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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2008. 8. 6.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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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특별한 사랑이야기, 아담 브룩스 감독님

진지한 영화는 아니었는데, 구석구석에서 뭔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줘 그런가. 리뷰를 적는 지금의 내 마음자세는 꽤나 진지하다. 분명 이 영화가 표방하는 건 '코미디'를 가장한 사랑이야기인데 말이야. 극중 에이프릴의 대사에 나역시 동감이다. 인연은 상대가 아닌, 시기에 달렸다는 말. 아무리 내가 인연이라고 생각한 사람을 만난다 해도 내가 어떤 시기에 놓였고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그 상대를 알아보지 못할 확률이 더 높다는 거다. 극중에서도 두 번의 실연을 윌이 겪게 되는데 그 아픔의 순간에는 늘 에이프릴이 있었다. 그는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고.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서야 둘의 진심은 맞닿았지만... 인연을 알아본다는 거, 쉽지 않다. 적절한 시기에 서로의 마음이 통한다는 거.... 근데 내 불만은 말야. 당최 윌이 에이프릴에게 전하는 그 진심어린(?) 멘트에 동화가 안 된다고 할까. 진짜 진심일까 하고 의심어린 눈초리로 쳐다보게 된다는 거..... 그리고 난, 저 남자배우 얼굴이 마음에 안 든다. 유인원이 생각나서 몰입이... 물론 한창 잘 나갈 때 수트 입은 건 깔끔하고 좋았다만 좀..... 그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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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담배를 멋지게 피운다하여 흡연욕구가 이는 게 아니다. 단순한 내기에서 시작된 이 장면은 같은 속도로 빨아들였을 때 어떤 것을 빨리 피게 되는가 하는 건데..... 아아, 카메라의 앵글이 남녀 주인공을 각각 클로즈업하면서 담배가 치지직 타들어가는 소리를 내는데 좋은 음악과 맞물리면서 그야말로 '작살' 그자체... '이글 블루'라는 담배가 실존하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검색 결과 나오지는 않더라) 판매가 $4.25인 그야말로 높디높은 가격대를 자랑하는데 그걸 보고선 남자가 이 가격대의 담배를 피우냐며 둘은 언쟁을 하다 여자가 '어떤 성분때문에 당신이 피는 담배는 빨리 피울 수밖에 없다'고 하니 그 말에 수긍할 수 없는 남자는 '내기'하자고 제안하게 된 거다. 내기내내 피워대던 흡연 장면이 마음에 들었던 것도 같은 속도로 두 남녀가 '교감'을 나눈다는 점에서. 밥이든 담배든 같은 속도로 무언가 보폭을 맞추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가면 마음의 결을 맞추는 것 정도는 손쉽게 이뤄질 수밖에 없는 법. 함께 빨아들이고 연기를 내쉬는 동안 그 둘을 둘러싼 그 공기가 참 많이 와닿았다.

신기했던 건 같은 속도로 피워댔는데 '이글 블루'는 정말 천천히 타들어가는 거다. 담배마다 타는 속도가 정말 다른 건가? 화학적으로 덜 유해한 저 담배 나도 한 번 피워보고 싶다는 뭐 이런 생각까지 미쳤지만, 영어로 쳐도 어떻게 쳐도 담배의 실존 여부는 알 수가 없는... 어쩌면 내가 그 담배 이름을 잘못 들었던 걸까? 천천히 타들어가는 담배가 매력있고 말고. 빨리 타들어가는 담배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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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핫. 다른 게 아니라 옆에 보면 '북극곰 인형' 보이세요? 우와.............. 나, 침대 곁에 인형 두는 거 진짜 진짜 안 좋아하는데. 모든 인형 다 치워버렸는데... 딸래미 방에 '북극곰 인형'을 보는 순간 꺄악!!!!!!!!! 하고 소리쳐버렸다. 부러워서........ 나도 침대 옆에 저 북극곰 놔두고 싶어졌어. 북극곰! 하얘서는 든든하고 예쁘고 보기만 해도 기분좋아지는 북극곰.... 저건 또 어디서 파는 걸까? 한국에는 분명 안 팔겠지? 북극곰 인형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어우, 완전 예쁘다.. 눈대중으로 보건대 저 인형 안으면 양 손에 다 들어오지 않을 거 같아서 더 좋아. 크기도 맘에 들고 생긴 건 더 마음에 들고 아아 예뻐.......

담배를 피우며 남녀가 교감하는 아주 멋진 씬..................... 굿굿. 이 장면에 나는 완전히 꽂혀버렸다. 담배 하면 가장 생각나는 영화는 모든 영화를 제치고서 앞으로 이 영화가 먼저 떠오를 듯... 함께 담배 피우는 동안, 감도는 그 공기의 기운을 느꼈기에....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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