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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2010. 1. 28. 02:17


sugar town

한 여자는 어렸을 적 가정 환경의 영향으로 연인 간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에 거부반응을 지녀 '구속'이라 생각하고 한 남자는 여태껏 운명의 여자만을 기다려온,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이 사랑을 한다. 각자 서로의 의미를 다르게 인식한 상태로 사랑은 시작되고 그남자가 그여자와 헤어지게 되면서 괴로워하고 이별을 받아들이고 또다른 '가을' 이라는 여자가 나타날 때까지 정확히 500일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다들 좋은 영화라고 찬사를 하는데, 나는 별점을 매긴다면 무난히 세 개 정도만 주고 싶다. 사랑을 하고 헤어진 이후에 괴로워하는 그남자의 시선을 따라서 이 영화는 진행되는데, 현실적이라고 느끼기에는 뭔가 부족하고 또 누구나 썸머와 같은 여자와 사귄 적이 있다는 이 말 역시, 내게는 왜 자꾸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걸까.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 그여자를 좀 더 현실적인 성격으로 '납득할 수 있게끔' 그려내야 하지 않았을까? 그남자는 보통의 상식선 안에서의 캐릭터지만, 그여자는 주변에서 참 보기 드문 '엽기녀' 아닌가. 물론, 영화 내내 사랑스러운 구석이 많았다는 건 인정하지만, 그남자를 너무도 힘들게한, 제멋대로 경향이 많아서 내가 여자라 측은지심의 마음이 들어 그런 지도 모르겠다. 이별 후 괴로워하는 그남자의 심정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또 공감하지만, 이 영화를 온전하게 현실적이면서 우리 주변의 그렇고 그런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것이 내게는 조금 억지스러웠다. 영화는 나쁘지 않았지만, 내게 이 영화가 왜 2% 부족한 느낌이 드냐고 굳이 묻는다면 그렇다는 말이다. 사랑 관련 이야기에 언제나 많은 말들을 쏟아내는 나인데, 정작 이 영화에는 별다른 감흥이 없다. 다만, 사랑이 운명이든 우연이든, 자신이 지금까지 고수해온 사랑의 정의가 무엇이든 간에 어떤 상대를 만나느냐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기에 사랑은 그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거지.


내게 사랑은 무엇이냐 하고 질문을 던진다면, 예전에 누군가가 나를 만나고 있으면서도 항상 '이별'을 염두에 둔다는 말을 했었다. 연애따위가 제 아무리 달콤하다 해도 결코 영원할 수는 없는 법인데, 어릴 적에는 그 말이 참으로 야속하더라. 연애에는 반드시 끝이 있다. 그건 거스를 수 없는 일이고. 끝이 있어서 언젠가는 어떤 것을 계기로 헤어진다 해도 지금 함께 있는 순간에 그저 충실한 연애를 하고 싶다. 그 사람의 존재감만으로 곁에 있으면 편안하고 나를 행복함에 빠져들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사람 말이다. 운명론? 인연설? 반은 믿고 반은 믿지 않는다. 언제나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 운명이자, 인연인 거니까.


주이 데사넬 언니만 내 눈에 쏙 들어 왔다는 이야기. 사랑스러워~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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