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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 2006. 8. 22. 02:21



몇 시간동안 마르딘 외곽지역을 걷고있을 때 축구하고 있던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던 녀석들에게 장난끼가
발동해서 깜짝 놀래켜주었더니 환하게 웃어주고 그 때부터 쭈욱 나와 몇 시간을 함께 걸어주었다.
집 근처까지 가게 됐는데 콜라 한번 사주지 못한게 계속 마음에 걸려. 특히 왼쪽 녀석.



도로를 사이에 두고 환하게 손 흔들어주던 녀석들. 그러고 보니 여자 꼬맹이들이 없네?



나를 마구마구 잡아먹었던 녀석들. 내가 너네 친구냐? 요 녀석들.
왼쪽은 누나대접해주는데 오른쪽 녀석은 지독한 장난꾸러기였다. 애들과 놀다보면 몇 시간은 훌쩍~


저 멀리서 외국인인 나를 보고 손흔들어주더니 멈춰서니까 애들이 순식간에 우르르르르~



마르딘에서 정신없이 4시간 이상을 걸었을거야. 나중에 따로 여행기를 올리겠지만 디야바키르에서 2시간
정도 떨어져있는 마르딘은 옥상마을 생각이 나. 디야바키르를 향하면서 봤던 옥상마을의 흔적을 더듬으며
똑같은 장소를 찾느라고 차 얻어타고 가다가 한참뒤에 그 '장소'를 발견해서 다시 거슬러 내려왔다가 길도
헤매다가, 나 길치잖아. 결국 마르딘에서도 한참을 내려와서 아이들이 있는 곳까지 다다랐어. 마르딘에서
찍었던 아이들 사진 중에서 마음으로 찍은 마지막 사진, 내 마음에 드는 사진 중의 하나..

+
나름의 변이지만 나는 풍경 사진을 못찍어. 아니, 어떻게 찍어야 할지를 모르겠어. 인물사진은 가만히 지켜보다 보면 이 시점에서 '찍고싶다'는 느낌이 와. 그 느낌이 시키는대로 찍을 때 나는 가장 행복한 사람이야.
자연은 감히 담지를 못하겠어. 어떻게 찍어도 내가 눈으로 보고 느꼈던 그대로를 표현할 자신이 없어.
마음으로만 그저 느끼고 싶어. 자연의 위대함을..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그저 흔적을 남기기 위해 남기기는 원치 않는다고.
언젠가는 자연도 인물사진을 찍을 때 처럼 마음이 시켜서 원없이 셔터 눌렀으면 좋겠다.
'이때야' 하는 순간 말야. 찍지 않으면 안될 그런 순간. 그런 찰나는 있기 마련이거든.
나는 잘 찍기 위해 사진을 찍는 사람이 아니니까.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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