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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ove 2008. 10. 23. 16:51





블로그를 하면서 생긴 습관 중의 하나가 음악과 영화는 내가 보고 들은 것에 대한 감흥을 남겨놓아야만 다음 차례로 넘어갈 수가 있더라. 그래서 Belle Epoque 음악도 지금 한 앨범만 약 한 달가량 계속 들었던가? 처음에 짧게 전체 곡을 조감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그들이지만, 뭔가 좀 '심심'했었다. 비슷하게만 들리는 음색에, 때로는 밝게 어둡게 천천히.. 그래서 끌릴 만한 곡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내가 편애하는 사람들이니까 이웃들에게 단 한곡이라도 좋아하는 내 감정이 한가득 묻어난 글로 알려야 한다는 일념하에 오며 가며 듣는데 아, 아, 아, 특정 몇 곡이 가을 타기 좋은 지금 이 시기에 아주 고맙게까지 느껴지더라. 고요한 아침 시간에 혼자 mp3 최대 볼륨을 하고서 음악 리듬에 발맞춰 길을 걸어가는 그 기분, 특히나 좋아하는 두 곡은 제목들도 어쩜, '유사성'이 있더라. '달에 숨다, 별의 속삭임' 달과 별이라.. 자꾸 들으면 기분이 축축 처질 것 같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는. 랜덤으로 나오는 아이팟이지만, 골목길을 걸을 때 이 두 곡을 맞춰두고 길을 걸으면 혼자가 아닌 듯한 기분이 든다, 정말.. 두 곡 다, 허전한 듯 느껴지면서도 따스함이 공존하니까.. 내가 이 곡 외에 다른 곡을 불허하면서 한 달 내내 들은 결과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체취가 그러하더라. 외롭다가도 벨에포크와 함께하면 따스한 기운을 내게 전해주니 어찌 자주 찾지 않을 수가 있을 는지. 고로 고만고만한 음악이 '절대' 아니었다는 거, 요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이 두 곡에만 꽂혀서 몇 주를 지내다가 일주일 전쯤인가 갑자기.... 듀엣으로 부르던 'cafe siesta'의 특정 가사에 순간 멈칫 거렸다.


잊을 수 있을까 그날 그 자리 거짓말 같았던 슬픈 단어
떨리던 긴 담배 연기 그날도 흐른 에이리언츠
늘 같았던 그자리 늘 듣던 음악들



특별한 가사가 아닌 단순히 '잊을 수 있을까' 로 이야기하는 조근한 음색에 또 판도라 상자가 열린 것처럼 그때부터 가사를 더 집중해서 듣기 시작했던 듯 싶다. 조은아씨 목소리로만 가득했으면 이 앨범이 더 좋았겠구나 싶었었는데, cafe siesta가 마음에 들기 시작하면서 정말 지겹도록 이 곡만 무한 반복중이다. 지금 역시.. 난 도입부의 전주가 어떻느냐에 따라, 내 마음을 끄는 리듬이어야만 그 노래의 전체 만족도가 달라지곤 하는데 요 곡은 전주 또한 마음에 쏙 들더라. 이 곡 말고 저 위의 두 곡도... 잊을 수 있을까... 잊을 수 있을까.. 이 분의 음색이라 스쳐지날 뻔했던 곡이 내게 조금씩 클로즈업 해서 다가와버렸더라.



달에 숨다 / 별의 속삭임


밝고 발랄한 분위기의 곡도 많지만, 역시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는 조근조근하면서 따뜻하고 쓸쓸한 요소를 갖고 있는 곡이었다. 아, 이제 싸랑하는 곡들에 대한 감흥을 남겨 두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다른 곡으로 넘어가야겠어. 헌데, 아직 저 세곡의 여운이 너무도 강하게 남아 있어서 세 곡만 따로 남겨두고 다른 앨범과 함께 들어야겠다. 나처럼 다른 분들도 저 세곡에 모두 중독 됐으면 좋겠어요. 난 우리나라 인디 밴드 곡들 좋아하니까 (EP 앨범은 완전 사랑한댔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 같을 때는 벨에포크 영향 탓인지 인디 밴드 앨범들만 뭉탱이로 듣고 싶어지기 시작한다는.. 쓸쓸하면서 따스한 분위기의 곡들이 너무 좋아지는 계절. 벨에포크, 미스티 블루의 새로운 음악을 기다리는 와중에 대체하기에 너무도 고마운, 정말 고마운 프로젝트 그룹이다. 으흐흐- 경훈씨 고마워요!






+ cafe siesta 덕분에 행복한 나날들, 자자, 여러분도 어여 중독 되세요~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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