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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2008. 7. 11.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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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벽대전, 오우삼 감독님

영화제작 기간 4년에, 서안이 주 촬영무대... (그 협곡의 웅장함이란 직접 봐야만 느낄 수 있다), 세계 3대 전쟁으로 손꼽히는 트로이, 십자군 전쟁과 더불어 적벽대전이 포함되고 그야말로 동양 최대의 전쟁이었다는 사실,  오우삼 감독에게 있어 이 적벽대전이란 영화가 '꿈의 영화, 꿈의 실현'이었던 이 모든 것을 몰랐다. 너무도 오래 전에 읽은 삼국지라.. 내용도 가물가물할 뿐더러 주요인물 외에는 거의 생각나는 게 없어서(삼국지를 특별히 재미나게 읽었다기 보다는 학창시절, 누구나 봐야하는 필독서로 분류되었기에 그런 데에는 다 그럴 법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별 생각없이 여러 번을 읽었던 듯싶다) 오히려 더 집중하고 몰입하기가 편했다. 감독이 좀 더 힘을 싣고 싶은 캐릭터를 있는 그대로 봐줄 수가 있었으니까. 적벽대전이란 영화가 굉장했음에도 바로 리뷰를 못 쓴 이유는 이 어마마마한 영화를 내가 어떤 시선으로 옮겨야 2시간 20분동안 감탄 보다 더한, 혼을 빼놓고 영화를 본 그 감흥을 전할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선뜻 글쓰는 게 쉽지가 않더라. 한 가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있다. 난 이 영화가 너무도 좋았고, 보통 사전 동시 제작 시리즈물은 그 사실을 알고서 봐도 적절한 시점에 자른듯이 확 끝나버리면 '뭐야~' 하는 반응을 보이기 십상인데.. 이 영화는 to be continue.. 를 보자마자.. '어우, 보고싶다, 겨울까지 어떻게 기다려' 하고 앙앙 거렸다는 사실.... 주위 사람들이 듣든 말든 솔직한 심정이었다. 이 어마마한 영화를 장장 5개월 여를 기다렸다 마지막 편을 보라함은 너무 가혹한 처사가 아닌가... 너무 기다려지는데....

이 영화때문에 영화 자체를 떠나서 한국 스태프 비하 사건으로 불매운동 류의 말들이 많은데 일단 영화는 보자. 값어치가 충분하고 그거때문에(물론 그 일은 짜증나기도 하고 뭐 저런 것들이 다 있나 싶은데 그건 그거고 영화는 영화다) 이 영화를 외면한다면, 그건 진정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품어야할 예의가 아닌거라고 감히 나는 이야기한다. 왜냐면 영화를 봤고, 이 영화의 진가를 알아봤으니까...  전쟁 영화의 잔인함을 싫어하는 분들도 무조건 봐야 하는 영화다. 이몸도 칼로 사람을 베고 창으로 찌르고 피가 범벅을 흩뿌려지는 이런 영화, 정말 못 보는데... 감독이 '서로 죽고 죽이는 잔인함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싶었다. 겨울에 공개될 후편에는 당신이 기대하는 꽤 많은 슬로모션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창으로 상대의 폐부에 꽂는 소리가 '푸욱-' 장난 아닌데... 칼은 '스윽-' 베고 말지만, 창은 찌르고 또 찌르고 그 소리 때문에 머리까지 아픈데도 그럼에도 '봐야 한다' 또 여기서 더욱 중요한 건, 큰 관에서 봐야 하고 또 더 따져봐야 할 것은 '사운드가 죽여주는 영화관'에서 봐야한다는 거다. 깜짝 잘 놀라는 내가 이 엄청난 영화에더 단 한 번 놀라지 않은 건 사운드가 굉장히 구린 영화관에서 봤기 때문이다. 꼭 사운드가 빵빵한 곳에서 보시라. 그럼 영화의 만족도는 더욱 극대화 될 것이다. 이 영화를 무조건 봐야 하는 이유를 정말 원없이 쓰고 싶었다. 욕을 먹을지라도..... 그 정도로 안 봐서는 안 될 엄청난 영화였다, 적어도 내게는!

풍류를 즐기고 지략에 능한 '주유'라는 캐릭터는 정말 우리 '양조위'씨가 소화할 수밖에 없는 역할이다. 딱 봐도, 그의 기예에 능한 모습에서 양조위스럽다는 말이 절로  나오니까. 낭만스러움의 극치를 이룬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조조'의 역할하기를 원했던데, 생각해보니 굉장히 의외의 캐릭터이긴 하지만, 양조위가 조조를 맡았다면 그건 또 다른 재해석이 될 수도 있어서 참 재밌겠다 싶더라. 물론 어떤 캐릭터를 봤을 때 그 사람이 바로 떠오르는 건, 자신이 지금껏 맡았던 비슷한 역의 테두리 안에 있다는 이야기니까... 제갈량을 바쁜 스케줄 일정 속에서 고사해 준건 오히려 고맙더라. 감독이 주유 캐릭터에 무게를 실어준만큼 주유라는 캐릭터가 참으로 매력적이었으니... 그나저나, 주유의 아내로 나오는 소교역의 '란즈링' 너무 아름다우시다. 고혹한 자태가 정말... 모델 출신이지만, 단아한 역을 너무도 잘 소화해주시고..... 전쟁을 시작하는 서막을 알리는 만큼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장비는 둘째치고 나역시도 정말 '조자룡'의 그 충성심과 사내스러움에 주유 다음으로 반한 인물이기도 하다. 말을 타고 머리칼을 흩날리며 돌진하는 모습은 가히 멋지기만 하더라. 관우역의 그 분이 뿜어내는 그 카리스마에도 거의 압도 당했고..... 아무튼 나름 전쟁블록버스터는 안 보는데도 배우들이 좋아서 한 선택이었고 그 선택은 역시 옳았다. 양조위의 주유라는 캐릭터 소화는 아주 완벽 그자체였다.... 장첸님이 맡은 '손권'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은데 생각보다 비중이 적었더랬다... 2편, 오매불망 기다리겠나이다.

2편때는 무조건 사운드가 끝내주는 영화관에서 보고 말 테다. 이런 장르를 안 좋아하는 내가 이 영화에 환장할 줄이야.. 나도 몰랐음!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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