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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2008. 5. 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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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티 보이즈를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못 보고 지나쳤더라면 이 영화에 대한 환상을 간직한 채 정말 보고 싶은 영화로서 기억했을 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그편이 더 좋았겠다. 윤종빈 감독이라는 이름 석 자와 그의 대학 시절 마지막 졸업 작품이었던 '용서받지 못한 자'의 후광 때문에 너무 많은 걸 기대했던 것 같다. 아니 기대 심리로 인해 실망했다는 말보다 막상 개봉을 하니 평점에서 상당한 하락세를 보이는 것이 눈으로 확인됐기에 기대라는 거품을 온전히 제거하고서 영화를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했음에도 감독이 이 영화에서 나타내고자 했던 리얼리티가 과연 무엇인가 라는 사실에 회의가 들 수밖에 없었다. 너무 많은 것을 담고 싶었던 걸까. 영화의 흐름이 중반부를 지나면 본래의 의도와는 아주 동떨어진 방향으로 흘러간다. 리얼리티를 잘 담아 내고 있다가 갑자기 멜로가 가미하면서 뜬금없이 치정극으로 변질되는 흐름이 도무지 이해되지가 않는다. 본래의 시놉시스도 과연 이랬을까 싶을 정도로 의아하고 당혹스러우니 말이다.

다른 감독이 이렇게까지 영화를 망쳐 놓았다면 질책하지도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하정우와 윤계상 그리고 윤진서라는 좋은 배우와 윤종빈이라는 젊은 감독이 함께 손을 잡았음에도 결과물은 아쉽고 또 아쉽다. 모든 작품이 빛날 수는 없는 법이라지만 내가 보기에 이번 영화는 심한 정도가 도를 지나쳤다. 그의 전작을 접해보지 않은 관객들의 쓴소리에 내가 더 마음이 아프고 그의 잠재능력을 알기에 안타까운 마음만이 자꾸 든다. 충무로에 몇 안 되는 내가 열렬히 응원하고 지지해주고 싶은 감독이니 새 작품을 만들면 영화는 보러 갈 것이다. 그래서 쓴소리도 하고 좋았던 건 게거품 물어가며 칭찬하기도 할 텐데 비스티보이즈는 일단 올해 본 영화 중에 최악으로 벌써 꼽아 버렸다.
애석하게도...

+ 사실 최악이라는 말보다 오래도록 아쉬움이 남을 법한 영화가 될 듯하다. 아쉬운 느낌을 남기기도 힘든 법인데 그렇지만 어찌 하겠는가. 작품을 곱씹을수록 아쉬운 감정만 계속 되풀이 되니 못내 안타깝다..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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