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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 2006. 7. 11. 03:53

트레제게의 실축과 지단 퇴장의 여파가 아직도 채 가시지 않는다.
자꾸만 최신 뉴스를 검색하고 있고 월드컵은 이미 종료되었음에도 두 선수간의 벌어진 일들을 정확하게
해명해주지 않으니 축구팬의 입장에서는 사실을 좀 속시원하게 밝혀주었으면 좋겠다.
낙천적이고 환한 미소가 마스코트인 트레제게의 원래 모습을 알기에 사진을 보니 마음이 많이 아파온다.
월드컵 관련은 이제 이쯤해둬야지 하는데도 한 달여 시간동안 애정을 쏟았던터라 불미스러운 일까지
결승전에서 발생을 했으니 마음을 수습하기란 쉽지 않다.
울지마세요, 아파하지 마세요.
좋아하는 선수의 힘든 모습을 보는 팬들 역시 가슴 아프답니다.
이탈리아 감독이 결승전에 앞서 '더 배고픈 자가 승리한다'고 했었던거 기억하죠?
이번 월드컵에선 실패했지만 그대에게는 만회할 수 있는 유로2008이 있으니 힘내세요.
마침 조별 예선 B조에서 또다시 이탈리아와 맞붙으니 그 땐 꼭 풀타임 출장을 해서 실력을 보여주자구요.
뼈아픈 상처로 받은 아픔을 스포츠 정신으로 승화시켜서 실력으로서 앙갚음을 해줍시다.

승부차기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본선 토너먼트에서 무승부일 경우 승부차기를 하는 것이 썩 좋은 방법이라는데 동의할 수는 없지만
승자를 빨리 가려서 상대팀과의 경기를 일정에 맞게 진행시켜야 하기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은 한다.
하지만 승부차기로 갈린 승패의 명암은 너무도 잔인하다.
실축한 선수는 치명적인 실수를 하였기에 씻겨지지않는 순간이 영원히 뇌리속에 기억될 것이다.
물론 90분간의 경기 후 연장전 30분까지 해서 결정나지 않으면 승부차기를 한다는 룰이 있긴 하지만
적어도 결승전에서만큼은 승부차기를 없앨 순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축구의 이론적인 것에 한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축구를 즐기는 사람이고
결승전에서 선수들이 땀흘려 만든 필드골로 성취한 우승이 아닌 승부차기라는 잔혹한 확률게임으로
승부를 결정지어 우승컵을 준다는 것이 못내 못마땅하다.
명실상부한 결승전 아니겠는가.
최고의 팀이 맞붙는 대회에서 승부는 가려야하지만 승부차기는 도저히 즐길 수 없다.
내 눈에 비친 승부차기의 모습은 공정하고 깔끔하게 승부를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피말리는 심리전에
말려든 선수에게는 치욕스런 순간을 안겨주기에 정신적으로 한 선수를 죽이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승부차기만큼 간단명료하게 승자를 판가름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쉽진 않겠지만
결승전만이라도 다른 방식이 도입되었으면 하는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경기내내 열심히 했지만 골을 상대보다 많이 넣지 못해 패하는 것과 승부차기로 아쉽게 패하는 것의
선수가 느끼는 패배감 정도의 차이는 감히 비교할 수도 없다.
전자의 경우라면 흘린 땀만큼 눈물을 흘려도 팬들은 속상하지만 잘했다는 박수를 보내줄 수 있고
그들 역시 최선을 다했기에 기꺼이 패배를 수긍할 수 있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라면 망연자실의 심정이다.
여기까지 힘들게 올라왔고 열심히 싸웠지만 실축으로 인해 좌절되는 그 아픔은 당해본 자들만이 알테고
피말리는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 또한 그들과 같은 심정이다.
우리는 아름다운 패배를 진심으로 원한다..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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