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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 2010. 1. 6. 03:38


딸뿡 손 협찬. 버스에 오르면 단정하게 차려 입은 남자 승무원이 레몬수를 가지고 다니면서 일일이 손님들 손에 뿌려준다. 상큼, 샤방, 발랄한 미소와 함께. 일명 '콜로냐' 라고도 부르는데, 우리의 손 소독제는 알코올 냄새가 진동을 한다만, 터키 사람들은 알코올에 센스있게 레몬향을 첨가해주니 어찌 고맙지 않으리. 레몬수를 뿌리고 손을 비비고 나면 손 끝에 남는 것은 온전히 레몬향이니 이걸 하고 나면 극진한 대접을 받는 마냥 참 기분이 좋다. 바라고 바라건대, 터키의 이 문화 만큼은 부디 사라지질 않길 바란다. 터키의 승무원은 한 개인이 아니라 나라를 대표하는 얼굴이니까.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은반지를 하고 있었던 유일한 사진이네. 반지를 받을 때, 마음도 함께 받았던.. 하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던. 속으로 아마 이렇게 외쳤다지. 당신이 한국 사람이었다면...... 이러니 터키는 여러가지로 내게 더 특별할 수밖에.. 오랜만에 반지 사진을 보니 기분이 묘해지는구나. 자신이 6년 동안 끼고 있었던 것을 받은 터라 사이즈가 맞지 않아 헐거웠지만, 그래도 엄지 손가락에 끼고 다닐 수 있어서 좋았었다.




터키도 워낙에 넓은 나라이다 보니 버스로 이동하려고 하면 10시간이 넘는 것은 기본이다. 그래서 대부분 밤버스를 이용하는데,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휴게실에도 2,3시간에 한 번씩은 들르지만, 터키 버스의 매력은 여기에 있다. 끊이지 않는 디저트 서비스. 배부른 기내식만 제공되지 않는 비행기를 탔다고 보면 된다. 승무원의 일대일 서비스는 비행기보다 솔직히 더 월등하니까. 게다가 말끔하고 잘생긴 남자분들이 승무원이니까요. 이 사진만 특별히 올린 것은 이유가 있다. 보통의 서비스는 10시간 기준으로 차, 커피, 물, 주스 혹은 빵 이렇게 몇 시간 간격으로 제공된다. 헌데 여기는 정말... 1시간 마다 주는 거다. 너무 심하리만큼 많이 주길래 대체 이 사람들이 얼마나 자주 주나 싶어서 횟수를 세기 시작했는데, 오마이갓, 10번이 넘었다. 게다가 커피 종류도 정말 다양하지. 빵도 맛있는 걸로 주지. 여기서 끼니를 떼우니 휴게소에서 딱히 뭘 사먹지 않아도 되고. 터키식 인스턴트 커피는 우리 커피보다 더 달짝지근하니 맛있어요. 게다가 덜 느끼하고. 다른 곳은 티백 형태로 된 걸 주는데 여기는 '네스카페'를 손수 잘라서 컵에 담아주는 자상함까지.... 여기에서 처음 네스카페 먹어보고 반해 버려서 이스탄불 도착하면 상점 가서 엄청 사재기 해야겠다고 결심했거든요. 터키 버스 서비스는 감동입니다 감동. 승무원은 그만큼 힘들겠죠? 이렇게 100% 고객만족인 버스 서비스가 어딨겠냐구요. 터키 여행을 위한 팁을 하나 드리자면, 터키 버스 가격은 정가가 없습니다. 버스 터미널에서 되도록이면 구입하시는 걸 강추해드려요. 버스 회사들이 워낙에 많아서 한 군데에서 가격 물어보고 몇 군데를 더 돌아다니면 서로 자기 버스 타라고 가격을 DC 해주거든요. 저처럼 흥정하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이렇게 쉽게 깎아주니 어찌 더 고맙지 않으리요. 최소 5천리라 이상은 확보. 달러로 환산하자면 뭐 많이 해준대도 1달러겠지만, 그래도 그게 어디에요. 기분좋은 인심을 마구 베풀어주시는데....












벌써 이 분은 뒷모습만 보아도, 저 깔끔함에 앞모습도 자연스레 그려지지 않습니까. 아, 이건 버스는 아니구요. 작은 봉고로 운행하는 마을 버스랍니다. 마을 버스에도 남자 차장들이 있어요. 우리처럼 옛날에 '오라이~'를 위한 게 아니라 특별히 구간마다 버스 정류장이 없기 때문에 문을 열고 거리에 있는 잠재 손님들에게 '호객'하는 거죠, 이를 테면 말이에요. 버스를 타면 차장에게 돈을 주면 되고.. 아, 다 쓰고 보니 터키는 참말로 매력 넘치는 나라.... 안그래도 전부터 터키 버스 서비스에 대해 예찬론을 늘어놓고 싶었는데, 오늘 다 쏟아내니 좋습니다그려.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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