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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 2010. 4. 3. 01:54

터키의 모 담벼락 그래피티



유료 화장실 입구

사람이 말이다, 제일 치사하게 느껴질 때가 언제냐면, 생리현상은 당연한 건데, 그걸 해결하고자 할 때 돈을 받는 경우다. 요금은 정말 최소한으로 받긴 하지만, 진짜 말 그대로 더럽고 아니꼽고 뭐 그런 삐뚤어진 마음이 생겨난다는 말씀. 소변을 어찌 참누. 물론 몇 푼 안되는 돈 내면 되지 뭘 그렇게 구시렁거리냐 하는 사람도 있겠다만, 유료 화장실 문화에 전혀 익숙하지 않은 나로서는 왠지 그 푼돈조차도 아깝게 느껴진다. 굳이 내지 않아도 될 돈을 내는 것 같아서. 이렇게 볼멘 소리를 해대도 급하면 별 수 있나. 터키 여행하다 보면, 유료 화장실이 많아서 그 푼돈이 은근히 꽤 나간다. 버스로 이동할 때 휴게소는 대부분 유료라서 선택권이 없다. 늘 아까워하면서 꼬박꼬박 돈을 내다가 앙카라에서 사프란볼루 가는 길이었는데, 때는 밤이었다. 휴게소에 잠시 들렀고 아니, 여기는 다른 곳보다 무려 100 리라가 더 비싸다. 너무 비싸! 사람이 이렇게까지 구질구질해진다. 유료 화장실이 보통 300리라 정도 하는데.. 1달러에 지금 시세로 800리라 정도니 겨우 4,5백원 때문에 아깝다고 그러는 거다. 몇 백원에 손을 벌벌 떠는 그런 게 아니라, 은행 이체시 수수료 나가는 거랑 비슷한 심정이라고 보면 된다. 아무튼, 동행한 오라버니가 자기는 어두운 데서 해결을 하고 오겠단다. 그래서 나도 동참했다. 눈치를 봐가면서 건물 뒤에서 으흐흐~ 몇 백원 아꼈다고 좋아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 처음이자 마지막 노상방뇨였으니까 후훗. 동행이 있으면 이렇게나 용감해질 수가 있다. 성별을 운운하고 싶진 않지만, 남성이 아닌 여성이 제 아무리 밤이라도 어디 손쉽게 맘대로 노상방뇨를 할 수가 있어야 말이지. 이때 짜릿했던 건, 생각해보면 돈을 아껴서 그렇다는 건 부가적인 이유같고 불법(?) 행위를 저질렀기에 뿌듯했던 마음이 더 컸었던 것 같다. '내가 해냈어, 세상에! 휴게소에서 노상방뇨를 푸하하' 이런 심정?



왼쪽이 치킨(더 맛깔스러워 보임) 오른쪽이 양고기

결론은 케밥 먹고 싶다고. 화장실 이야기 다음에 먹는 이야기를 하는 참 매너없.... 요새 '여행=터키' 포스팅을 몇 달 째 안한 듯 싶어서 한번 해봤다. 기억도 환기시킬 겸 해서. 도네르 케밥(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케밥)은 1달러 정도 하는데, 양도 푸짐하고 안에 고기도 많이 들어가고 야채는 말할 것도 없고. 정작 양고기를 좋아하면서도 도네르 케밥은 항상 치킨으로만 요구했었다. 무언가 양념이 가미되지 않은 양고기는 상상을 할 수가 없더라고. 저렇게 고기를 칼로 싹둑싹둑 잘라서 넣으니 소스와 야채가 잘 버무려져 있다고 해도 고기 본연의 맛이 강할 것 같아서 도전을 못해봤다. 양꼬치도 양이라서 더 맛있는 것도 있지만, 특유의 향신료 맛이 강하기에 더 좋아하는 거니까. 주문하면 바로 내 눈 앞에서 케밥을 즉석으로 만들어주는 게 참 좋았는데. 고기는 또 얼마나 따끈따끈한지, 담백하고... 아... 먹고 싶다.....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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