는 것만으로 수많은 감정이 요동치게 되어버린다. <블루발렌타인>이 절규와 겹치면서 다시금 다음에 언젠가 남자의 절규에 담긴 진심이라는 테마로 엮은 영화 리뷰를 써보고 싶어지는 밤이다.

 

 

사람은 끝까지 이기적이다. 자기 입장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연인 관계에서 한 사람이 누군가를 위해 참아주고 희생한다는 논리는 그 자체에 모순이 있다. 상대가 그렇게 생각하면 무엇하겠는가. 다른 상대는 그 마음을 절대알아주지 않는데. 자기는 자기대로 상대 때문에 희생한 것부터 생각하는 것이 사람이니까 별수 없다.

 

 

만남과 헤어짐을 수차례 반복하게 되는 연인들. 헤어진 연인이 다시 만났을 때 해피엔딩으로 끝날 확률은 3%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던가. 다시 같은 이유로 헤어짐을 고하게 되니까. ‘헤어져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 그 관계는 이제 돌이킬 수 없다. 다시 만나도 서로가 너무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다시 헤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지 않기 위해 부자연스러운 노력이라는 것을 해야 하니까. 그들을 둘러싼 공기는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무겁고 불편한 기운이 흐른다.

 

 

서로 감수할 수 있는 에너지가 남아 있을 때까지 연인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할 뿐이다. 미친 듯이 싸우고 감정의 바닥을 다 보였음에도 헤어지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하는 이들은 서로 많이 사랑해서라기보다 서로에 대한 기대치를 최대한 낮췄기 때문은 아닐까. 확실히 <연애의 온도> 영화는 기존의 알콩달콩한 사랑방식을 표방하지 않는다. 좀 더 건조하게 현실적인 사랑을 그렸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사랑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해볼 여지를 준다.

 

 

+ 이민기는 소리 지르고 쌍욕 하면서 절규하는 남자 캐릭터만큼은 진짜 대한민국에서 독보적이다.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는 그가 가진 분명한 매력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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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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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03 00:1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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