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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ove 2008. 9. 6. 02:53




품절 사태까지 경험하면서 어렵사리 구한 켄트 앨범.... 감상을 적지 않고 넘어가려 했으나 팬심으로 '서글픈' 감정조차도 남겨야할 거 같아서 오랜만에 다시 듣고 있다. 다른 이 같았으면 다시 들어보려 노력하지도 않았을 거다. 북유럽 음악에 눈을 뜨게 해준 'kent'가 어찌 이럴 수가...... 기대치가 커서 실망했다가 아닌... 앨범 발매를 막 했을 때 듣고 또 들었는데도 켄트답지가 않았다. 나는 대부분 기대치에 못 미쳤다는 'Du & Jag Doden'도 내게는 흡족했다. 이유는 Den Döda Vinkeln에서 전해받았던 켄트의 여리면서도 부서질 듯한, 정말이지 너무도 슬프리만치 아름다워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던 음색에 빠져들었기 때문에 이 음반을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듣고 있으면... 아아.... 소리를 절로 내면서 마음이 아프고 또 아팠었다. 들을 때마다 조마조마한 마음을 붙들고 들을 수밖에 없었던 그 음색이었다, 내게 켄트는.... 이건 아닌데 하는 마음으로 덮어 두었다가, 그래도 지금 들으면 괜찮지 않을까 해서 다시 꺼내 들었는데........ 어느 한 곡도 마음에 차는 곡이 없다. 진심이다. 내가 켄트라는 뮤지션에게 바라는 이상적인, 희망하는 곡은 단 한 곡도 없다. 나는 변하지 않았다. 다만, 전 앨범에서 받았던 그 아찔했던 느낌을 다시 전해받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이 바람이 지나친 건 아니지 않는가. 아무리 들어도 들어도 처음 받았던 느낌과 달라질 게 없으니 속상함이 커진다. 분명 음색은 여전한데 멜로디의 선율이 어떤 것도 마음에 차지 않으니 어쩌면 좋을지.. 이 곡은 좋겠지, 좋겠지 하며 다음 곡을 계속 눌러보지만, 똑같다... 어떠한 감흥도 느껴지지 않는다.

켄트는 내게 특별한 뮤지션 그 이상인데,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너무도 사랑하는 밴드인데... 그들의 현 앨범에 내 감정과 맞닿는 곡이 없어 지난 앨범을 붙잡고 그때 좋았었던 느낌을 회상하고 그리워하는 것, 이건 썩 좋은 기분이 아니다. 서글프다는 느낌과 일맥상통할 듯싶다. 실망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으련다. 켄트의 곡이니까. 그래도 다행인 건.... 딱 한 곡이 그래도 서글픈 감정을 조금이나마 희석시켜 주었다는 거.. 바로 columbus 이 곡 말이다. 중반부를 가만히 들어보면 이들 특유의 애절한 음색이 엿보이긴 한다. 아주 가느다랗게 내 마음에 조금은 전해지고 있다. 다행이다, 그리고 고맙다. 이 곡 조차도 없었더라면 난 아마 켄트가 아닌, 스스로가 그들에게 동화되지 못 했다는 절망감에 이 앨범 볼 때마다 혼자서 나를 원망하고 있었을 게다. 물론 ingenting 이 곡도 나쁘지만은 않다. 켄트스럽다. 앨범 나오기 전에 제일 처음 접한 곡이라 이것만 듣고서 괜찮네 했었으니까. 켄트에 대해서만큼은 무조건적인 빠순이가 될 줄 알았더니... 그게 내 맘대로 안 되더라. 적어도 켄트, 케런 앤, 자드 그리고 허클베리핀... 이렇게는 무조건 좋아가 되야 하는데... 내 감정이 식은 건 아니다, 그건 자신할 수 있다. 아무리 팬이어도 아닌 건 아니지 않을까. 모두가 좋다해도 내가 아니다 싶으면 아닌 거고... 이것때문에 더 서글프다. 무조건적인 팬심을 발휘할 수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돼서... 진짜 내가 변했나... 아니다, 그럴 리 없다..... 어휴... 자괴감에 안 빠질 줄 알았더니 결국 적다 보니 자괴감에 빠지는 꼴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나는 변함없이 켄트의 다음 음반을 기다릴 거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금, 이순간 그래도 위안이 되어 준 columbus를 듣고 있는데 마음 한 켠은 이상하게도 아려온다....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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