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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note 2014.02.18 05:55

 

Diu

 

 

 

 

새벽에 다른 사람의 인도 Udipur 여행 사진을 보면서, 내가 2011년에 여행했던 그때가 떠올라 오랜만에 인도 사진이 보고 싶어졌다. 너무 오랜만이었던 걸까. 사진이 어디에 저장되어 있는지, 한참을 생각해야만 했다. '아, 그래. 그 친구가 맥북 포맷 할 때 외장하드에 사진을 다 옮겨뒀었지' 하고 겨우 기억을 떠올려 사진을 살펴보기 시작하는데....

 

 

그 친구가 사진을 옮기는 과정에서 어떤 실수가 있었길래 남아 있는 사진이 전멸에 가까울 수 있는 걸까. 내가 오래 머물렀고 좋아했던 도시인 Udipur와 Diu는 사진이 단 한 장도 없는데다 더 참담한 사실은 남아 있는 인도 사진이... 200장이 채 되지 않는다는 거다. 4주 정도를 여행했는데..... 인천-태국-인도-태국-인천 루트여서 날짜로만 치면 태국에도 5일 정도 머물렀건만 그 사진 또한 50장이 채 되지 않는다. 하루에 적게 찍으면 50장, 많이 찍으면 200장 이상은 찍었을 텐데..... 내가 기억할 인도 사진이 전멸에 가깝다는 사실에 쇼크 상태다.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 인도 여행할 때 필름카메라로 찍은 건 로모의 노출계 고장으로 7롤 중에 16장밖에 나오지 않은 뼈아픈 기억이 있는데다 아이폰으로 찍은 것 또한 내가 한 달 일정에 찍었을 법한 사진의 10%도 채 안 남은 건, 너무 가혹하잖아. 여행기를 쓸 때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건, 기록을 잘 해서가 아니다. 기억이 날 수밖에 없을 만큼 자잘한 사진들을 많이 찍었기 때문에 사진을 보면서 그때를 기억하는 거다. 그 사진들을 붙들고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기도 했고. 하지만 인도 여행은 이제 더는 그럴 수가 없게 됐다. 참담하고 또 참담하다..

 

 

로모 사진이 날라간 걸 알았을 때 얼마나 펑펑 울었는데.. 그래도 그때는 한 가지 위안이라도 있었지. 내게는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이 있으니까 괜찮아 하면서 얼마나 스스로를 다독였는데.. 그랬는데.. 그럴 수 있는 사진이 이제는 없다.... 뭘로 어떻게 스스로를 위로해줘야 한단 말인가. 마음 같아서는 그친구에게 전화해서 원망 하고 싶다. 누구에게든 탓이라도 해서 마음이 괜찮아질 수만 있다면.. 미안하다는 사과라도 듣고 온전해 질 수 있으면 다행이게.

 

 

 

물론 나의 정신 건강을 위해 자기합리화는 하고 있다. 너는 여행기 쓸 때, 사진을 주로 사용하는 사람이 아니잖아. 사진 한 장으로도 너의 모든 이야기를 쏟아낼 수 있는 사람이잖아. 괜찮아 하고. 하지만, 사진이 단 한 장도 없는 Udipur와 Diu는.... 인스타그램 덕분에 그때 올렸던 사진들이 각각 한 장 말고는 내게 아무 것도 없다.. 지금 이 상황에서 내 자신에게 잘못을 돌리는 건, 더 나를 괴롭게 하는 일이니 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인도 사진이 거의 다 날라간 건 정말 뼈아프다.. 말로는 다 설명이 안 될 정도로.. 너무 가혹하다. 

 

 

 

 

Udip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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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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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idmolla 2014.02.18 10:1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런 경험, 사진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정말 가혹한 경험이죠.
    그때의 그 추억들이 어디가는 것도 아닌데, 그 추억을 다 날려버린듯한 느낌..

    글을 읽고 있는 제가 다 마음이 깝깝해집니다.

    저는 그래서 필름 카메라 꼭 가지고 다니고요 (물론 사진 엉망 찍으면 답 안나오는 것도 사실)
    디지털 이미지는 세군데에 따로 백업해놓고 있습니다.

    혹시 맥으로 time machine 같은 거 쓰시면서 백업되어있지는 않은지요?

    • BlogIcon 딸뿡 2014.02.21 00:2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가혹하죠.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어요. 제 정신 건강을 위해! 작업 해준 이에게 잘잘못을 물을 이유도 없고. 묻는다고 해서 날려버린 사진이 돌아올 것도 아니구요. 단지, 말씀하신 것처럼 희망의 끈으로 사진 복구 할 수 있나 없나 물어보고 싶었는데, 그럴 기회조차 없어서 덤덤해지려고 애쓰고 있어요. 백업을 3군데나 해두시는구나. 필름 카메라는 진짜 가끔씩 노출계가 고장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질 때도 있더라구요. 사진 찍는 사람들은 진짜 부지런해져야 하나봐요. 아직 저는 한참 멀었어요.

  2. jpark 2014.02.18 10:2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잘 찾아보면 어딘가 있을꺼예요. 부디 찾기를ㅠ

    • BlogIcon 딸뿡 2014.02.21 00:2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희웅님? 저 사실 알았을 때는 만 하루동안 완전 망연자실해서 쇼크 상태였고 다음날은 정신을 추스리고 친구에게 사진 복구할 수 있는 건가 물어보려고 했는데~ 복구 못할 확률이 큰데, 작업한 사람이 당사자니, 그 사람으로부터 복구불가 이야기를 들으면 진짜 사진은 없는 거구나 하고 깔끔하게 포기하려고 했죠. 하는 데까지는 한 거니까. 어쨌든 사진은 없지만, 괜찮아요!

  3. BlogIcon Hansik's Drink 2014.02.18 11:4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잘 보고 간답니다 ^^
    기분 좋은 오늘이 되세요~

  4. BlogIcon hermoney 2014.02.19 17:2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예전에 제주도여행할때 카메라를 잠시 분실한적이 있었는데

    정말...깜짝놀랐어요

    카메라보다는 메모리카드만이라도 찾았으면 하는생각이 들더라구요.

    다행히 되돌아가보니 멀지않은곳 바닥에 떨어져있었던..


    저는 워낙 여행을 사진위주로 하다보니 여행기 쓸때 글부분에 부족함을많이 느끼는터라..

    글위주로 여행기를 쓰시는분들을 보면 부럽기도하고 그렇습니다^^

    • BlogIcon 딸뿡 2014.02.21 00:2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카메라 찾은 것만 봐도 운 좋으시다니까요. 카메라 잃어버리면 돌려 받기 얼마나 어려워요. 에잉~ 자취계의 유명 블로거께서 그리 겸손한 말씀을! 사진과 위트있는 글 정말 재밌게 읽고 있다구요. 앞으로도 자주 자주 뵈어요!

  5. BlogIcon 좀좀이 2014.02.25 02:1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에구...너무 속상하시겠어요...저도 예전 사진 파일을 외장하드로 옮길 때 무슨 문제가 생겨서 많은 사진들이 손상된 적이 있어요. 그 후 원래 컴퓨터는 고장나 버리고요...ㅠㅠ;;
    그래도 추억은 계속 남아 있을 거에요!

  6. BlogIcon SEESO 2014.02.28 11:2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는 언니의 글로도, 여행의 여운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으니까 기운내세요 -
    하려고 했는데 아휴, 아무리 생각해도 기운이 안 날 거 같아요.

    전 초등학교 졸업식때인가 - 동생이 카메라 뒤쪽을 여는 바람에 한장도 안남기고 다 날아가버렸던 적이 있는데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게 너무 슬펐어요.
    사진에 담은 내 기억, 내 추억이 사라지는 것 같아서.

    그치만 눈에 담을 수 없을 뿐, 맘 속에 있으니까 속은 좀 아파도 어쩔 수 없지 뭐 하고 털어버리는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암튼 언니 토닥토닥 -

  7. BlogIcon S매니저 2014.03.01 10:2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사진보고 있으니 저도 왠지 여행이 떠나지고 싶어지는걸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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