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클릭) RSS구독하기

wander 2009. 9. 29. 12:29



이집트 카이로에 위치한 국립박물관에서 판매하던 엽서다. 벽에 보이는 상형문자는 누군가의 이름일 것이다. 그리고 이집트에 가면 꼭 사야한다는 기념품 카르투시(자신이 원하는 알파벳에 맞춰 상형문자를 펜던트에 은으로 새겨줌)도 지인들 이니셜을 담아 샀었던 기억이 있다. 문제가 있다면, 은의 색이 쉽게 변질된다고 해야 하나. 이 엽서도 소수의 몇몇 이들에게 보내주고 미처 보내지 못한 것 중의 하나다. 파피루스(종이가 만들어지기 이전 갈대과의 식물로 만들어진 종이대신 쓰여지던 것) 책갈피도 왕창 사왔었는데, 엽서를 보건대, 파피루스를 덧입혀 만들어놓았으면 엽서로서의 가치가 더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가격이 높다한들, 파피루스로 만들어진 상형문자가 그려진 벽화느낌 나는 엽서인데 그게 대수겠느냔 말이지. 나중에 또 집에 남아 있는 파피루스 책갈피들을 올리겠나이다. 그러고보니 이집트에서 out 하는 지라 향수, 책갈피, 카르투시 등등 기념품을 엄청 사왔다 하하. 또 미라 영화에서 본, 고분 속 징글징글했던 풍뎅이였나, 걔를 푸른색으로 덧입힌 팔찌며 장신구, 사용하지도 않을 것들을 왜 그리 바리바리 갖고 왔는지 히히. 이집트는 쇼핑을 부르는 곳이다, 진짜. 가격도 저렴하지, 진귀한 것들이 워낙에 많으니....




터키의 남쪽, 상르울파에서 만난 한국인 동갑내기 친구에게서 받은 콘야의 '수피댄스' 엽서. 이 친구가 직전에 들른 도시 '콘야'에서 매년 수피댄스가 열리는데, 여행객은 감히 티켓을 구하는 걸 상상조차 할 수 없는데, 억세게 운이 좋은 녀석이라 보게 됐고 기념차 사온 것을 만난 기념으로 내게 선물로 주었다. 누군가에게 써보내기도 아까울 만큼 곱고 예쁜 양질의 엽서다. 콘야에서 매년 열리는 그 축제의 이름은 '메블라나 축제'이고 메블라나 루미가 세상을 뜬 1273년 12월17일을 신과의 합일이 이뤄진 날을 의미한다. 내가 또 터키를 가게 된다면- 가겠지 하하- 12월 중순에 맞춰 축제도 보고 이 엽서도 사고. 제주도에 김영갑 갤러리가 있다면 터키에는 메블라나 엽서가 있으니까. 그곳에 직접 가지 않는다면, 절대 내 손에 쥐어지지 않을 엽서. 이 엽서의 감동은 지인들과 나눠야 하고 말고. 언제쯤 또 가려나? :p




살짝 빛바랜 느낌이 나는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커스의 모습. 여행하다가 보면 보내는 용도가 아닌 엽서를 웬만해서는 기념이라 해도 잘 사오진 않는데, 다마스커스에서 본 엽서들은 하나같이 이 도시의 분위기를 잘 담아내었더라. 그래서 몇 장, 훗날을 추억하기 위해 남겨두었다. 누군가는 이와 같거나 아니면 조금은 다른 느낌의 엽서를 받았겠지. 몇 년이 흐로고서 다시 엽서를 보아도, 내가 본 그때의 풍경과 엽서 속에 비춰지는 모습은 한결같다. 이곳의 구시가지는 뽈뽈거리며 돌아다니면서 이것 저것 구경하기에 제격인 곳이니까. 어찌 보면 시간이 멈춰진 제국같이 보이기도 하고.




팔미라에 갔었을 때, 성을 지키던 문지기들 아저씨들께서 엽서 한 장을 꺼내시더니, 아랍어로 마구 흘려쓰신다. 한국 돌아가서 여기로 엽서를 한 번 보내라고. 그때는 예쁘게 '네~' 대답 했었는데, 여행 하다보니 고스란히 가지고 돌아와 버렸네. 이 흔적을 보니, 내가 여행자들에게 줄 사진을 다시 보내기가 여의치 않아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구매했던 것처럼, 여행지에서 만난 동행 혹은 나와 여러 날을 함께 했던, 내가 도움을 받기만 했던 현지인 친구들에게 그네들의 주소를 엽서에 적어달라 해서 여행하는 가운데 보내는 것도 괜찮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지금에서야 든다.



posted by 딸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