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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2007. 8. 14.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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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여름 , 레스티 첸 감독님

11회 PIFF때 보고싶은 영화 목록에 있었으나 지인과 함께 관람하기로 약속한 시간은 1시 해운대였고
이 영화는 11시 남포동이었다. 영화 시간이 아무리 짧아도 영화를 보고 해운대로 바로 넘어가기에는 촉박해
아쉽게 못봤다.
어깨 너머로 영화 관계자께서 이 영화 진짜 좋더라, 꼭 봐 하는 소리를 새겨두었기에 아쉬움은 더 커져만 갔다.
정말 보고싶은 영화는 혼자 몰래 가서 보곤 했는데 이번에는 좀 특별하게 누군가와 함께 봤다 (애인은 아닙니다)
좋아하는 이와 너무도 간절했던 영화를 함께 보니 이 영화의 느낌이 어떻든 오래도록 기억될 거다. 내 마음속에.

예술성을 지향하고 있는 몇몇 중국 영화들을 보면 색감에서부터 이 영화에 너는 반할 수밖에 없다라고
넌지시 이야기해준다. 그래, 이 영화가 성장을 가미한 퀴어영화라는 것도 내게 관심을 끌 만 했고 포스터에서
느껴지는 음울하면서도 몽롱한 느낌은 정말 좋았다.
스틸 컷에서도 느껴지겠지만 전체적으로 다 이런 느낌의 색감이었다.
헌데, 레스티 첸 감독의 프로필을 보니 와 정말 젊은 감독이더라는. 81년생이란다.
지금까지 이 작품을 포함해 두 편을 만들었고. 감독이 앞으로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어하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느낌이라면 계속 지켜보고 싶다.
하지만, 만약 관객과의 대화의 시간이 있었다면 감독에게 한 가지 정도는 물어봤을 거다.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농구소년이 던진 대사는 지극히 이기적인 발언이었다. 오랜 세월을 함께 자라난 친구,
그는 친구로서의 감정이 아니라 했지만, 그 친구의 감정은 덮어버린 채 넌 내 영원한 친구야 라고 말해버리면 ...
뭐 어떤 결말을 원한 건 아니었지만 마지막 처리가 급하게 이루어진듯 하여 여태까지 계속 좋아서 몰입됐던
감정이 한번에 확 꺾여버린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정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더라면 오히려 더 좋게 여운을 남기며 기억됐을 거다.
요즘은 어떤 영화이건 결론을 명확하게 짓는 영화는 어쩐지 맥빠지는 기분이다.
예전엔 뭐야 결론도 안 내주고 구시렁거렸는데 나이 좀 먹고나니 결론을 이거야 해주면 허탈한 기분이란.
최소한 책에선 결론은 비스무리하게 내되, 여운은 느끼게 해주잖아.
상업 영화가 아닌 이상 적당한 여운은 필요한 법인데 너무 친절하셨다.
영화가 끝난 후 이러저러한 상념에 젖고싶은 건 나만의 욕심이었나보다. 아쉬움은 컸지만 그래도 좋았었던 영화.

+
하나 정말 좋았던 건, 명장면 중의 명장면이었는데.
농구소년이 친구로서 그를 잃고싶지 않은 마음에(그런 마음이었지) 중후반부쯤 그와 섹스를 하기 시작한다.
격정적인 순간이 끝난 후, 엎드린 채 그와 그의 몸이 겹쳐진 장면은 정말이지 최고의 씬 이었다. 아름다웠으니까.
그 장면을 한번 찾아볼 거라고 여기저기 기웃거렸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누가 캡처해서 올려주면 참 고맙겠는데 말이지.
DVD 나오면 바로 캡처해서 올려야겠다. 아직도 그 장면을 잊을 수가 없네. 특유의 색감과 어우러져 후끈, 쿨럭;
암튼, 다시한번 이야기하지만 여자의 몸보다 남자의 육체는 정말이지 더 멋지다. 다시 한번 느낀다.
제발 레이소다에서도 누드 쪽에 남자의 몸도 누가 좀 찍어서 올려주오. 남자의 누드 뒷태가 얼마나 멋진데...

posted by 딸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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