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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ove 2008. 8. 22.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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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Long As We’re In Love, 도입부의 하멜 음색이 특히나 좋았더랬다. i can't believe my luck 할 때, 감미롭고도 부드러운 음색. 이 부분만 정말 무한 반복해서 듣고 싶을 정도로 꽤 달달했다. 여성 보컬과 어우러져 더 흥겨운 분위기도 좋았고. 18곡 중에 가장 들썩들썩한 곡... 듣고 있으면 확실히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 매력을 지녔다. 이 곡을 자동재생에 하지 않은 이유는 도입부의 전주가 사람에 따라 약간은 시끄럽게 들릴 수 있어서 그랬다. 나는 뭐, 크리스마스 분위기 나는 듯하고 좋지만.. :D

Nothing's Any Good

수려한 외모(특히 흩날리는 앞머리와 옆 머리 어쩜~) 재즈 보컬 계의 '신성'이란 말에 과연 어떠한 음색을 지녔을까... 궁금한 마음에 가장 먼저 듣고 싶었던 음반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말을 하고 시작한다는 건 적잖게 '아쉽다'는 말을 하기 위함이리라. 물론 앨범 커버의 의상만 놓고 봤을 때는 해설지에도 나와 있는 것처럼 '록스타'를 연상시키긴 하지만, 나는 얼굴만 놓고 봤을 때..... '팝페라'를 떠올렸다. 왠지 내가 좋아하는 일디보, 조쉬 그로반과는 또 다른.. 미소년스럽지만 신비스러움으로 가득한 음색일거라고 내심 더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재즈보컬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해도 내가 기대한 비슷한 음색과 가까웠으면 하는 바람도 컸고. 이렇게까지 이야기하니 실망한 낯빛이 너무도 역력하구나. 하지만, 정녕 내 마음은 그런 걸 어이하누. 하멜이 가진 음악성과 재능은 둘째 치고 '나의 기대치'가 이 사람이 지닌 음색과는 어쩌면 정반대를 바라고 있었으니 막상 그의 음악을 들었을 때..... 사실 첫 반응은 이랬다. 처음 목소리를 듣자마자 CD를 잘 못 넣은 줄 알고 벌떡 일어나 앨범부터 확인했다. '이 얼굴에서 어떻게 이런 목소리가 나올 수가 있는 거지?' 절대 그의 음악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내 기대치가 너무 지나쳤다. 옆집 아저씨까지는 아니지만, 너무도 편안함으로 나를 이끄는 통에 옆집 훈훈한 오빠의 느낌이 물씬 난다. 나는 저 멀리 성에 살고 계신 왕자님이었으면 했었다. 사실 어느 시간 즈음 들으면 가장 좋을까 하다가.. 잠을 청할 때를 택했는데, 사실 이 선택은 어느 정도의 위험(?)도 감수하겠다는 내 의지였다. 분명 목소리를 들으면 가슴이 두근반 세근반 거리면서 잠이 들기는커녕 되려 잠을 들지 못 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해도 그의 매력적인 목소리를 그 시간쯤 듣고팠다. 그러나 현실은 웬 걸, 너무도 편안하게 꿈의 나라로 인도해주니... 이것참..... 고맙다고 해야겠지? 먼나라 왕자님일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알고보니 이웃집 훈훈한 오빠였으니?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져 살짝 당황스럽긴 했다. 보통은 멋드러진 음색은 지녔으되 얼굴이 참.... 그런 뮤지션도 많건만.... 여러 날째 들어주고 있음에도 목소리에는 어느 정도 익숙해진 듯 싶은데... 얼굴과 목소리를 매치하면 여전히 적응이 안 된다.  오죽하면 이런 생각까지도 들더라. 내가 하멜의 음색을 CD로 접한 게 아니라 음악을 통해 알게 되면서 아, 좋다... 이러고 있다가 어느 순간 얼굴이 찾아보고 싶어진 거야. 그랬으면 분명 얼굴 보고서 '꺄악~' 이랬을 거기에 지금과는 정반대의 느낌으로 마구 환호했을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 왜 이렇게 서글픈 걸까........ 환상이 깨어져 그렇다. 어휴.... 토닥토닥.

사실 말은 이리해도 하멜의 가라앉은, 분위기 있는 재즈 몇 곡은 충분히 소녀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단, 몇몇 곡에서 '이건 아니잖아요' 하는 곡이 있어서 그렇지. 밝은 느낌보다 차분한 느낌이 훨씬 좋았다. 그나마 이 곡들이 그래도 '소녀의 로망'을 뭉그러뜨리지는 않았다고 생각하니까. 아하하, 이렇게 목소리에 집착하는 습관도 버려야 하는데 쉽지가 않단 말이지요. 사실 나처럼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지 않으면 정말.... 훌륭한 앨범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러니 내가 여러 날... '나의 왕자님은 어디에~' 이렇게 외치면서도 자꾸 청해 들었으니 말이다. 지금도 음반 올리며 듣고 또 들어도 '좋구나' 느끼는 건 변함이 없으니까.



다음에는 하멜이 네덜란드어로 부르는 노래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것봐, 이 음반, 실망한 게 아니라 단지 아쉬웠을 뿐이라고. 뮤지션의 출신이 모국어를 영어로 쓰는 나라라면 상관없지만, 그게 아닌 제3국이라면 그네나라 언어로 노래하는 걸 듣고 싶어하는 건 당연한 마음이니까. 가사 의미 파악에 주력을 하는 사람이 아니기때문에 나는 하멜이 네덜란드어로 노래할 때의 그 느낌은 어떨까... 하고 내 식의 상상의 나래를 펼쳐야할 듯싶다. 듣는 날이 온다면, 왠지 이번에는 내 기대치를 아주 완벽하게 충족시켜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 제가 선곡한 몇 곡만 듣는 분들은 왜 아쉬워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지도 모릅니다. 단적으로 말하면 얼굴과  나이에 비해(정확한 나이는 모르지만) 너무도 성숙한 창법이라 쉽게 적응을 하지 못 한 저의 죄지요. 보통 이런 노련하면서도 부드러운 창법을 가진 이 중에 이토록 멋지다 못해 골저스~ 외치는 외모를 저는 봐온 적이 없었으므로. 외모는 풋풋함, 싱그러움을 물씬 풍겨주는데 이렇게 능글맞은 듯하면서도(밝은 곡에서 그게 더 드러나요) 편안한 '어른 이미지'를 팍팍 선사해주시니... 솔직히 얼굴만 보면 '소년의 이미지'가 더 강하잖아요 쿨럭~ 앗! 77년생이란다....... 얼굴이 너무 동안이신 걸요 쩝쩝.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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