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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 2008. 2. 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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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간 자유 여행을 한다면 어디로 가고 싶을까 생각해보는데 아무리 세계 지도를 펼쳐보아도 마음이 향하는 곳은 '터키' 뿐이다. 물론, 40일 정도는 이란을 곁들어 돌아 보겠지만 말이다. 카메라 고장때문에 태국에 발이 묶여 4개월 여정으로 가려 했던 '동부 꼴까타에서 서부 구자라트 지방'까지의 미션을 완수하지 못해 인도가 자꾸만 맴맴 돌고 있긴 하다. 정말 강렬하게 원했던 루트였으니 그럴 수밖에. 서쪽에서 동쪽까지 도는데 관광지 혹은 유적지를 웬만하면 빼고 사람 좋다는 작은 마을 위주로 찍고 찍어서 '현지인'들과 함께 하는 일상적인 여행을 한다면 제2의 터키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멋진 추억을 '인도'에서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현지인들과 '가족애'이상의 끈끈한 정을 나누고 나면 그 이후에는 그 사람들이 만나 보고 싶어서 가지 않고는 못 배기는 상황에 이르게 되니까 말이다.

내가 이렇게 터키에 목을 매는 것도 그들이 나를 만나러 오는 건 쉽지 않지만, 나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그들을 만나러 갈 수 있다. 인천에서 터키까지는 트랜짓없이 13시간, 왕복하면 꼬박 하루란 시간이 지나는데 단 며칠을 만나도 상관없으니 그들을 볼 수만 있다면 틈만 나는대로 정말 가고 싶다. 내가 마음 먹기에 따라 잘하면 1년에 한 번 정도 볼 수 있기도 하겠지. 여름 휴가를 오로지 그들을 만나는데 쓰고, 그들과 여름 휴가를 맞춘다며 말이다. 예전에 나와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유누스'가 있는데, 그 오라버니 삼촌께서 나를 정말 이뻐해주셨다. 다음 여름 휴가때는 부모님도 함께 와서 같이 여름 휴가를 가자고. 진심이 우러나오는 말 앞에서 나는 차마 거짓으로 그러겠다고 할 수 없을 정도였으니까. 그정도로 터키 남동부 지역을 여행할 때 인연을 맺었던 언니 오빠들이 정말 보고 싶다. 사진으로 올려두고 싶은데, 필름을 현상만 해두었던터라 결과물을 아직 내 눈으로 확인하지 못한 것이 대부분이라 나도 얼른 스캔 맡겨서 그때의 추억이 담겨있는 흔적들을 보고 싶다. 사진으로 접한다면 정말 눈물겹도록 그들이 그리울 듯 한데 내가 그들을 그리워하는만큼 그들도 나를 그리워할까?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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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서 맺은 너무도 소중한 두 인연 중의 하나인 '디야바키르'에서 너무도 보고싶어했던 유누스 가족이다. 오른쪽에 환하게 웃고 있는 분이 나보다 4살이 많았던 '유누스' 오빠다. 한국에서는 나이가 한 살이라도 많으면 오빠라 부른다며 오빠 오빠 하고 불렀었는데.. 나의 포스팅을 보신 분들이라면 06년도에 터키를 마지막 여행 목록에 넣은 이유가 오로지 '유누스'를 만나기 위해서였고 결국 연락이 닿지 않아 못 만나고 온 걸 알고 있을 거다. 최근에 PPK관련해 터키 동부쪽에 폭탄 테러가 잦고, 지난 달에는 디야바키르에 버스 폭탄 테러가 도심에서 발생해 꽤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은 소식을 들어서 그런지 이 분들에게는 아무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다.
예정대로만 진행된다면 올해가 가기 전에 또 다시 터키를 갈 듯 하다. 아마시아에서 만났던 '하티제'언니를 찾고(가지안텝으로 아이들을 따라 이사간단 말을 예전에 들었던 터라, 이사를 갔다면 그곳까지 찾아가서 꼭 만나고 돌아올 거다) 여러 날 웃고 웃으며 이야기 보따리를 털어 놓다 돌아올 거고 그 후에 유누스 삼촌 집에 주소 들고 찾아가 유누스와 접선을 다시 해볼 작정이다. 이란 가기 전에 한 사람 만나고 이란 돌아와서 또다른 사람 만나고 한국으로 돌아온다면 바랄 게 없겠다. 터키와 인연을 맺으니 터키어도 자연스레 가까워지니 좋구나.

+ 흑백 사진은 이스탄불! 술탄아흐멧 거리에 기막힌 야경을 볼 수 있는 호텔의 옥상이 있다. 그 사실도 숙소에 묵고 계시던 가이드 분을 통해 알게 됐는데 다음에 좋은 사람과 애플티를 마시며 이스탄불의 잊지 못할 야경을 다시 한 번 보고 싶다. 그때 카메라가 고장이 나서 그 멋진 순간을 담아 오지 못 했는데 가게 된다면 꼭 담아오도록 하지요. 이스탄불의 공기가 그립다, 더불어 나의 소중한 인연들도..

그나저나 인도는 언제 가볼 수 있을까? 북부의 레도, 남부의 고아도.. 동서를 가로지르는 횡단루트를 감히 따를 수가 없는데.. 인도 여행을 계획한 스타일이 터키 여행했던 느낌과 비슷해서 그 여행을 실행하기만 한다면 어쩌면 터키보다 더 진한 인연을 만들 수도 있을 듯 한데.. 지금의 마음은 터키쪽으로 기울었긴 했지만 인도의 그 루트가 아른거려 결정내리기가 힘들다. 새로운 여행지와 예전의 향수어린 여행지.. 정말 둘 중에 어떤 하나를 결정한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거였구나. 이제는 그 마음을 알 것 같다. 한번 갔던 여행지를 왜 다시 가고싶어 하는지... 다시 가야할 새로운 나라가 더 많음에도. 확실히 볼거리보다 현지의 누군가와 어떤 인연을 각별하게 맺었느냐에 따라 사람의 마음이 그곳을 갈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버린다. 인도냐 터키냐.. 나중에 선택할 순간이 오면 행복한 고민이 되겠군요..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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