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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2007. 11. 12.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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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계  이안 감독님


양장점에서 맞춤옷을 입어보고 다시 갈아입으려는 그녀에게 '입고가요' 나지막하게 이야기하던, 주문한 반지를 찾기 위해 그녀와 나란히 길을 걸어갈 때 그녀의 허리를 소중하게 감싸고 있던 그의 손길, '우리 이러다 들키면 어떡해요' 하는 그녀에게 백 마디의 말 대신 미소와 왼쪽 뺨을 타고 흘러내리던 땀방울, 그녀의 침대에서 그녀를 그리워하며 두 눈 가득 슬픔을 드리운 눈빛..

첫 번째 그녀를 테스트하기 위한 섹스신에서 가슴이 먹먹해졌고 그와 그녀의 육체가 합일된 모습에서 눈물을 글썽거렸고 그녀의 손에 끼워진 반지가 보고 싶을 뿐이라며 말하는 그의 진심 그리고 그녀의 감정의 소용돌이 앞에서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엔딩 크레딧과 함께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영화 속 장면들이 스쳐 지나갔고 또 한 번 복받쳐 오르는 감정 때문에 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친구와 영화 이야기를 하며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절제의 미학에 극찬할 수밖에 없다. 과하지도 덜하지도.. 감정의 흐름에 동참하기 시작하는 순간 절제 속에 숨겨진 이 영화의 정수를 발견하면 감정은 끝도 한도 없이 치닫게 되어버리니.. 무삭제판이 아니었다면 육체의 합일 장면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세상 어떤 정사장면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슬프고도 아름다웠던.. 낭떠러지에 위태위태하게 서 있기만 했던 인간이 단 한 사람에게 마음을 열어버린 순간 상대가 자신의 그 마음을 보듬어주고 이해해줘 자연스레 서로에게 동화되어가면서 둘은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아니 영혼까지도 하나가 되어 있었다. 지독하리만큼 외롭고 고독했던 존재가 완전한 하나의 존재로 재탄생하는 기분을 느꼈으니 어찌 가슴이 벅차지 않을 수 있을까?


탕웨이, 그녀의 도드라진 인중 그리고 사랑스럽게 보이기까지 한 그녀의 겨드랑이털, 오똑하지 않은 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다. 어떤 역을 맡아도 영화 속에서 본 그녀는 천상 배우이니 그럴 수밖에. 양조위는 늘 그러했듯 그의 음색과 깊은 눈빛에서 오늘도 또 가슴이 설렜다. 아직도 영화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있는 중이다. Once 영화 이후로 DVD 소장해야겠다고 두 번째 맘먹고 있다. 이안 감독님 영화의 진수를 느끼고 싶다면 정말 스크린으로 봐야 한다. 그의 영화를 작은 화면으로 보는 건 이제 내가 못 하겠다. 드라마 장르인데 별반 뭐가 다를까 싶겠지만 '확연히' 다르다. 감정 이입에서부터 달라질 수밖에 없으니까.
이 영화는 2007년 최고의 영화라해도 손색이 없음이다!

+ 색계는 원작이 따로 있었고 여류작가 '장아이링'의 글은 국내에 두 편의 중단편집이 소개되어 있던데 한번 어떤 느낌인지 읽어볼 생각이다. 그녀 또한 감정의 표현이 섬세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감독님이 그리도 격찬을 하셨으니.. :)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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