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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2008. 10. 6. 01:09

それでもボクはやってない (I just didn't do it) , 수오 마사유키 감독님




현재 10화까지 방영된 '신의 저울' 게시판 글을 읽다가 비슷한 맥락의 일본 영화 '그래도 나는 하지 않았어'를 누군가 추천해놓았기에 일본에서 그려낸 법정 영화는 어떤 시선으로 만들었을까 궁금해서 보기 시작했다. 왜 하필이면 많고 많은 사건 중에 치한 사건이었을까. 일상에서 흔히 보는 경미한 사건에 불과하다. 물론, 여성의 입장에서는 아니나 억울한 누명을 덮어썼다 하기에는 소재가 너무 약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초반에는 들었지만, 결국 이 영화는 우리의 어찌할 수 없는 현실을 직설적으로 보여주었기에 더는 의문을 품지 않았다, 품을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이 훌륭한 영화가 왜 아직 미개봉인지 의아할 수밖에 없고 어둠의 루트로 지금 당장 다운을 받아 이 영화를 보라고 말하고 싶다. 과장도, 감동도 없다. 극적이어서 경종을 울리면 순간적으로 가슴이 뜨거워지겠다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면서 흘러가는 가운데 소리없이 정곡을 찌르면 그 울림은 일파만파 커져가지만, 각자의 가슴은 싸늘해지고 말 것이다. 그렇다하여 교훈적으로 끊임없이 가르치려 드는 영화도 아니다. 그들의 숱한 공판과 무죄임을 증명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한다. 형사 재판에서 유죄 확률이 99.9%임에도 그는 하지 않았으니까, 자신은 결백하니까...


소리없이 강하게 전달되는 이 영화, 꼭 보세요. 사법제도의 헛점에 대해 울분을 토하자는 게 아닙니다. 그럼에도 볼 필요가 반드시 있다는 겁니다. 왜 일본 영화지 '키네마준보'에서 2007년 최고의 영화라는 찬사를 했는지, 왜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고 있는지, 왜 카세 료에게 남우 주연상을 주는지..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나역시도 지금까지 본 '법정 영화' 중에 최고 중에 최고를 외치고 싶습니다. 뜨겁지 않습니다, 결코.... 뜨겁지 않아서 더 좋았습니다. 여태까지의 관련 영화들은 가혹한 누명을 썼다지만, 이 영화는 소재부터도 '치한 누명' 입니다. '쉘 위 댄스'의 감독이 영화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어떤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달하는지, 한 번 눈으로 꼭 확인을 해보세요.


10명의 죄인을 놓친다고 해도, 1명의 죄없는 사람을 벌하지 말라

당신이 심판받기 원하는 바로 그 방법으로 나를 심판해 주시기를


여기까지는 스포일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보실 분들은 more을 안 보셨으면 해요. 스포일러는 되도록이면 안 쓰지만, 이 영화에 대해서 만큼은 떠오르는 대로 하고싶은 말을 다하고 싶어서 그래요. 카세 료란 배우가 남우주연상을 탔다기에 정말 초반에는 이 정도로 그런 상을 주나 했더니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줄 수밖에 없구나 하고 인정을 해버렸죠. 그리고 명감독도 괜히 명감독이 아니었고.





아.. 실제 사건이었구나. 피고인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아무리 피해자가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고 모든 정황이 그를 범인이라 단정짓는 상황이라도 그가 아닐 수도 있다는 가정은 염두해 두어야만 한다. 하고픈 말을 다 적고 싶었다만, 쓰다 보니 무슨 말을 적고 있는 지도 모르겠고 이 영화 보신 분들이 있다면 함께 이야기라도 나누고 싶은 심정이다. 난 애국심도 결여되어 있고 정의에 불타오르는 사람은 더더구나 아니지만, 무죄 vs 유죄라는 게 어찌보면 종이 한 장 차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물론 억울한 사람에 한해서 말이다. 이 영화가 주목하고 있는 것 또한 '원죄'이니까. 억울한 죄를 밝혀내는 것.. 그 억울한 사람이 억울하지 않게 만드는 게 법을 집행하는 이들이 마땅히 해야할 의무이고말고.



그리고 '신의 저울' 처음에는 여자 캐릭터들에 잘 몰입이 안 되고 극의 흐름을 너무 방해하는 건 아닌가 싶어 6화까지 보다가 말았는데 남자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여서, 그만큼 스토리도 탄탄하기도 하고(물론, 너무 허술한 거 아냐 하는 구석이 있기도 하지만) 2주 후가 종방이라는데 흐름이 빨라 그만큼 흡입력이 장난이 아니다. 매주 금요일 밤에 한답니다. 14화가 최종이네요.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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